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찾은 미국 당국자들…지소미아·방위비 동시다발 압박

입력 2019.11.06 (21:20) 수정 2019.11.06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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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6일) 주목할 뉴스가 하나 있습니다.

대단히 이례적으로 한반도 정책을 다루는 미국무부의 고위 인사들이 대거 서울에 왔습니다.

미국 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스틸웰 차관보와 마크 내퍼 부차관보, 한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태평양의 정책 담당자들이고요.

제임스 드하트 방위비 분담금 협상대표, 그리고 크라크 경제차관, 고위급경제협의회 대표입니다.

이렇게 한꺼번에 한국에 온건 앞서 말한대로 이례적입니다.

지소미아 문제와 방위비 분담금 문제 같은 현안이 산적해 있는 미묘한 시기여서, 더 그런데요.

오늘(6일) 청와대와 외교부, 국방부의 고위 당국자 등을 동시다발적으로 만나, 우리 정부를 압박하는 모양새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의도를 김경진 기자가 자세히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오늘(6일) 특히 주목받은 인사는 청와대, 외교부, 국방부를 상대로 '광폭 행보'를 한 스틸웰 동아태 차관보입니다.

먼저 한일관계 개선 가능성을 언급했는데요,

[스틸웰/美 동아태 차관보 :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대화 기회가 있었습니다. 한일 관계 개선을 주시하는 과정에서 고무적인 신호였습니다."]

그러고 나서 또 이런 뜻밖의 말도 했습니다.

[스틸웰/美 동아태 차관보 : "('지소미아'에 대해 논의했나요?) 우리는 여러 주제에 대해 환상적인 논의를 가졌습니다."]

"환상적인 논의를 했다."

이 말 때문에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지소미아 종료와 관련해 기류 변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일본이 취한 수출규제 조치가 철회되지 않으면, 지소미아 연장은 없다는 게 우리 정부의 생각입니다.

입장 변화는 아직 없다는 얘깁니다.

지소미아는 한일 양국 간 문제입니다.

그런데도 미국이 나서서 지소미아 연장을 압박하는 이유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때문입니다.

미국은 현재 중국과는 무역 전쟁으로, 러시아와는 중거리 미사일 배치로 갈등 중입니다.

이를 견제할 미국의 복안이 바로 미국과 일본, 호주, 인도를 잇는 인도-태평양 전략입니다.

여기서 다이아몬드의 한 축인 한미일 안보협력이 특히 중요한데, 미국 입장에서 이를 상징하는 게 바로 지소미아입니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추구는 안보에 이어 경제 협력으로까지 전방위적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크라크 경제차관 일행이 온 것도 한국 정부의 신남방정책과 인도-태평양 전략을 연계하기 위해서입니다.

미국은 그러면서도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은 연말까지 타결하자고 압박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과도한 인상 요구죠.

한반도 밖 작전지원 비용까지 포함해 6조 원을 요구하고 있는 미국, 한국은 반발하고 있습니다.

드하트 방위비 협상 미국 대표가 한국을 찾은 것도 설득과 압박 차원으로 보입니다.

미국의 '동맹 압박'이 각 분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거세지는 모양새입니다.

한국은 매 순간 중요한 선택의 갈림길에 놓이게 된 셈입니다.

KBS 뉴스 김경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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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찾은 미국 당국자들…지소미아·방위비 동시다발 압박
    • 입력 2019-11-06 21:23:45
    • 수정2019-11-06 21:3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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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6일) 주목할 뉴스가 하나 있습니다.

대단히 이례적으로 한반도 정책을 다루는 미국무부의 고위 인사들이 대거 서울에 왔습니다.

미국 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스틸웰 차관보와 마크 내퍼 부차관보, 한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태평양의 정책 담당자들이고요.

제임스 드하트 방위비 분담금 협상대표, 그리고 크라크 경제차관, 고위급경제협의회 대표입니다.

이렇게 한꺼번에 한국에 온건 앞서 말한대로 이례적입니다.

지소미아 문제와 방위비 분담금 문제 같은 현안이 산적해 있는 미묘한 시기여서, 더 그런데요.

오늘(6일) 청와대와 외교부, 국방부의 고위 당국자 등을 동시다발적으로 만나, 우리 정부를 압박하는 모양새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의도를 김경진 기자가 자세히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오늘(6일) 특히 주목받은 인사는 청와대, 외교부, 국방부를 상대로 '광폭 행보'를 한 스틸웰 동아태 차관보입니다.

먼저 한일관계 개선 가능성을 언급했는데요,

[스틸웰/美 동아태 차관보 :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대화 기회가 있었습니다. 한일 관계 개선을 주시하는 과정에서 고무적인 신호였습니다."]

그러고 나서 또 이런 뜻밖의 말도 했습니다.

[스틸웰/美 동아태 차관보 : "('지소미아'에 대해 논의했나요?) 우리는 여러 주제에 대해 환상적인 논의를 가졌습니다."]

"환상적인 논의를 했다."

이 말 때문에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지소미아 종료와 관련해 기류 변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일본이 취한 수출규제 조치가 철회되지 않으면, 지소미아 연장은 없다는 게 우리 정부의 생각입니다.

입장 변화는 아직 없다는 얘깁니다.

지소미아는 한일 양국 간 문제입니다.

그런데도 미국이 나서서 지소미아 연장을 압박하는 이유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때문입니다.

미국은 현재 중국과는 무역 전쟁으로, 러시아와는 중거리 미사일 배치로 갈등 중입니다.

이를 견제할 미국의 복안이 바로 미국과 일본, 호주, 인도를 잇는 인도-태평양 전략입니다.

여기서 다이아몬드의 한 축인 한미일 안보협력이 특히 중요한데, 미국 입장에서 이를 상징하는 게 바로 지소미아입니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추구는 안보에 이어 경제 협력으로까지 전방위적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크라크 경제차관 일행이 온 것도 한국 정부의 신남방정책과 인도-태평양 전략을 연계하기 위해서입니다.

미국은 그러면서도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은 연말까지 타결하자고 압박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과도한 인상 요구죠.

한반도 밖 작전지원 비용까지 포함해 6조 원을 요구하고 있는 미국, 한국은 반발하고 있습니다.

드하트 방위비 협상 미국 대표가 한국을 찾은 것도 설득과 압박 차원으로 보입니다.

미국의 '동맹 압박'이 각 분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거세지는 모양새입니다.

한국은 매 순간 중요한 선택의 갈림길에 놓이게 된 셈입니다.

KBS 뉴스 김경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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