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의 눈] NLL 넘어온 北 선박…軍 5시간 넘게 중국 배로 착각

입력 2019.11.28 (21:28) 수정 2019.11.28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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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27일) 북한 선박 한 척이 서해 북방한계선, NLL을 넘어 남측 관할 해역으로 들어와 해군이 퇴거 작전을 펼쳤습니다.

북한 선박은 백령도 서북방에서 NLL을 넘었습니다.

그 뒤 계속 밑으로 내려오다가 소청도 서쪽 해상에서 방향을 틀어 연평도 쪽으로 항해했습니다.

이때까지 해군은 이 선박을 중국 선박으로 오인했습니다.

이 배가 중국 선박이 아닌 북한 상선임을 해군이 확인한 건 NLL을 넘은 뒤 5시간이 지난 뒤였습니다.

해군은 경고 사격을 한 뒤 배를 서쪽으로 이동시켰고 북한 상선은 17시간 만에 남측 관할 해역을 벗어났습니다.

군이 NLL을 넘은 북한 선박을 무려 5시간 넘게 중국 선박으로 착각한 이유는 뭘까요?

그 내막을 박민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서해 NLL을 넘은 선박은 5백톤 급 북한 상선입니다.

그러나 군은 처음에는 중국 선박으로 추정했습니다.

백령도 인근 수역은 평소 중국 배들이 자주 다니는 뱃길이어서 오인했다는게 군의 설명입니다.

서해는 과거 남북 간 이견으로 태안 이북으로는 영해가 명확히 설정돼 있지 않고, NLL은 남북 간 실질적인 해상분계선 역할만 하고 있어 중국 선박도 드나들 수 있습니다.

해군은 추적 감시하며 10여 차례 통신을 시도했지만 선박은 응답하지 않은 채 계속 남하했습니다.

해군 함정들이 출동해 확인 결과 배에는 국기도 게양돼 있지 않았고, 배이름도 적혀 있지 않았습니다.

조타실 유리창에 있는 선박 식별번호로 북한 상선임을 확인했다고 군은 설명했습니다.

중국 배로 착각했던 선박이 북한 상선으로 확인된 건 NLL을 넘어 남측 관할 해역에 들어온 지 5시간 넘은 뒤였습니다.

[문근식/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 : "특히 북한에서 남쪽으로 내려오는 선박에 대해서는 항상 육상에 있는 레이더 기지와 (해군) 함정, 해경 간 이렇게 상호 간에 정보 교환을 신속하게 함으로써 빨리 식별해야 된다..."]

이후 해군은 경고 통신을 하고 함포 10여 발을 경고 사격했습니다.

그제서야 북한 상선은 기관이 고장났고, 날씨가 안 좋아 해주항으로 간다고 답했다고 군은 설명했습니다.

북한 상선은 NLL 진입 뒤 17시간만에 남측 관할해역 밖으로 퇴거됐지만, 해군은 상선의 목적지와 인원, 적재물은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북한 상선이 경고 사격 뒤 해군이 지정한 방향으로 순순히 이동했고, 기관고장으로 인한 우발적인 표류로 봐서 승선 검색을 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하지만 5시간 넘도록 남측 관할 해역에 들어온 북한 선박을 중국 배로 착각하고, 확인 절차도 생략한 것은 경계에 문제점을 드러낸 거란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민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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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의 눈] NLL 넘어온 北 선박…軍 5시간 넘게 중국 배로 착각
    • 입력 2019-11-28 21:29:23
    • 수정2019-11-28 23:59:58
    뉴스 9
[앵커]

어제(27일) 북한 선박 한 척이 서해 북방한계선, NLL을 넘어 남측 관할 해역으로 들어와 해군이 퇴거 작전을 펼쳤습니다.

북한 선박은 백령도 서북방에서 NLL을 넘었습니다.

그 뒤 계속 밑으로 내려오다가 소청도 서쪽 해상에서 방향을 틀어 연평도 쪽으로 항해했습니다.

이때까지 해군은 이 선박을 중국 선박으로 오인했습니다.

이 배가 중국 선박이 아닌 북한 상선임을 해군이 확인한 건 NLL을 넘은 뒤 5시간이 지난 뒤였습니다.

해군은 경고 사격을 한 뒤 배를 서쪽으로 이동시켰고 북한 상선은 17시간 만에 남측 관할 해역을 벗어났습니다.

군이 NLL을 넘은 북한 선박을 무려 5시간 넘게 중국 선박으로 착각한 이유는 뭘까요?

그 내막을 박민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서해 NLL을 넘은 선박은 5백톤 급 북한 상선입니다.

그러나 군은 처음에는 중국 선박으로 추정했습니다.

백령도 인근 수역은 평소 중국 배들이 자주 다니는 뱃길이어서 오인했다는게 군의 설명입니다.

서해는 과거 남북 간 이견으로 태안 이북으로는 영해가 명확히 설정돼 있지 않고, NLL은 남북 간 실질적인 해상분계선 역할만 하고 있어 중국 선박도 드나들 수 있습니다.

해군은 추적 감시하며 10여 차례 통신을 시도했지만 선박은 응답하지 않은 채 계속 남하했습니다.

해군 함정들이 출동해 확인 결과 배에는 국기도 게양돼 있지 않았고, 배이름도 적혀 있지 않았습니다.

조타실 유리창에 있는 선박 식별번호로 북한 상선임을 확인했다고 군은 설명했습니다.

중국 배로 착각했던 선박이 북한 상선으로 확인된 건 NLL을 넘어 남측 관할 해역에 들어온 지 5시간 넘은 뒤였습니다.

[문근식/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 : "특히 북한에서 남쪽으로 내려오는 선박에 대해서는 항상 육상에 있는 레이더 기지와 (해군) 함정, 해경 간 이렇게 상호 간에 정보 교환을 신속하게 함으로써 빨리 식별해야 된다..."]

이후 해군은 경고 통신을 하고 함포 10여 발을 경고 사격했습니다.

그제서야 북한 상선은 기관이 고장났고, 날씨가 안 좋아 해주항으로 간다고 답했다고 군은 설명했습니다.

북한 상선은 NLL 진입 뒤 17시간만에 남측 관할해역 밖으로 퇴거됐지만, 해군은 상선의 목적지와 인원, 적재물은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북한 상선이 경고 사격 뒤 해군이 지정한 방향으로 순순히 이동했고, 기관고장으로 인한 우발적인 표류로 봐서 승선 검색을 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하지만 5시간 넘도록 남측 관할 해역에 들어온 북한 선박을 중국 배로 착각하고, 확인 절차도 생략한 것은 경계에 문제점을 드러낸 거란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민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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