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반헌법적’ 국정원 정치공작 인정…원세훈에 징역 7년

입력 2020.02.07 (21:42) 수정 2020.02.07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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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명박 정부 시절, 불법 정치공작에 국정원 예산을 쓴 혐의 등으로 기소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게 법원이 징역 7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반헌법적인 행위를 엄벌해야 한다며, 판결 이유를 밝혔습니다.

김채린 기자입니다.

[리포트]

2017년 국정원 적폐청산 TF 조사로 드러난 '민간인 댓글부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여론 조작에 동원된 댓글 부대와 우파 단체를 지원하기 위해 60억 원이 넘는 국정원 예산을 빼돌린 혐의로 같은 해 12월 기소됐습니다.

이를 시작으로 2018년 12월까지, 검찰은 모두 9차례에 걸쳐 원 전 원장을 기소했습니다.

2년여의 재판 절차를 거쳐, 법원은 오늘(7일) 원 전 원장에게 징역 7년에 자격정지 7년을 선고했습니다.

국정원 외곽 단체를 민간단체로 가장해 대통령의 안보 정책 등을 홍보하고, 청와대 지시로 어용노조 설립을 위해 국정원 자금을 지원하고, 야권 인사들을 견제하고 감시한 행위 등 많은 정치 공작과 국고 손실 혐의가 유죄로 판단됐습니다.

직위 유지를 위해 원 전 원장이 이명박 전 대통령과 이상득 전 의원에게 모두 2억 원이 넘는 국정원 돈을 뇌물로 준 혐의도 인정됐습니다.

재판부는 원 전 원장이 "반헌법적 범죄"를 저질러 국정원의 위상이 실추되고 국가안전보장 기능도 심각히 훼손됐다고 밝혔습니다.

또 다수의 국정원 직원들은 불법적인 지시에 그저 복종했고, 그 결과 국정원의 조직적, 체계적인 범행이 벌어졌다고 재판부는 지적했습니다.

한편 재판부는 직권남용 등 일부 혐의에 대해선 무죄 판단을 내렸습니다.

원 전 원장이 김재철 전 MBC 사장과 공모해 방송인 김미화 씨를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게 하고, PD수첩 제작진에게 인사불이익을 줬다는 점이 대표적입니다.

재판부는 그러나 이같은 행위가 법리상 죄가 안된다는 것이지, 합법이라는 뜻은 아니라며 이 점을 유념하라고 강조했습니다.

KBS 뉴스 김채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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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원, ‘반헌법적’ 국정원 정치공작 인정…원세훈에 징역 7년
    • 입력 2020-02-07 21:45:11
    • 수정2020-02-07 22: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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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명박 정부 시절, 불법 정치공작에 국정원 예산을 쓴 혐의 등으로 기소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게 법원이 징역 7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반헌법적인 행위를 엄벌해야 한다며, 판결 이유를 밝혔습니다.

김채린 기자입니다.

[리포트]

2017년 국정원 적폐청산 TF 조사로 드러난 '민간인 댓글부대'.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여론 조작에 동원된 댓글 부대와 우파 단체를 지원하기 위해 60억 원이 넘는 국정원 예산을 빼돌린 혐의로 같은 해 12월 기소됐습니다.

이를 시작으로 2018년 12월까지, 검찰은 모두 9차례에 걸쳐 원 전 원장을 기소했습니다.

2년여의 재판 절차를 거쳐, 법원은 오늘(7일) 원 전 원장에게 징역 7년에 자격정지 7년을 선고했습니다.

국정원 외곽 단체를 민간단체로 가장해 대통령의 안보 정책 등을 홍보하고, 청와대 지시로 어용노조 설립을 위해 국정원 자금을 지원하고, 야권 인사들을 견제하고 감시한 행위 등 많은 정치 공작과 국고 손실 혐의가 유죄로 판단됐습니다.

직위 유지를 위해 원 전 원장이 이명박 전 대통령과 이상득 전 의원에게 모두 2억 원이 넘는 국정원 돈을 뇌물로 준 혐의도 인정됐습니다.

재판부는 원 전 원장이 "반헌법적 범죄"를 저질러 국정원의 위상이 실추되고 국가안전보장 기능도 심각히 훼손됐다고 밝혔습니다.

또 다수의 국정원 직원들은 불법적인 지시에 그저 복종했고, 그 결과 국정원의 조직적, 체계적인 범행이 벌어졌다고 재판부는 지적했습니다.

한편 재판부는 직권남용 등 일부 혐의에 대해선 무죄 판단을 내렸습니다.

원 전 원장이 김재철 전 MBC 사장과 공모해 방송인 김미화 씨를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게 하고, PD수첩 제작진에게 인사불이익을 줬다는 점이 대표적입니다.

재판부는 그러나 이같은 행위가 법리상 죄가 안된다는 것이지, 합법이라는 뜻은 아니라며 이 점을 유념하라고 강조했습니다.

KBS 뉴스 김채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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