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어떻게 거기서 말해요”…펜싱 관계자 없다던 자리에 협회 측 참석

입력 2019.11.28 (21:26) 수정 2019.11.28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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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보셨듯이 대한펜싱협회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유 감독에 대한 제보가 지난 9월 말 들어갔으니까요.

하지만 진상 조사는 두 번 뿐이었고, 조사에 참여한 선수는 사실대로 말하기 어려웠다고 KBS 취재진에게 털어놨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이정은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대한펜싱협회에 유 모 감독에 대한 제보가 들어온 건 지난 9월 말입니다.

협회 부회장과 사무처장 앞으로 전달된 이 편지제보에는 "선수들의 상금을 갈취한 유 감독은 즉각 사퇴하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보낸 이는 '공익제보자'라고 적혀 있을 뿐이었습니다.

실명 제보가 아니었지만 사안이 중하다고 보고 회의를 거쳐 7명의 위원이 있는 협회 스포츠 공정위원회를 통해 사건을 해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공정위는 접수 한 달여가 지난 이번 달 1일에서야 처음 열렸습니다.

전국체전으로 선수들을 접촉하기 어려운데다 공정위원들간의 일정 조율이 어려워 위원회가 늦게 열렸다고 협회는 설명했습니다.

어렵사리 열린 1차 위원회는 그러나 선수와 감독을 직접 불러 조사한다는 결정만으로 끝나버렸습니다.

20일이 더 지나서야 2차 공정위가 열렸고 용기를 낸 일부 선수들이 직접 참석했습니다.

그러나 규정에 따라 체육계와 무관한 공정위원만 있다고 해 안심하고 간 이 자리에 펜싱협회 관계자도 자리했고, "그 자리에서 어떻게 말을 할 수 있겠느냐"며 사실대로 증언하기 어려웠다고 한 선수는 토로했습니다.

부담감 때문에 제대로 진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조사가 이뤄진 셈입니다.

공정위는 다음 달 다시 열린다지만 정확한 날짜도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협회는 선수들의 돈을 받은 유 감독에 대한 제보건을 원칙대로 처리하겠다는 입장입니다.

KBS 뉴스 이정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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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1-28 21:27:38
    • 수정2019-11-28 22: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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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보셨듯이 대한펜싱협회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유 감독에 대한 제보가 지난 9월 말 들어갔으니까요.

하지만 진상 조사는 두 번 뿐이었고, 조사에 참여한 선수는 사실대로 말하기 어려웠다고 KBS 취재진에게 털어놨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이정은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대한펜싱협회에 유 모 감독에 대한 제보가 들어온 건 지난 9월 말입니다.

협회 부회장과 사무처장 앞으로 전달된 이 편지제보에는 "선수들의 상금을 갈취한 유 감독은 즉각 사퇴하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보낸 이는 '공익제보자'라고 적혀 있을 뿐이었습니다.

실명 제보가 아니었지만 사안이 중하다고 보고 회의를 거쳐 7명의 위원이 있는 협회 스포츠 공정위원회를 통해 사건을 해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공정위는 접수 한 달여가 지난 이번 달 1일에서야 처음 열렸습니다.

전국체전으로 선수들을 접촉하기 어려운데다 공정위원들간의 일정 조율이 어려워 위원회가 늦게 열렸다고 협회는 설명했습니다.

어렵사리 열린 1차 위원회는 그러나 선수와 감독을 직접 불러 조사한다는 결정만으로 끝나버렸습니다.

20일이 더 지나서야 2차 공정위가 열렸고 용기를 낸 일부 선수들이 직접 참석했습니다.

그러나 규정에 따라 체육계와 무관한 공정위원만 있다고 해 안심하고 간 이 자리에 펜싱협회 관계자도 자리했고, "그 자리에서 어떻게 말을 할 수 있겠느냐"며 사실대로 증언하기 어려웠다고 한 선수는 토로했습니다.

부담감 때문에 제대로 진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조사가 이뤄진 셈입니다.

공정위는 다음 달 다시 열린다지만 정확한 날짜도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협회는 선수들의 돈을 받은 유 감독에 대한 제보건을 원칙대로 처리하겠다는 입장입니다.

KBS 뉴스 이정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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