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인사이드] 베네수엘라 ‘한 나라 두 대통령, 두 국회의장’?

입력 2020.01.08 (20:32) 수정 2020.01.08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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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규연 캐스터, 오늘은 어떤 내용 준비하셨나요?

[답변]

오늘은 베네수엘라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지난 5일은 베네수엘라의 새로운 국회의장을 선출하는 날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날 국회 앞에서 몸싸움이 벌어졌다고 합니다.

무슨 일인지 영상으로 보겠습니다.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의 국회의사당에 베네수엘라의 당시 국회의장이면서 임시대통령을 겸임하고 있던 후안 과이도가 도착하는 장면입니다.

후안 과이도는 야권의 대표 지도자입니다.

하지만 보시는 것처럼 국회 정문 앞에 경찰이 지키고 있어 과이도 의장이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날 경찰은 과이도 뿐만 아니라 야권 인사들의 국회 등원도 막았습니다.

[후안 과이도/베네수엘라 국회의장 : "의원들의 국회 출입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야당 의원들도 국회의장 선거에 참여해야 합니다. (언제까지 여기 계실 겁니까?) 들어갈 때까지요."]

경찰의 저지가 이어지자 과이도는 담장 위로 올라가 국회 진입을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국회 진입에는 실패하고 맙니다.

이날 과이도는 임기 1년의 베네수엘라 국회의장 선거에서 재신임받기로 예정돼 있었는데요.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이 과이도와 야당 인사들의 국회 진입을 저지하는 바람에 과이도는 표결 기회조차 얻지 못했습니다.

야권은 이날 일을 두고 "독재 정권이 의회에서 쿠데타를 일으켰다"고 비난했습니다.

[앵커]

그럼 이날 베네수엘라 국회의장 선거는 어떻게 됐습니까?

[답변]

앞서 보신 것처럼 마두로 정권이 물리력을 동원해서 과이도의 의장 연임을 막고 국회를 장악하려고 물리력을 동원했잖아요.

그리고나서 여당 단독으로 국회의장 선거를 강행했습니다.

새 의장에는 친정권 인사인 루이스 파라 의원을 선출했습니다.

야권 의원들이 경찰의 저지로 의회에 들어오지 못하면서 의장 선출을 위한 정족수가 미달됐고 이에 표결도 진행되지 못했지만, 그런데도 파라 의원의 의장 취임을 강행한 겁니다.

마두로 대통령도 국회가 새 의장을 선출했다고 공식 선언했습니다.

[니콜라스 마두로/베네수엘라 대통령 : "오늘 있었던 일에 아무도 놀라지 않게 하십시오. 그냥 국회 회기가 있었고, 새로운 이사회를 선출했다고 생각하세요."]

국회에 들어가지 못한 야당 의원들은 야권 성향 일간지 엘나시오날 본사에 모여 별도의 국회의장 선거를 열어 과이도를 의장으로 재선임했습니다.

그리고 현지시간 7일 과이도는 경찰의 봉쇄를 뚫고 국회에 들어가 다시 한 번 의장 취임 선서를 했습니다.

[후안 과이도/베네수엘라 국회의장 : "베네수엘라의 국회의장으로서 의무를 다하고, 존엄하고 번영하며 위기의 해결책을 찾을 것을 맹세합니다."]

그러니까 베네수엘라는 두 명의 대통령에 이은 두 명의 국회의장이 한 의장석을 놓고 다투게 된 셈입니다.

[앵커]

날치기로 새 의장을 선출했는데 전 의장이 재선임을 하다니 상황이 복잡하게 됐네요.

그런데 과이도 의장은 임시 대통령이라고 했는데 이것도 좀 복잡한 이야기에요.

[답변]

그렇습니다. 시작은 지난 2018년 베네수엘라 대선이었습니다.

마두로 대통령은 부정선거 논란 속에 재선에 성공했고, 지난해 1월 2번째 임기를 시작했는데요.

문제는 살인적인 물가상승과 경제난을 견디지 못한 베네수엘라 시민들이 마두로 대통령 사임을 요구하며 거리로 뛰쳐나왔습니다.

현 마두로 대통령은 거의 모든 국민이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군부의 강력한 지지로 인해 권좌에 그대로 머물러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30대 젊은 국회의장 후안 과이도는 현 상황을 대통령의 유고 상황이라고 선언했습니다.

그리고 대통령 유고시 국회의장이 권력을 승계하는 헌법에 따라 그는 임시 대통령에 취임한 것입니다.

[후안 과이도/베네수엘라 국회의장 : "베네수엘라를 책임지는 대통령으로서 국가 권력을 맡을 것을 맹세합니다."]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 등 50여 개국은 과이도의 임시 대통령 지위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쿠바, 러시아, 중국, 멕시코 등은 마두로 대통령을 여전히 지지하고 있습니다.

[앵커]

과이도가 의장으로 재선임되고 나서 국제사회 반응은 어떻습니까?

[답변]

마두로 대통령을 지지하는 러시아 등의 몇몇 국가를 제외하곤 입장 표명을 한 나라들 가운데 대부분은 과이도 의장을 지지하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먼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과이도가 재선임된 것을 축하한다며 "국회의 의지를 부정하는 마두로 전 정권을 규탄한다"고 성명을 냈습니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도 과이도 의장과 10여 분간 통화를 하고 그를 "베네수엘라의 유일한 합법적 지도자"로 인정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유럽연합을 비롯해 브라질, 칠레, 콜롬비아 등 남미 국가들도 국회의장으로 재선임된 과이도를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에 좌파 정부가 집권하고 있는 멕시코와 아르헨티나 역시 마두로 정권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민생파탄인데요.

한 나라 두 대통령에 이어 두 국회의장 사태까지 벌어지는 극심한 정국 혼란속에 가난과 폭력을 피해 베네수엘라를 등진 국민만 450만 명 이상이나 되고 있다고 합니다.

[앵커]

네, 최규연 캐스터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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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인사이드] 베네수엘라 ‘한 나라 두 대통령, 두 국회의장’?
    • 입력 2020-01-08 20:30:06
    • 수정2020-01-08 20:4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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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연 캐스터, 오늘은 어떤 내용 준비하셨나요?

[답변]

오늘은 베네수엘라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지난 5일은 베네수엘라의 새로운 국회의장을 선출하는 날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날 국회 앞에서 몸싸움이 벌어졌다고 합니다.

무슨 일인지 영상으로 보겠습니다.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의 국회의사당에 베네수엘라의 당시 국회의장이면서 임시대통령을 겸임하고 있던 후안 과이도가 도착하는 장면입니다.

후안 과이도는 야권의 대표 지도자입니다.

하지만 보시는 것처럼 국회 정문 앞에 경찰이 지키고 있어 과이도 의장이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날 경찰은 과이도 뿐만 아니라 야권 인사들의 국회 등원도 막았습니다.

[후안 과이도/베네수엘라 국회의장 : "의원들의 국회 출입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야당 의원들도 국회의장 선거에 참여해야 합니다. (언제까지 여기 계실 겁니까?) 들어갈 때까지요."]

경찰의 저지가 이어지자 과이도는 담장 위로 올라가 국회 진입을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국회 진입에는 실패하고 맙니다.

이날 과이도는 임기 1년의 베네수엘라 국회의장 선거에서 재신임받기로 예정돼 있었는데요.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이 과이도와 야당 인사들의 국회 진입을 저지하는 바람에 과이도는 표결 기회조차 얻지 못했습니다.

야권은 이날 일을 두고 "독재 정권이 의회에서 쿠데타를 일으켰다"고 비난했습니다.

[앵커]

그럼 이날 베네수엘라 국회의장 선거는 어떻게 됐습니까?

[답변]

앞서 보신 것처럼 마두로 정권이 물리력을 동원해서 과이도의 의장 연임을 막고 국회를 장악하려고 물리력을 동원했잖아요.

그리고나서 여당 단독으로 국회의장 선거를 강행했습니다.

새 의장에는 친정권 인사인 루이스 파라 의원을 선출했습니다.

야권 의원들이 경찰의 저지로 의회에 들어오지 못하면서 의장 선출을 위한 정족수가 미달됐고 이에 표결도 진행되지 못했지만, 그런데도 파라 의원의 의장 취임을 강행한 겁니다.

마두로 대통령도 국회가 새 의장을 선출했다고 공식 선언했습니다.

[니콜라스 마두로/베네수엘라 대통령 : "오늘 있었던 일에 아무도 놀라지 않게 하십시오. 그냥 국회 회기가 있었고, 새로운 이사회를 선출했다고 생각하세요."]

국회에 들어가지 못한 야당 의원들은 야권 성향 일간지 엘나시오날 본사에 모여 별도의 국회의장 선거를 열어 과이도를 의장으로 재선임했습니다.

그리고 현지시간 7일 과이도는 경찰의 봉쇄를 뚫고 국회에 들어가 다시 한 번 의장 취임 선서를 했습니다.

[후안 과이도/베네수엘라 국회의장 : "베네수엘라의 국회의장으로서 의무를 다하고, 존엄하고 번영하며 위기의 해결책을 찾을 것을 맹세합니다."]

그러니까 베네수엘라는 두 명의 대통령에 이은 두 명의 국회의장이 한 의장석을 놓고 다투게 된 셈입니다.

[앵커]

날치기로 새 의장을 선출했는데 전 의장이 재선임을 하다니 상황이 복잡하게 됐네요.

그런데 과이도 의장은 임시 대통령이라고 했는데 이것도 좀 복잡한 이야기에요.

[답변]

그렇습니다. 시작은 지난 2018년 베네수엘라 대선이었습니다.

마두로 대통령은 부정선거 논란 속에 재선에 성공했고, 지난해 1월 2번째 임기를 시작했는데요.

문제는 살인적인 물가상승과 경제난을 견디지 못한 베네수엘라 시민들이 마두로 대통령 사임을 요구하며 거리로 뛰쳐나왔습니다.

현 마두로 대통령은 거의 모든 국민이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군부의 강력한 지지로 인해 권좌에 그대로 머물러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30대 젊은 국회의장 후안 과이도는 현 상황을 대통령의 유고 상황이라고 선언했습니다.

그리고 대통령 유고시 국회의장이 권력을 승계하는 헌법에 따라 그는 임시 대통령에 취임한 것입니다.

[후안 과이도/베네수엘라 국회의장 : "베네수엘라를 책임지는 대통령으로서 국가 권력을 맡을 것을 맹세합니다."]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 등 50여 개국은 과이도의 임시 대통령 지위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쿠바, 러시아, 중국, 멕시코 등은 마두로 대통령을 여전히 지지하고 있습니다.

[앵커]

과이도가 의장으로 재선임되고 나서 국제사회 반응은 어떻습니까?

[답변]

마두로 대통령을 지지하는 러시아 등의 몇몇 국가를 제외하곤 입장 표명을 한 나라들 가운데 대부분은 과이도 의장을 지지하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먼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과이도가 재선임된 것을 축하한다며 "국회의 의지를 부정하는 마두로 전 정권을 규탄한다"고 성명을 냈습니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도 과이도 의장과 10여 분간 통화를 하고 그를 "베네수엘라의 유일한 합법적 지도자"로 인정한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유럽연합을 비롯해 브라질, 칠레, 콜롬비아 등 남미 국가들도 국회의장으로 재선임된 과이도를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에 좌파 정부가 집권하고 있는 멕시코와 아르헨티나 역시 마두로 정권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민생파탄인데요.

한 나라 두 대통령에 이어 두 국회의장 사태까지 벌어지는 극심한 정국 혼란속에 가난과 폭력을 피해 베네수엘라를 등진 국민만 450만 명 이상이나 되고 있다고 합니다.

[앵커]

네, 최규연 캐스터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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