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톱으로 오스카 나누고파”…봉준호의 ‘아카데미급’ 입담

입력 2020.02.10 (21:04) 수정 2020.02.10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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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봉준호 감독은 오늘(10일) 네 번이나 시상대에 섰는데요.

특유의 입담으로 아카데미를 뒤흔들어놨습니다.

재치와 겸손이 어우러진 봉준호 표 어록, 이재희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한국인으로선 처음으로 거머쥔 오스카상.

봉준호 감독의 첫 수상 소감은 그 역사적 의미를 잊지 않았습니다.

[봉준호/'기생충' 감독 : "시나리오를 쓴다는 게 사실 고독하고 외로운 작업이죠. 사실 국가를 대표해서 쓰는 건 아닌데, (이 상은 한국이 받은 최초의 오스카 상입니다.)"]

국제영화상 수상으로 다시 무대에 오른 봉 감독.

아카데미에 대한 뼈있는 충고가 두 번째 소감이었습니다.

[봉준호/'기생충' 감독 : "외국어영화상에서 국제영화상으로 바뀌었잖아요. 이름이 상징하는 바가 있는데 오스카가 추구하는 방향에 지지와 박수를 보냅니다."]

이어 짧고 굵은 영어 한 마디로 기쁨을 나타냈습니다.

[봉준호/'기생충' 감독 : "오늘 밤은 술 마실 준비가 돼 있습니다. 내일 아침까지 말이죠."]

세계적 감독들을 제치고 받은 감독상.

함께 후보에 오른 79세 거장에게 기꺼이 존경을 표했습니다.

[봉준호/'기생충' 감독 : "영화 공부할 때 '가장 개인적인 게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제가 가장 존경하는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한 말입니다.)"]

할리우드 거장에 대한 아시아 감독의 찬사에 기립박수가 쏟아졌습니다.

다른 경쟁자들에 대한 존경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봉준호/'기생충' 감독 : "항상 제 영화를 리스트에 뽑고 좋아하고 했던 '쿠엔틴 형님'(쿠엔틴 타란티노)도 계신데 정말 사랑합니다. 쿠엔틴 'I love you'."]

작품 못지 않은 번뜩이는 유머와 재치는 단연 시상식의 화제였습니다.

[봉준호/'기생충' 감독 : "제가 너무 존경하는 멋진 감독들인데 이 트로피를 오스카 측에서 허락한다면 텍사스 전기톱으로 다섯 개로 잘라서 나누고 싶은 마음입니다."]

대부분 소감을 한국어로 말한 봉준호 감독은, 시상식에서까지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으며 세계 영화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했습니다.

KBS 뉴스 이재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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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기톱으로 오스카 나누고파”…봉준호의 ‘아카데미급’ 입담
    • 입력 2020-02-10 21:06:59
    • 수정2020-02-10 22: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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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봉준호 감독은 오늘(10일) 네 번이나 시상대에 섰는데요.

특유의 입담으로 아카데미를 뒤흔들어놨습니다.

재치와 겸손이 어우러진 봉준호 표 어록, 이재희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한국인으로선 처음으로 거머쥔 오스카상.

봉준호 감독의 첫 수상 소감은 그 역사적 의미를 잊지 않았습니다.

[봉준호/'기생충' 감독 : "시나리오를 쓴다는 게 사실 고독하고 외로운 작업이죠. 사실 국가를 대표해서 쓰는 건 아닌데, (이 상은 한국이 받은 최초의 오스카 상입니다.)"]

국제영화상 수상으로 다시 무대에 오른 봉 감독.

아카데미에 대한 뼈있는 충고가 두 번째 소감이었습니다.

[봉준호/'기생충' 감독 : "외국어영화상에서 국제영화상으로 바뀌었잖아요. 이름이 상징하는 바가 있는데 오스카가 추구하는 방향에 지지와 박수를 보냅니다."]

이어 짧고 굵은 영어 한 마디로 기쁨을 나타냈습니다.

[봉준호/'기생충' 감독 : "오늘 밤은 술 마실 준비가 돼 있습니다. 내일 아침까지 말이죠."]

세계적 감독들을 제치고 받은 감독상.

함께 후보에 오른 79세 거장에게 기꺼이 존경을 표했습니다.

[봉준호/'기생충' 감독 : "영화 공부할 때 '가장 개인적인 게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제가 가장 존경하는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한 말입니다.)"]

할리우드 거장에 대한 아시아 감독의 찬사에 기립박수가 쏟아졌습니다.

다른 경쟁자들에 대한 존경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봉준호/'기생충' 감독 : "항상 제 영화를 리스트에 뽑고 좋아하고 했던 '쿠엔틴 형님'(쿠엔틴 타란티노)도 계신데 정말 사랑합니다. 쿠엔틴 'I love you'."]

작품 못지 않은 번뜩이는 유머와 재치는 단연 시상식의 화제였습니다.

[봉준호/'기생충' 감독 : "제가 너무 존경하는 멋진 감독들인데 이 트로피를 오스카 측에서 허락한다면 텍사스 전기톱으로 다섯 개로 잘라서 나누고 싶은 마음입니다."]

대부분 소감을 한국어로 말한 봉준호 감독은, 시상식에서까지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으며 세계 영화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했습니다.

KBS 뉴스 이재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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