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맞은 20년 ‘선행’…차량 잠복 ‘범행 치밀’

입력 2019.12.30 (21:40) 수정 2019.12.30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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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0년째 선행을 이어온 '얼굴 없는 천사' 성금이 도난당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다행히 4시간여 만에 성금을 되찾고, 두 명의 용의자도 검거했지만, 이들의 파렴치한 범행이 시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유진휘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전북 전주의 한 주민센터.

오늘(30일) 오전, 익명의 독지가인 '얼굴 없는 천사'로부터 "주민센터 근처 나무 밑에 기부금을 놓아뒀으니 확인해보라"는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올해도 어김없는 소식에, 기쁜 마음으로 현장에 갔던 주민센터 직원들은 아연실색했습니다.

성금이 담긴 상자가 사라진 것입니다.

[박종표/전주시 노송동주민센터 직원 : "기부자께서 전화가 와서 저희가 그 장소에 나가봤는데 성금은 없었고 혹시라도 도난당하지 않았느냐는 생각이 들어서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경찰은 주민센터 옥상 CCTV를 확인하고, 승용차를 추적해 4시간여 만에 용의자 두 명을 붙잡았습니다.

이들은 며칠 전부터 범행 현장 주변에 번호판을 가린 채 차량을 대놓고 잠복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민/음성변조 : "목요일하고 금요일에 계속 한자리에 주차하고 있었고, 차량번호판에 래커를 희미하게 앞뒤로 뿌려놓았다고…."]

경찰은 피의자들로부터 기부금 6천만 원을 회수하고 특수절도 혐의 등으로 입건했습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구속영장 이런 부분을 검토해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기초조사 이런 걸 하고…."]

'얼굴 없는 천사'가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19년 동안 주민센터에 보내온 돈은 6억여 원.

20년 째를 이어온 선행마저 범행의 표적이 되는 세태에 시민들은 씁쓸함을 감추지 못합니다.

KBS 뉴스 유진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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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둑맞은 20년 ‘선행’…차량 잠복 ‘범행 치밀’
    • 입력 2019-12-30 21:45:48
    • 수정2019-12-30 21:51:02
    뉴스 9
[앵커]

20년째 선행을 이어온 '얼굴 없는 천사' 성금이 도난당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다행히 4시간여 만에 성금을 되찾고, 두 명의 용의자도 검거했지만, 이들의 파렴치한 범행이 시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유진휘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전북 전주의 한 주민센터.

오늘(30일) 오전, 익명의 독지가인 '얼굴 없는 천사'로부터 "주민센터 근처 나무 밑에 기부금을 놓아뒀으니 확인해보라"는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올해도 어김없는 소식에, 기쁜 마음으로 현장에 갔던 주민센터 직원들은 아연실색했습니다.

성금이 담긴 상자가 사라진 것입니다.

[박종표/전주시 노송동주민센터 직원 : "기부자께서 전화가 와서 저희가 그 장소에 나가봤는데 성금은 없었고 혹시라도 도난당하지 않았느냐는 생각이 들어서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경찰은 주민센터 옥상 CCTV를 확인하고, 승용차를 추적해 4시간여 만에 용의자 두 명을 붙잡았습니다.

이들은 며칠 전부터 범행 현장 주변에 번호판을 가린 채 차량을 대놓고 잠복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민/음성변조 : "목요일하고 금요일에 계속 한자리에 주차하고 있었고, 차량번호판에 래커를 희미하게 앞뒤로 뿌려놓았다고…."]

경찰은 피의자들로부터 기부금 6천만 원을 회수하고 특수절도 혐의 등으로 입건했습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구속영장 이런 부분을 검토해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기초조사 이런 걸 하고…."]

'얼굴 없는 천사'가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19년 동안 주민센터에 보내온 돈은 6억여 원.

20년 째를 이어온 선행마저 범행의 표적이 되는 세태에 시민들은 씁쓸함을 감추지 못합니다.

KBS 뉴스 유진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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