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현장] 미국-이란 갈등에 중동 위기 고조

입력 2020.01.07 (20:40) 수정 2020.01.07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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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란 군부 최고 실세였던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미국 정부의 정밀타격으로 숨진 이후, 이란은 핵 합의 탈퇴를 선언하고 미국을 향해서 ‘피의 보복’을 경고했죠.

트럼프 정부가 대응 차원에서 중동에 특수부대 병력을 추가 배치하고 있다는 보도가 전해지면서 중동지역 긴장감이 더 높아지고 있는데요.

박석호 특파원, 미국과 이란 사이에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설전이 오가고 있는데요. 이란 내 반미감정도 최고조에 달했다구요?

[기자]

네, 지난해 격렬했던 이란 시민들의 반정부 시위는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죽음을 계기로 반미 감정이 격해지면서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어제였죠, 미군의 공습으로 사망한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장례식이 수도 테헤란에서 진행됐는데요.

장례식이 열린 엥겔랍 광장은 이른 아침부터 검은 상복을 입고 나온 추모 인파로 가득 찼습니다.

시민 수백만 명이 운집하면서 도심 전체가 검은 물결로 뒤덮였습니다.

군부 실세였던 솔레이마니는 이제 순교자의 반열에 오른 모습입니다.

이란 최고 지도자 하메네이가 장례식 도중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이란 국영TV를 통해 생중계되기도 했는데요.

권력의 정점에 있는 최고 지도자가 공개 석상에서 눈물을 보이는 일은 매우 드문 일이기 때문에, 이란 국민을 위로하면서 동시에 미국에 대한 응징을 시사한 것이다, 이런 분석이 나옵니다.

이란 국영TV는 복수를 다짐하는 솔레이마니 사령관 딸의 육성까지 생중계하면서 반미 수위를 높였습니다.

이번 공습이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와 달리 이란 내에 강력한 반미 구심점을 만들었다는 풀이가 나옵니다.

[아바스 아스라니/중동전략연구센터 연구원 : "장례식에 참석한 대규모 군중들이 이란 정부가 미국에 보복을 가할 수 있도록 지렛대 역할을 할 겁니다. 사람들이 (반미정서를 토대로) 단결하는 모습입니다."]

[앵커]

미국의 탈퇴로 유명무실한 상황이긴 하지만, 이란이 핵 합의에서 사실상 탈퇴하겠다고 선언한 것도 중동 정세의 위기를 부채질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미국의 공습 이후 이란 정부가 즉각 성명을 내고 핵 합의 탈퇴를 선언하면서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죠.

이란 정부는 “우라늄 농축에 제한을 두지 않겠다” 초강경 입장을 밝혔는데요.

2015년 국제사회와 약속한 핵 합의 규정을 파기하고 핵무기를 만들 수 있도록 고농축 우라늄을 본격 생산하겠다는 뜻입니다.

이란은 현재 우라늄을 5%까지 농축한 상태인데, 핵무기로 사용하려면 90% 수준까지 농축이 필요합니다.

주요 외신과 전문가들은 앞으로 1년이면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할 수 있다고 예상합니다.

독일, 프랑스, 영국 등 3국 정상이 즉각 이란의 핵 합의 이행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고, 국제원자력기구도 이란에서 핵 사찰을 계속하겠다고 밝혔습니다만,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이 국제 핵위기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앵커]

중동에서 무력충돌이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도 큰데요.

[기자]

네, 주요 외신들은 미 국방부가 중동에 4천5백 명 규모의 상륙전 부대를 배치할 계획이고, 추가병력 배치에 이어 전략폭격기까지 투입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이스마일 가니/이란 쿠스드군 신임사령관 : "우리는 솔레이마니의 길을 계속 갈 것이며, 이 지역에서 미국을 제거할 것입니다."]

수년간 미국과 이란의 공방지였던 이라크 역시 ‘대리 전쟁터’ 위협에 휩싸였습니다.

이라크 의회는 지난 5일 ‘미군철수 결의안’을 통과시켰지만 미 국방부는 이라크에서 미군철수 계획이 전혀 없다고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두바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앵커]

네, 관련해서 알자지라 방송은 솔레이마니 장례식 때 대규모 군중이 행렬하던 도중 최소 35명이 압사해 숨지고 48명이 다쳤다고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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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현장] 미국-이란 갈등에 중동 위기 고조
    • 입력 2020-01-07 20:32:28
    • 수정2020-01-07 21:0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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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란 군부 최고 실세였던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미국 정부의 정밀타격으로 숨진 이후, 이란은 핵 합의 탈퇴를 선언하고 미국을 향해서 ‘피의 보복’을 경고했죠.

트럼프 정부가 대응 차원에서 중동에 특수부대 병력을 추가 배치하고 있다는 보도가 전해지면서 중동지역 긴장감이 더 높아지고 있는데요.

박석호 특파원, 미국과 이란 사이에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설전이 오가고 있는데요. 이란 내 반미감정도 최고조에 달했다구요?

[기자]

네, 지난해 격렬했던 이란 시민들의 반정부 시위는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죽음을 계기로 반미 감정이 격해지면서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어제였죠, 미군의 공습으로 사망한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장례식이 수도 테헤란에서 진행됐는데요.

장례식이 열린 엥겔랍 광장은 이른 아침부터 검은 상복을 입고 나온 추모 인파로 가득 찼습니다.

시민 수백만 명이 운집하면서 도심 전체가 검은 물결로 뒤덮였습니다.

군부 실세였던 솔레이마니는 이제 순교자의 반열에 오른 모습입니다.

이란 최고 지도자 하메네이가 장례식 도중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이란 국영TV를 통해 생중계되기도 했는데요.

권력의 정점에 있는 최고 지도자가 공개 석상에서 눈물을 보이는 일은 매우 드문 일이기 때문에, 이란 국민을 위로하면서 동시에 미국에 대한 응징을 시사한 것이다, 이런 분석이 나옵니다.

이란 국영TV는 복수를 다짐하는 솔레이마니 사령관 딸의 육성까지 생중계하면서 반미 수위를 높였습니다.

이번 공습이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와 달리 이란 내에 강력한 반미 구심점을 만들었다는 풀이가 나옵니다.

[아바스 아스라니/중동전략연구센터 연구원 : "장례식에 참석한 대규모 군중들이 이란 정부가 미국에 보복을 가할 수 있도록 지렛대 역할을 할 겁니다. 사람들이 (반미정서를 토대로) 단결하는 모습입니다."]

[앵커]

미국의 탈퇴로 유명무실한 상황이긴 하지만, 이란이 핵 합의에서 사실상 탈퇴하겠다고 선언한 것도 중동 정세의 위기를 부채질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미국의 공습 이후 이란 정부가 즉각 성명을 내고 핵 합의 탈퇴를 선언하면서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죠.

이란 정부는 “우라늄 농축에 제한을 두지 않겠다” 초강경 입장을 밝혔는데요.

2015년 국제사회와 약속한 핵 합의 규정을 파기하고 핵무기를 만들 수 있도록 고농축 우라늄을 본격 생산하겠다는 뜻입니다.

이란은 현재 우라늄을 5%까지 농축한 상태인데, 핵무기로 사용하려면 90% 수준까지 농축이 필요합니다.

주요 외신과 전문가들은 앞으로 1년이면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할 수 있다고 예상합니다.

독일, 프랑스, 영국 등 3국 정상이 즉각 이란의 핵 합의 이행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고, 국제원자력기구도 이란에서 핵 사찰을 계속하겠다고 밝혔습니다만,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이 국제 핵위기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앵커]

중동에서 무력충돌이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도 큰데요.

[기자]

네, 주요 외신들은 미 국방부가 중동에 4천5백 명 규모의 상륙전 부대를 배치할 계획이고, 추가병력 배치에 이어 전략폭격기까지 투입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이스마일 가니/이란 쿠스드군 신임사령관 : "우리는 솔레이마니의 길을 계속 갈 것이며, 이 지역에서 미국을 제거할 것입니다."]

수년간 미국과 이란의 공방지였던 이라크 역시 ‘대리 전쟁터’ 위협에 휩싸였습니다.

이라크 의회는 지난 5일 ‘미군철수 결의안’을 통과시켰지만 미 국방부는 이라크에서 미군철수 계획이 전혀 없다고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두바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앵커]

네, 관련해서 알자지라 방송은 솔레이마니 장례식 때 대규모 군중이 행렬하던 도중 최소 35명이 압사해 숨지고 48명이 다쳤다고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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