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인사이드] DLF 사태, 은행 구조적 문제…어떻게 바뀌어야 하나?

입력 2019.12.05 (18:16) 수정 2019.12.05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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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DLF,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 사태는, 은행의 실적주의가 빚은 불완전 판매가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저금리 시대, 은행업계는 대출 마진만으로 이익을 지속시킬 수 없게 됐는데요.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한국 은행업계의 체질 개선은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지 알아봅니다.

자본시장연구원 송홍선 선임연구위원 나오셨습니다.

오늘 금감원이 DLF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 비율을 결정했죠.

40%-80%, 이 비율이 적정하다고 보십니까?

[답변]

예상보다는 높게 나온 것 같지만, 과도하다고 말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앵커]

이번 사태는 일부 은행이 파생금융상품을 공격적으로 팔면서 벌어진 일인데, 은행업계가 왜 이런 고위험의 금융상품을 팔게 됐을까요?

[답변]

은행은 이자, 이윤을 먹는 곳입니다. 그런데 금리가 계속 떨어졌죠. 금리가 떨어지면 대출을 해도 먹을 이윤이 줄어듭니다.

금리는 계속 떨어지는 추세고, 그렇다 보니 수익성 확보를 위해서 예금과 대출 업무에서 벗어나 '비이자 영업'을 해야 하는데요.

비이자 영업이란 게 결국 고객의 재무설계를 해주는 것, 수익을 늘게 해주는 것. 파생상품, 펀드 같은 걸 파는 겁니다. 수수료를 먹는 거죠.

이게 은행원들의 성과와 연동되는데요. 단기 실적주의로 은행원들에게 실적을 압박하니까 결국 불완전판매가 이뤄지는 거고요.

[앵커]

은행의 성과 평가제도가 문제다, 이런 지적을 하신 바가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 건가요?

[답변]

이번 달엔 한 사람당 1억, 신용카드 10장 이런 식으로 할당량을 줍니다.

그렇다 보니까, 자기 할당량을 채우려면 예금을 하러 온 고객에게 펀드나 파생상품 같은 걸 권유할 수밖에 없어요. 목표를 채워야 하니까.

개인의 성과가 지점의 성과가 되고, 월급을 영향을 주게 되는 거죠. 많이 팔면 많이 먹는 구조가 되면 고객을 소홀히 여길 여지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은행 내부의 성과 평가제도 KPI를 전면 개편해 고객 중심 영업으로 변화하겠다고 했죠.

[앵커]

고객 중심 영업이 가능할까요?

[답변]

고객 중심이 뭐냐는 걸 봐야 하는데요.

원래는 할당량을 주고 그걸 달성하면 성과를 내는 건데요.

이걸 고객 수익률이 어떻게 됐느냐, 얼마나 올라갔느냐, 다른 금융사 창구보다 얼마나 더 설명을 잘했느냐 그런 걸 반영하겠다는 겁니다.

방향은 맞다고 봅니다. 다만, 크게 효과가 있을지 궁금한 것이 KPI가 하나만 평가하는 건 아니거든요. 다양한 평가 요소가 있는데 그 비중을 은행에선 알려주지 않아요. 고객 중심으로 평가한다곤 하지만, 그 비중이 낮다면 크게 도움될지는 의문입니다.

[앵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고위험 금융상품은 은행에서는 팔지 말고 증권사에서만 팔도록 했죠, 이런 조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답변]

이번 사태를 보면 증권사는 대체로 안 팔았습니다. 그렇다고 은행이 다 판 건 아니에요. 안 판 은행이 더 많습니다.

상품구조와 펀드 편입자산의 방향성 예측 등이 금융회사마다 다릅니다.

구조화 상품은 개별 상품에 관한 리스트 판단이 중요한데, 리스크 관리와 개별 상품 판매 여부 결정 단계에서 고객 관점을 잘 반영한 거죠.

일단 증권사는 법적으로 고객에 이익을 최선을 다하는 충실 의무가 있는어요, 자본시장법을 보면, 전문성을 가지고 고객에게 상품을 파는 거죠.

은행은 원래 예금 상품을 팔잖아요. 그러니까 이익에 최선을 다하기 보다는 성실하게 설명하는 정도가 돼 있거든요.

문제는 증권사는 몇 개 없어요. 은행은 참 많은데, 은행은 중요한 판매 채널이거든요. 그래서 은행에서 무조건 못 팔게 하자는 건 아니고, 전문성을 좀 갖춰야 하지 않나.

[앵커]

결국, 은행에서도 팔아야 한다?

[답변]

이번에 은행에서 고위험 상품은 못 팔게 했지만, 이걸 영원히 못 팔게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파생상품을 팔 수 있는 전문가들을 영입하고, 그들이 팔 수 있게 해야 한다 보고요.

전문자격이 있는 사람들을 뽑으려면 그만큼 돈이 들겠지만, 지금까지 그렇게 하지 않았던 비용. 단기 실적주의 영업을 했던 것에 대한 비용을 뒤늦게 내는 거라고 보면 되지 않을까요?

[앵커]

은행업계에 대해 보다 근본적으로 생각해보면 최근 온라인 금융업무의 증가로 창구 업무가 급속도로 줄고 있고 이른바 은행원들이 과거와 같은 업무로 생존하기 어려운 상황이거든요.

은행 업무의 구조조정이 장기적으로 필요하다고 볼 수도 있을까요?

[답변]

현재 은행판매 시장이 비이자 영업, 구조화 상품들을 파는 거잖아요. 은행 가면 자산관리 상담하는 분들이 많거든요.

예금 이런 것들은 비대면 거래가 커지고 있고요. 현재 과도기긴 하지만, 머지않아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분위기라면 조직이나 점포, 인력 구조조정의 가능성은 상시로 남아 있다고 봅니다.

다만 있는 사람들을 정리할 것인가, 윗선을 정리할 것인가, 다른 업무로 배치할 것인가는 은행에서 결정하겠죠.

[앵커]

금융 소비자들도 투자를 위해서는 공부를 해야 한다, 교육도 필요하다는 얘기가 있거든요?

[답변]

금융소비자들도 공부해야죠. 전문가 수준으로 하라는 건 아니고요.

이번에 문제가 된 dlf가 허들을 넘으면 이익이 나고, 이걸 못 넘으면 마이너스라는 거거든요. 이게 들어도 이해를 못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가입하지 말아야죠.

구조를 설명했을 때, 그 수익 구조를 이해할 수 있는 정도. 개별상품과 관련해서 이 상품이 어떤 건지 이해할 수 있는 정도. 기대 수익률과 위험 구조를 짐작할 수 있고 판단할 수 있는 정도로 교육을 받고요.

그런 분들이 투자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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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인사이드] DLF 사태, 은행 구조적 문제…어떻게 바뀌어야 하나?
    • 입력 2019-12-05 18:18:15
    • 수정2019-12-05 18:2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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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DLF,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 사태는, 은행의 실적주의가 빚은 불완전 판매가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저금리 시대, 은행업계는 대출 마진만으로 이익을 지속시킬 수 없게 됐는데요.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한국 은행업계의 체질 개선은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지 알아봅니다.

자본시장연구원 송홍선 선임연구위원 나오셨습니다.

오늘 금감원이 DLF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 비율을 결정했죠.

40%-80%, 이 비율이 적정하다고 보십니까?

[답변]

예상보다는 높게 나온 것 같지만, 과도하다고 말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앵커]

이번 사태는 일부 은행이 파생금융상품을 공격적으로 팔면서 벌어진 일인데, 은행업계가 왜 이런 고위험의 금융상품을 팔게 됐을까요?

[답변]

은행은 이자, 이윤을 먹는 곳입니다. 그런데 금리가 계속 떨어졌죠. 금리가 떨어지면 대출을 해도 먹을 이윤이 줄어듭니다.

금리는 계속 떨어지는 추세고, 그렇다 보니 수익성 확보를 위해서 예금과 대출 업무에서 벗어나 '비이자 영업'을 해야 하는데요.

비이자 영업이란 게 결국 고객의 재무설계를 해주는 것, 수익을 늘게 해주는 것. 파생상품, 펀드 같은 걸 파는 겁니다. 수수료를 먹는 거죠.

이게 은행원들의 성과와 연동되는데요. 단기 실적주의로 은행원들에게 실적을 압박하니까 결국 불완전판매가 이뤄지는 거고요.

[앵커]

은행의 성과 평가제도가 문제다, 이런 지적을 하신 바가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 건가요?

[답변]

이번 달엔 한 사람당 1억, 신용카드 10장 이런 식으로 할당량을 줍니다.

그렇다 보니까, 자기 할당량을 채우려면 예금을 하러 온 고객에게 펀드나 파생상품 같은 걸 권유할 수밖에 없어요. 목표를 채워야 하니까.

개인의 성과가 지점의 성과가 되고, 월급을 영향을 주게 되는 거죠. 많이 팔면 많이 먹는 구조가 되면 고객을 소홀히 여길 여지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은행 내부의 성과 평가제도 KPI를 전면 개편해 고객 중심 영업으로 변화하겠다고 했죠.

[앵커]

고객 중심 영업이 가능할까요?

[답변]

고객 중심이 뭐냐는 걸 봐야 하는데요.

원래는 할당량을 주고 그걸 달성하면 성과를 내는 건데요.

이걸 고객 수익률이 어떻게 됐느냐, 얼마나 올라갔느냐, 다른 금융사 창구보다 얼마나 더 설명을 잘했느냐 그런 걸 반영하겠다는 겁니다.

방향은 맞다고 봅니다. 다만, 크게 효과가 있을지 궁금한 것이 KPI가 하나만 평가하는 건 아니거든요. 다양한 평가 요소가 있는데 그 비중을 은행에선 알려주지 않아요. 고객 중심으로 평가한다곤 하지만, 그 비중이 낮다면 크게 도움될지는 의문입니다.

[앵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고위험 금융상품은 은행에서는 팔지 말고 증권사에서만 팔도록 했죠, 이런 조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답변]

이번 사태를 보면 증권사는 대체로 안 팔았습니다. 그렇다고 은행이 다 판 건 아니에요. 안 판 은행이 더 많습니다.

상품구조와 펀드 편입자산의 방향성 예측 등이 금융회사마다 다릅니다.

구조화 상품은 개별 상품에 관한 리스트 판단이 중요한데, 리스크 관리와 개별 상품 판매 여부 결정 단계에서 고객 관점을 잘 반영한 거죠.

일단 증권사는 법적으로 고객에 이익을 최선을 다하는 충실 의무가 있는어요, 자본시장법을 보면, 전문성을 가지고 고객에게 상품을 파는 거죠.

은행은 원래 예금 상품을 팔잖아요. 그러니까 이익에 최선을 다하기 보다는 성실하게 설명하는 정도가 돼 있거든요.

문제는 증권사는 몇 개 없어요. 은행은 참 많은데, 은행은 중요한 판매 채널이거든요. 그래서 은행에서 무조건 못 팔게 하자는 건 아니고, 전문성을 좀 갖춰야 하지 않나.

[앵커]

결국, 은행에서도 팔아야 한다?

[답변]

이번에 은행에서 고위험 상품은 못 팔게 했지만, 이걸 영원히 못 팔게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파생상품을 팔 수 있는 전문가들을 영입하고, 그들이 팔 수 있게 해야 한다 보고요.

전문자격이 있는 사람들을 뽑으려면 그만큼 돈이 들겠지만, 지금까지 그렇게 하지 않았던 비용. 단기 실적주의 영업을 했던 것에 대한 비용을 뒤늦게 내는 거라고 보면 되지 않을까요?

[앵커]

은행업계에 대해 보다 근본적으로 생각해보면 최근 온라인 금융업무의 증가로 창구 업무가 급속도로 줄고 있고 이른바 은행원들이 과거와 같은 업무로 생존하기 어려운 상황이거든요.

은행 업무의 구조조정이 장기적으로 필요하다고 볼 수도 있을까요?

[답변]

현재 은행판매 시장이 비이자 영업, 구조화 상품들을 파는 거잖아요. 은행 가면 자산관리 상담하는 분들이 많거든요.

예금 이런 것들은 비대면 거래가 커지고 있고요. 현재 과도기긴 하지만, 머지않아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분위기라면 조직이나 점포, 인력 구조조정의 가능성은 상시로 남아 있다고 봅니다.

다만 있는 사람들을 정리할 것인가, 윗선을 정리할 것인가, 다른 업무로 배치할 것인가는 은행에서 결정하겠죠.

[앵커]

금융 소비자들도 투자를 위해서는 공부를 해야 한다, 교육도 필요하다는 얘기가 있거든요?

[답변]

금융소비자들도 공부해야죠. 전문가 수준으로 하라는 건 아니고요.

이번에 문제가 된 dlf가 허들을 넘으면 이익이 나고, 이걸 못 넘으면 마이너스라는 거거든요. 이게 들어도 이해를 못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가입하지 말아야죠.

구조를 설명했을 때, 그 수익 구조를 이해할 수 있는 정도. 개별상품과 관련해서 이 상품이 어떤 건지 이해할 수 있는 정도. 기대 수익률과 위험 구조를 짐작할 수 있고 판단할 수 있는 정도로 교육을 받고요.

그런 분들이 투자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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