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사고 났는데 “멈춰있는 차 인식 못 한다고?”

입력 2020.02.03 (21:43) 수정 2020.02.03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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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해주는 일종의 자율주행 기능인 스마트크루즈 기능이 있는 차 많이 늘어났죠.

그런데 이 기능을 켜고 운전하다 고속도로에서 추돌사고가 났는데, 제조업체가 내놓은 답변이 황당합니다.

조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고속도로에서 시속 120km로 달리는 수입 전기차.

정체 구간이 나오는 데도 속도는 줄지 않습니다.

앞에 장애물이 있다는 전방 센서는 작동했지만, 차량은 서 있는 버스를 그대로 들이받았습니다.

[사고 차량 동승자/음성변조 : " 저 앞에 차가 서 있는 걸 보고 달려가는 데 너무 끔찍했죠."]

당시 운전자는 차량 간격을 120m로 유지해주는 '스마트크루즈' 기능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센서가 작동하길래 차도 속도를 줄일 줄 알았는데 계속 달렸고, 결국, 운전자가 급히 제동을 걸었지만 사고가 났다는 것입니다.

운전자는 두 달 넘게 기다려 독일 본사의 사고조사 보고서를 받았는데 더 황당했다고 합니다.

사고 당시 기능은 모두 정상이었고 시속 50km 이상이면 멈춰 있는 물체를 인식하지 않는다고 적혀 있습니다.

이 설명대로면 '스마트크루즈' 기능은 장애물이 많은 시내에서도, 속도가 빠른 고속도로에서도, 그 어느 곳에서도 사용하기 위험합니다.

[사고 차량 운전자/음성변조 : "오늘 보고서를 보고 설명해주는 걸 보고 오늘에서야 알았어요. 그런 게 (있는 줄). 아마 운전자들은 대부분 모를걸요?"]

현재 '자율주행'으로 홍보하는 기능들은 '레벨2'로 분류되는 운전자 보조 기능입니다.

빛의 양, 속도 등에 따라 제한 조건이 비교적 광범위하고 사람이 시스템을 주도해야 합니다.

어떤 상황에서 얼마만큼 위험한지 정확히 알 수 없는 데다, 기능만 믿다 사고가 나면 책임은 온전히 운전자의 몫입니다.

[김필수/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 "국내에 판매되는 자동차 판매사나 제작사에 주의 의무를 강조할 필요가 분명히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자율주행차를 표방하는 기능들이 속속 차량에 탑재되고 있지만 관련 사고 공식 통계는 집계되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조혜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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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율주행’ 사고 났는데 “멈춰있는 차 인식 못 한다고?”
    • 입력 2020-02-03 21:46:09
    • 수정2020-02-03 21:57:51
    뉴스 9
[앵커]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해주는 일종의 자율주행 기능인 스마트크루즈 기능이 있는 차 많이 늘어났죠.

그런데 이 기능을 켜고 운전하다 고속도로에서 추돌사고가 났는데, 제조업체가 내놓은 답변이 황당합니다.

조혜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고속도로에서 시속 120km로 달리는 수입 전기차.

정체 구간이 나오는 데도 속도는 줄지 않습니다.

앞에 장애물이 있다는 전방 센서는 작동했지만, 차량은 서 있는 버스를 그대로 들이받았습니다.

[사고 차량 동승자/음성변조 : " 저 앞에 차가 서 있는 걸 보고 달려가는 데 너무 끔찍했죠."]

당시 운전자는 차량 간격을 120m로 유지해주는 '스마트크루즈' 기능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센서가 작동하길래 차도 속도를 줄일 줄 알았는데 계속 달렸고, 결국, 운전자가 급히 제동을 걸었지만 사고가 났다는 것입니다.

운전자는 두 달 넘게 기다려 독일 본사의 사고조사 보고서를 받았는데 더 황당했다고 합니다.

사고 당시 기능은 모두 정상이었고 시속 50km 이상이면 멈춰 있는 물체를 인식하지 않는다고 적혀 있습니다.

이 설명대로면 '스마트크루즈' 기능은 장애물이 많은 시내에서도, 속도가 빠른 고속도로에서도, 그 어느 곳에서도 사용하기 위험합니다.

[사고 차량 운전자/음성변조 : "오늘 보고서를 보고 설명해주는 걸 보고 오늘에서야 알았어요. 그런 게 (있는 줄). 아마 운전자들은 대부분 모를걸요?"]

현재 '자율주행'으로 홍보하는 기능들은 '레벨2'로 분류되는 운전자 보조 기능입니다.

빛의 양, 속도 등에 따라 제한 조건이 비교적 광범위하고 사람이 시스템을 주도해야 합니다.

어떤 상황에서 얼마만큼 위험한지 정확히 알 수 없는 데다, 기능만 믿다 사고가 나면 책임은 온전히 운전자의 몫입니다.

[김필수/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 : "국내에 판매되는 자동차 판매사나 제작사에 주의 의무를 강조할 필요가 분명히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자율주행차를 표방하는 기능들이 속속 차량에 탑재되고 있지만 관련 사고 공식 통계는 집계되지 않고 있습니다.

KBS 뉴스 조혜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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