[글로벌24 현장] 남중국해가 중국 땅?…美 애니, 상영중단

입력 2019.10.17 (20:39) 수정 2019.10.17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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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드림웍스의 신작 애니메이션이 베트남에서 개봉 열흘 만에 상영이 중단됐습니다.

미국 박스오피스 1위까지 차지했고 평단 반응도 좋았는데 베트남에서는 왜 환영받지 못했을까요?

하노이 연결합니다.

송금한 특파원, 상영이 금지된 영화, 어떤 작품인지,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궁금한데요?

[기자]

네, 논란의 중심에 선 영화는 이곳 베트남에서 지난 4일 개봉한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어바머너블’입니다.

영화에 중국과 베트남의 영토분쟁 지역인 남중국해 지도가 등장하면서 문제가 됐는데요.

베트남 정부는 지난 월요일, 자국의 모든 영화관에서 이 영화상영을 중단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영화는 개봉 열흘 만에 간판을 내렸습니다.

베트남 당국은 해당 작품을 상영하도록 허가한 문화부 책임자도 문책할 가능성도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중국 출신 소녀가 과학자들에게 감금된 눈사람 ‘예티’를 고향 히말라야로 데려가는 여정을 담았는데요.

영유권 분쟁지역인 남중국해에 ‘9단선’이 선명하게 그려진 지도가 등장하면서 문제가 된 겁니다.

[앵커]

9단선에 대한 설명이 더 필요할 것 같은데요?

[기자]

네,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베트남은 중국과 분쟁 중입니다.

‘9단선’은 중국의 입장에서 남중국해를 중국 해역으로 표시한 선이기 때문에 베트남 입장에서는 민감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습니다.

남중국해는 중국과 베트남,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브루나이까지 영유권을 둘러싸고 여러 나라가 충돌하고 있는 지역입니다.

중국 정부는 이곳에 알파벳 U자 형태로 9개 선을 긋고 인공섬까지 만들면서 군사기지화하고 있구요.

또 남중국해 90%를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면서 이웃 나라와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영화에서 9단선이 선명한 지도가 등장한 건 베트남 주권을 침해한 것이어서 시민들도 불편하다는 입장입니다.

[응우옌/하노이 학생 : "영화관에서 상영해도 안 볼 거예요. 그 지도는 완전히 틀렸어요. 9단선이 그려진 지도를 절대 인정할 수 없어요."]

[르 기어/하노이 시민 : "영화를 내리는 게 맞죠. 베트남 주권을 침해했으니까요. 아이들이 이 영화를 보면 잘못된 정보를 얻을 겁니다."]

지난해 5월에는 중국인 관광객이 9단선이 그려진 단체 티셔츠를 입고 와서 공항에서 모두 벗으라고 경고를 받은 일도 있었습니다.

올해는 7월부터 석 달 동안 중국 해양탐사선이 베트남의 배타적경제수역까지 접근하면서 한층 갈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앵커]

다른 인접 국가에서도 영화에 대한 보이콧이 나오고 있다구요?

[기자]

네, 역시 중국과 분쟁 중인 필리핀에서도 영화를 보이콧 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테오도로 록신 필리핀 외무장관은 자신의 SNS를 통해 문제가 된 지도 장면은 삭제해야 하고 드림웍스 영화를 보이콧할 수도 있다, 이렇게 밝혔습니다.

아시아 주변 국가들은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 때문에 대중문화 콘텐츠가 중국의 정치적 이해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고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하노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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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현장] 남중국해가 중국 땅?…美 애니, 상영중단
    • 입력 2019-10-17 20:42:49
    • 수정2019-10-17 20:52:07
    글로벌24
[앵커]

드림웍스의 신작 애니메이션이 베트남에서 개봉 열흘 만에 상영이 중단됐습니다.

미국 박스오피스 1위까지 차지했고 평단 반응도 좋았는데 베트남에서는 왜 환영받지 못했을까요?

하노이 연결합니다.

송금한 특파원, 상영이 금지된 영화, 어떤 작품인지,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궁금한데요?

[기자]

네, 논란의 중심에 선 영화는 이곳 베트남에서 지난 4일 개봉한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어바머너블’입니다.

영화에 중국과 베트남의 영토분쟁 지역인 남중국해 지도가 등장하면서 문제가 됐는데요.

베트남 정부는 지난 월요일, 자국의 모든 영화관에서 이 영화상영을 중단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영화는 개봉 열흘 만에 간판을 내렸습니다.

베트남 당국은 해당 작품을 상영하도록 허가한 문화부 책임자도 문책할 가능성도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중국 출신 소녀가 과학자들에게 감금된 눈사람 ‘예티’를 고향 히말라야로 데려가는 여정을 담았는데요.

영유권 분쟁지역인 남중국해에 ‘9단선’이 선명하게 그려진 지도가 등장하면서 문제가 된 겁니다.

[앵커]

9단선에 대한 설명이 더 필요할 것 같은데요?

[기자]

네,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베트남은 중국과 분쟁 중입니다.

‘9단선’은 중국의 입장에서 남중국해를 중국 해역으로 표시한 선이기 때문에 베트남 입장에서는 민감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습니다.

남중국해는 중국과 베트남,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브루나이까지 영유권을 둘러싸고 여러 나라가 충돌하고 있는 지역입니다.

중국 정부는 이곳에 알파벳 U자 형태로 9개 선을 긋고 인공섬까지 만들면서 군사기지화하고 있구요.

또 남중국해 90%를 자국 영해라고 주장하면서 이웃 나라와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영화에서 9단선이 선명한 지도가 등장한 건 베트남 주권을 침해한 것이어서 시민들도 불편하다는 입장입니다.

[응우옌/하노이 학생 : "영화관에서 상영해도 안 볼 거예요. 그 지도는 완전히 틀렸어요. 9단선이 그려진 지도를 절대 인정할 수 없어요."]

[르 기어/하노이 시민 : "영화를 내리는 게 맞죠. 베트남 주권을 침해했으니까요. 아이들이 이 영화를 보면 잘못된 정보를 얻을 겁니다."]

지난해 5월에는 중국인 관광객이 9단선이 그려진 단체 티셔츠를 입고 와서 공항에서 모두 벗으라고 경고를 받은 일도 있었습니다.

올해는 7월부터 석 달 동안 중국 해양탐사선이 베트남의 배타적경제수역까지 접근하면서 한층 갈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앵커]

다른 인접 국가에서도 영화에 대한 보이콧이 나오고 있다구요?

[기자]

네, 역시 중국과 분쟁 중인 필리핀에서도 영화를 보이콧 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테오도로 록신 필리핀 외무장관은 자신의 SNS를 통해 문제가 된 지도 장면은 삭제해야 하고 드림웍스 영화를 보이콧할 수도 있다, 이렇게 밝혔습니다.

아시아 주변 국가들은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 때문에 대중문화 콘텐츠가 중국의 정치적 이해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고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하노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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