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인사이드] 호주 최악의 산불

입력 2020.01.07 (20:34) 수정 2020.01.07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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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규연 캐스터, 오늘은 어떤 내용 준비하셨나요?

[답변]

오늘은 사진 먼저 보겠습니다.

하늘이 온통 주황빛으로 물든 모습입니다.

현지시간 5일 호주 하늘을 찍은 사진들인데요.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호주 빅토리아주와 뉴사우스웨일스주 등 남동부 일대의 하늘이 주황색과 붉은빛으로 보이는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지난해 11월부터 본격적으로 발생한 산불로 인해 하늘이 저렇게 주황빛으로 변한 것인데요.

그런데 이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약 1천600㎞ 정도나 떨어진 뉴질랜드의 하늘도 이처럼 주황색으로 물들었다고 하니 이번 호주 산불의 위력 실감나시죠?

[앵커]

산불 때문에 하늘이 주황색으로 물들 정도면 산불이 정말 심각해 보이는데 현재 피해 상황 어떤가요?

[답변]

산불이 거쳐 간 지역은 서울 면적의 약 100배인 6만㎢에 달합니다.

지금까지 산불 피해는 지난 5일을 기준으로 최소 24명이 사망했고 집 2천 채가 불타 없어것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산불 피해가 가장 큰 지역 중 하나인 뉴사우스웨일스주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산불 발생지와 인접한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는데요.

지난 주말 동안 뉴사우스웨일스주의 집 60채가 추가로 불에 탔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습니다.

[베이츠먼 베이 주민 : "갑자기 불이 언덕 바로 뒤까지 번지더니 계곡을 타고 퍼졌습니다. 모든 집이 순식간에 대피한 것처럼 산불도 순식간에 번졌습니다."]

이처럼 호주는 전례 없는 산불 재앙과 맞서고 있습니다.

호주 정부는 수천 명의 이재민을 대피시키기 위해 해군 함정은 물론이고 항공기, 헬기 등을 투입한 상태이고요.

화재 진압에는 호주방위군의 예비군 3천 명을 추가로 투입했습니다.

뉴사우스웨일스와 빅토리아주 등 일부 지역에서는 지난 5일부터 다행히 비가 내리고 있어 상황이 다소 호전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본다면 화마와의 전쟁이 끝날 기미가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인명 피해 뿐만 아니라 동물들의 피해도 컸다고 하던데요?

[답변]

그렇습니다. 호주 하면 생각나는 동물이 캥거루와 코알라죠?

SNS상에 화상을 입거나 시커멓게 불탄 캥거루, 코알라의 모습이 많이 올라와 전 세계에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호주에서 세 번째로 큰 섬인 캥거루 섬입니다.

불을 미처 피하지 못하고 타 죽은 캥거루와 양들의 사체가 들판 여기저기 널려있습니다.

코알라의 서식지 역시 이번 산불 최대 피해 지역인 뉴사우스웨일스주와 퀸즐랜드주가 겹치는 곳입니다.

뉴사우스웨일스 중북부 해안에서만 코알라 8,000여 마리가 불길을 피하지 못하고 죽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번 화재로 코알라 서식지의 80%가 파괴되면서 일부 전문기관에서는 코알라가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없는 '기능적 멸종 상태'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호주 시드니대 연구진은 4억 8천만 마리에 달하는 야생동물이 지난해 9월부터 지금까지 화마에 희생된 것으로 추산된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호주에서 초대형 산불이 이어지고 있는 이유가 뭘까요?

[답변]

기상학자들은 이번 산불의 원인을 기후 변화로 인한 기록적인 고온과 가뭄, 또 강한 바람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기온이 기록적인 수준으로 오르면서 자연 발화로 인한 화재 위험이 커졌던 건데요.

지난 4일 호주 수도 캔버라는 44도, 시드니 일부 지역은 48.9도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일부 지역에서 비가 내리면서 기온이 떨어지긴 했지만, 현지 당국은 금요일부터 기온이 다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산불이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스콧 모리슨/호주 총리 : "아직도 불타고 있습니다. 앞으로 몇 달 동안 계속 타오를 겁니다."]

한편 세계 각지에서는 호주에 대한 위로와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습니다.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전날 호주 산불 소식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소방대원들에게 감사하다"는 메시지를 전했고요.

호주 출신 할리우드 배우 니콜 키드먼과 크리스 햄스워스도 산불 진화 및 피해 복구를 지원하기 위해 각각 50만 달러와 100만 달러의 성금을 기부했습니다.

[앵커]

이런 가운데 호주 총리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던데 무슨 이야기인가요?

[답변]

네, 스콧 모리슨 총리와 연방정부의 대응이 안이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습니다.

호주는 세계 최대 석탄 수출국 중 한 곳입니다.

호주의 환경운동가들은 석탄 산업 축소를 요구했지만, 모리슨 총리는 "호주의 수익은 석탄에서 나온다"며 축소 요청을 거부해 왔습니다.

게다가 모리슨 총리의 휴가도 여론의 뭇매를 맞았습니다.

산불이 한창이던 지난해 연말에 총리가 가족들과 함께 하와이로 휴가를 떠났던 것에 비난이 쏟아졌는데요.

모리슨 총리는 급히 귀국했지만 이미 엎지러진 물이었습니다.

이후 모리슨 총리는 산불 방재와 피해 재건에 연방재정을 우선적으로 투입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호주 당국의 초기 대처가 미흡해 산불을 키웠고 그 중심에 총리가 있다는 여론이 만만치 않은 것입니다.

[앵커]

네, 최규연 캐스터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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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인사이드] 호주 최악의 산불
    • 입력 2020-01-07 20:32:28
    • 수정2020-01-07 21:02:44
    글로벌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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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연 캐스터, 오늘은 어떤 내용 준비하셨나요?

[답변]

오늘은 사진 먼저 보겠습니다.

하늘이 온통 주황빛으로 물든 모습입니다.

현지시간 5일 호주 하늘을 찍은 사진들인데요.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호주 빅토리아주와 뉴사우스웨일스주 등 남동부 일대의 하늘이 주황색과 붉은빛으로 보이는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지난해 11월부터 본격적으로 발생한 산불로 인해 하늘이 저렇게 주황빛으로 변한 것인데요.

그런데 이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약 1천600㎞ 정도나 떨어진 뉴질랜드의 하늘도 이처럼 주황색으로 물들었다고 하니 이번 호주 산불의 위력 실감나시죠?

[앵커]

산불 때문에 하늘이 주황색으로 물들 정도면 산불이 정말 심각해 보이는데 현재 피해 상황 어떤가요?

[답변]

산불이 거쳐 간 지역은 서울 면적의 약 100배인 6만㎢에 달합니다.

지금까지 산불 피해는 지난 5일을 기준으로 최소 24명이 사망했고 집 2천 채가 불타 없어것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산불 피해가 가장 큰 지역 중 하나인 뉴사우스웨일스주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산불 발생지와 인접한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는데요.

지난 주말 동안 뉴사우스웨일스주의 집 60채가 추가로 불에 탔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습니다.

[베이츠먼 베이 주민 : "갑자기 불이 언덕 바로 뒤까지 번지더니 계곡을 타고 퍼졌습니다. 모든 집이 순식간에 대피한 것처럼 산불도 순식간에 번졌습니다."]

이처럼 호주는 전례 없는 산불 재앙과 맞서고 있습니다.

호주 정부는 수천 명의 이재민을 대피시키기 위해 해군 함정은 물론이고 항공기, 헬기 등을 투입한 상태이고요.

화재 진압에는 호주방위군의 예비군 3천 명을 추가로 투입했습니다.

뉴사우스웨일스와 빅토리아주 등 일부 지역에서는 지난 5일부터 다행히 비가 내리고 있어 상황이 다소 호전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본다면 화마와의 전쟁이 끝날 기미가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인명 피해 뿐만 아니라 동물들의 피해도 컸다고 하던데요?

[답변]

그렇습니다. 호주 하면 생각나는 동물이 캥거루와 코알라죠?

SNS상에 화상을 입거나 시커멓게 불탄 캥거루, 코알라의 모습이 많이 올라와 전 세계에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호주에서 세 번째로 큰 섬인 캥거루 섬입니다.

불을 미처 피하지 못하고 타 죽은 캥거루와 양들의 사체가 들판 여기저기 널려있습니다.

코알라의 서식지 역시 이번 산불 최대 피해 지역인 뉴사우스웨일스주와 퀸즐랜드주가 겹치는 곳입니다.

뉴사우스웨일스 중북부 해안에서만 코알라 8,000여 마리가 불길을 피하지 못하고 죽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번 화재로 코알라 서식지의 80%가 파괴되면서 일부 전문기관에서는 코알라가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없는 '기능적 멸종 상태'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호주 시드니대 연구진은 4억 8천만 마리에 달하는 야생동물이 지난해 9월부터 지금까지 화마에 희생된 것으로 추산된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호주에서 초대형 산불이 이어지고 있는 이유가 뭘까요?

[답변]

기상학자들은 이번 산불의 원인을 기후 변화로 인한 기록적인 고온과 가뭄, 또 강한 바람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기온이 기록적인 수준으로 오르면서 자연 발화로 인한 화재 위험이 커졌던 건데요.

지난 4일 호주 수도 캔버라는 44도, 시드니 일부 지역은 48.9도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일부 지역에서 비가 내리면서 기온이 떨어지긴 했지만, 현지 당국은 금요일부터 기온이 다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산불이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스콧 모리슨/호주 총리 : "아직도 불타고 있습니다. 앞으로 몇 달 동안 계속 타오를 겁니다."]

한편 세계 각지에서는 호주에 대한 위로와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습니다.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전날 호주 산불 소식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며 "소방대원들에게 감사하다"는 메시지를 전했고요.

호주 출신 할리우드 배우 니콜 키드먼과 크리스 햄스워스도 산불 진화 및 피해 복구를 지원하기 위해 각각 50만 달러와 100만 달러의 성금을 기부했습니다.

[앵커]

이런 가운데 호주 총리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던데 무슨 이야기인가요?

[답변]

네, 스콧 모리슨 총리와 연방정부의 대응이 안이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습니다.

호주는 세계 최대 석탄 수출국 중 한 곳입니다.

호주의 환경운동가들은 석탄 산업 축소를 요구했지만, 모리슨 총리는 "호주의 수익은 석탄에서 나온다"며 축소 요청을 거부해 왔습니다.

게다가 모리슨 총리의 휴가도 여론의 뭇매를 맞았습니다.

산불이 한창이던 지난해 연말에 총리가 가족들과 함께 하와이로 휴가를 떠났던 것에 비난이 쏟아졌는데요.

모리슨 총리는 급히 귀국했지만 이미 엎지러진 물이었습니다.

이후 모리슨 총리는 산불 방재와 피해 재건에 연방재정을 우선적으로 투입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호주 당국의 초기 대처가 미흡해 산불을 키웠고 그 중심에 총리가 있다는 여론이 만만치 않은 것입니다.

[앵커]

네, 최규연 캐스터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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