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40대 딸 옆 중증장애 70대 어머니 구조…“며칠 방치된 듯”

입력 2020.01.15 (19:22) 수정 2020.01.15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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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증 장애로 거동이 불편한 70대 노모가 숨진 딸 옆에서 며칠간 지내다 뒤늦게 구조를 받았습니다.

숨진 딸은 평소 우울증을 앓았고, 고정적인 벌이가 없어 생활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자세한 내용, 이정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7일 이 아파트에서 딸과 함께 살던 70대 노인이 119 구조대에 의해 병원으로 실려갔습니다.

당시 노인은 심각한 탈수 증세를 보였는데, 바로 옆에는 함께 살던 40대 딸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노인을 돌보던 요양보호사가 이틀 동안 집에 들렀지만 인기척이 없자 119에 신고한 겁니다.

[경비 직원/음성변조 : "소방서 그 사람들이 빠루(장도리)를 가져왔더라고. 문을 따려고. 아무리 벨을 눌러도 안 된대."]

노모는 파킨슨병 등이 악화되면서 2년 전 중증장애 판정을 받았고 지금은 혼자 힘으로 움직일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숨진 딸에게는 고정적인 수입이 없어 이들의 생활비는 노모 앞으로 나오는 노인기초연금 등 29만 원가량이 거의 전부였습니다.

노모는 건강보험공단에서 요양 보호 서비스를 받아왔지만, 주말엔 요양 보호사가 방문하지 않아 딸이 혼자 노모를 돌봐야 했습니다.

[구청 관계자/음성변조 : "어르신에게는 (요양 보호 서비스가) 월 20번. 월 20회라고 하면 못 해도 거의 휴일 빼고는 매일 나가시는 그런 정도의 서비스는 받으셨던 것 같아요."]

홀로 어머니를 모셔온 딸은 우울증을 앓아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요양 보호사가 방문하지 않은 주말 사이 딸이 숨진 것으로 보고, 사인 파악을 위해 국과수에 부검을 의뢰했습니다.

구조된 노모는 병원에서 건강을 회복 중입니다.

지난 5일에도 치매를 앓던 노모가 아들이 숨진 줄 모르고 두 달 가량 아들 곁에 있다 발견되는 등 부양하던 자녀가 숨지면서 노인이 뒤늦게 발견되는 일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정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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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숨진 40대 딸 옆 중증장애 70대 어머니 구조…“며칠 방치된 듯”
    • 입력 2020-01-15 19:24:20
    • 수정2020-01-15 19:4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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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증 장애로 거동이 불편한 70대 노모가 숨진 딸 옆에서 며칠간 지내다 뒤늦게 구조를 받았습니다.

숨진 딸은 평소 우울증을 앓았고, 고정적인 벌이가 없어 생활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자세한 내용, 이정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7일 이 아파트에서 딸과 함께 살던 70대 노인이 119 구조대에 의해 병원으로 실려갔습니다.

당시 노인은 심각한 탈수 증세를 보였는데, 바로 옆에는 함께 살던 40대 딸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노인을 돌보던 요양보호사가 이틀 동안 집에 들렀지만 인기척이 없자 119에 신고한 겁니다.

[경비 직원/음성변조 : "소방서 그 사람들이 빠루(장도리)를 가져왔더라고. 문을 따려고. 아무리 벨을 눌러도 안 된대."]

노모는 파킨슨병 등이 악화되면서 2년 전 중증장애 판정을 받았고 지금은 혼자 힘으로 움직일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숨진 딸에게는 고정적인 수입이 없어 이들의 생활비는 노모 앞으로 나오는 노인기초연금 등 29만 원가량이 거의 전부였습니다.

노모는 건강보험공단에서 요양 보호 서비스를 받아왔지만, 주말엔 요양 보호사가 방문하지 않아 딸이 혼자 노모를 돌봐야 했습니다.

[구청 관계자/음성변조 : "어르신에게는 (요양 보호 서비스가) 월 20번. 월 20회라고 하면 못 해도 거의 휴일 빼고는 매일 나가시는 그런 정도의 서비스는 받으셨던 것 같아요."]

홀로 어머니를 모셔온 딸은 우울증을 앓아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요양 보호사가 방문하지 않은 주말 사이 딸이 숨진 것으로 보고, 사인 파악을 위해 국과수에 부검을 의뢰했습니다.

구조된 노모는 병원에서 건강을 회복 중입니다.

지난 5일에도 치매를 앓던 노모가 아들이 숨진 줄 모르고 두 달 가량 아들 곁에 있다 발견되는 등 부양하던 자녀가 숨지면서 노인이 뒤늦게 발견되는 일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정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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