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인사이드] 인도 시민권법 시위 격화

입력 2020.02.27 (20:39) 수정 2020.02.27 (20:5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최규연 캐스터, 오늘은 어떤 소식 준비하셨나요?

[답변]

네, 오늘은 인도에서 격화하고 있는 시위 소식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앵커]

사망자 소식도 있던데 이 정도로 격렬하게 시위를 벌이는 이유가 뭐죠?

[답변]

지난해 12월에 인도 국회를 통과한 개정 시민권법 때문입니다.

이 법안에 대한 찬.반 시위가 인도 전역에서 열리면서 찬성-반대파 간의 유혈 충돌이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 25일 뉴델리입니다.

쇠막대를 든 시위대가 경찰을 향해 돌을 던지고 있습니다.

경찰의 진압에도 시위대들은 차량에 불을 지르며 저항했습니다.

처음에는 경찰과 대치하던 시위대가 상대편 시위대에게 돌을 던지면서 시위는 더욱 격렬한 양상으로 전개됐습니다.

[히만슈/뉴델리 학생 : "시위대는 구호를 외치면서 돌을 던졌고, 상점을 약탈했어요. 총격전도 있었어요. 주민들은 집을 떠났습니다."]

지난 23일부터 찬반 시위대 간 충돌은 더욱 격화됐고 수도인 뉴델리 동북부 지역으로 광범위하게 퍼져나갔습니다.

투석전은 물론이고 염산 투척에 방화까지 이어지면서 인명 피해를 낳았습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번 시위대간 충돌로 현재까지 34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200여 명은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고 합니다.

[앵커]

시위가 계속될 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도를 방문했잖아요!

[답변]

그렇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지난 25일 인도 뉴델리를 방문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있었던 뉴델리 도심과 시위 장소까지는 불과 15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을 만큼 가까운 거리였거든요.

당국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 병력 수천 명을 현장에 파견했고, 유사시 사살 명령까지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시위 현장 인근 학교에는 휴교령이 내려지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당국의 강경 대응으로 어제부터 시위 양상이 가라앉는 듯하지만 뉴델리 동쪽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유혈 충돌이 계속돼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시민권법이 어떻게 개정됐기에 이런 유혈 충돌이 일어나는 것입니까?

[답변]

네 개정법은 인도 인접국인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등 3개국에서 종교 박해를 피해 인도로 온 사람들의 시민권 취득을 쉽게하는 것이 주요골잡니다.

심지어 2015년 이전에 인도로 건너온 불법 이민자들에게도 혜택이 돌아갑니다.

[앵커]

인도 입장에서는 매우 대승적으로 결단을 내린 것 같은데 이런 충돌이 일어나는 것이 이해가 좀 안되는데요?

[답변]

문제는 시민권을 얻는데 있어서 종교적으로 차별을 뒀기 때문입니다.

개정안에는 힌두교, 시크교, 불교, 기독교 등을 믿는 이들은 과거보다 쉽게 시민권을 얻을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개정안에 이슬람교를 믿는 사람들만 제외됐습니다.

[앵커]

이슬람교만 빼놓고 있다면 무슬림들은 차별받는다면서 반발이 클 수 있겠네요.

[답변]

그렇습니다.

인도 무슬림 인구는 2억 명입니다.

인도 인구 13억 5천만 명 중 14%에 달하는 정도입니다.

많은 무슬림들은 인도 헌법이 모든 종교를 공평하게 대하는 세속주의를 표방하고 있다지만, 이 개정법에 따르면 사실상 무슬림을 배척하는 것이고 이는 추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시만타 타쿠리아/뉴델리 학생 : "시민권법 개정안은 우리의 정체성과 문화, 사회에 위협이 되기 때문에 반대합니다."]

하지만 이슬람에 부정적이고 인도 인구의 다수를 차지하는 힌두교도들은 이 개정법을 찬성하면서 찬반 간 갈등이 더 커진 겁니다.

[앵커]

인도 의회가 이런 분열의 시민권법을 개정한 이유는 뭔가요?

[답변]

지난 2014년부터 집권 중인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영향이 큽니다.

모디 총리가 이끄는 인도국민당은 힌두민족주의 성향을 강조하고, 노골적인 반이슬람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모디 총리는 지난 2014년 총선 승리 직후 힌두교 성지로 꼽히는 바라나시를 찾은 것을 시작으로 공무원들에게 힌디어를 사용할 것을 지시하는 등 힌두민족주의 정책을 강화해왔습니다.

또 지난해 재집권에 성공한 이후에는 무슬림 주민이 전체 70%에 달하는 인도령 카슈미르에 대해 특별자치구 지위를 박탈했습니다.

하지만 모디 총리는 이번 개정안에 대해 시민권을 주는 법이지 빼앗는 법이 아니라며 무슬림에게 걱정할 필요 없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나렌드라 모디/인도 총리 : "(시민권법 개정안을 적용해도) 힌두교, 이슬람교, 시크교 등 누구든 영향을 받지 않을 것입니다."]

시민권법 개정안은 앞으로 연방대법원이 검토한 후 총리가 서명하면 최종 제정될 예정인데요.

하지만 찬반 시위는 계속되는 데다 경찰을 관할하는 연방정부와 델리 주 정부 간 신경전까지 벌어지는 등 개정 시민권법을 둘러싸고 인도 사회가 극도로 혼란 상태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앵커]

네, 최규연 캐스터 잘 들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글로벌24 인사이드] 인도 시민권법 시위 격화
    • 입력 2020-02-27 20:40:04
    • 수정2020-02-27 20:55:15
    글로벌24
[앵커]

최규연 캐스터, 오늘은 어떤 소식 준비하셨나요?

[답변]

네, 오늘은 인도에서 격화하고 있는 시위 소식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앵커]

사망자 소식도 있던데 이 정도로 격렬하게 시위를 벌이는 이유가 뭐죠?

[답변]

지난해 12월에 인도 국회를 통과한 개정 시민권법 때문입니다.

이 법안에 대한 찬.반 시위가 인도 전역에서 열리면서 찬성-반대파 간의 유혈 충돌이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 25일 뉴델리입니다.

쇠막대를 든 시위대가 경찰을 향해 돌을 던지고 있습니다.

경찰의 진압에도 시위대들은 차량에 불을 지르며 저항했습니다.

처음에는 경찰과 대치하던 시위대가 상대편 시위대에게 돌을 던지면서 시위는 더욱 격렬한 양상으로 전개됐습니다.

[히만슈/뉴델리 학생 : "시위대는 구호를 외치면서 돌을 던졌고, 상점을 약탈했어요. 총격전도 있었어요. 주민들은 집을 떠났습니다."]

지난 23일부터 찬반 시위대 간 충돌은 더욱 격화됐고 수도인 뉴델리 동북부 지역으로 광범위하게 퍼져나갔습니다.

투석전은 물론이고 염산 투척에 방화까지 이어지면서 인명 피해를 낳았습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번 시위대간 충돌로 현재까지 34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200여 명은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고 합니다.

[앵커]

시위가 계속될 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도를 방문했잖아요!

[답변]

그렇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지난 25일 인도 뉴델리를 방문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있었던 뉴델리 도심과 시위 장소까지는 불과 15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을 만큼 가까운 거리였거든요.

당국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 병력 수천 명을 현장에 파견했고, 유사시 사살 명령까지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시위 현장 인근 학교에는 휴교령이 내려지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당국의 강경 대응으로 어제부터 시위 양상이 가라앉는 듯하지만 뉴델리 동쪽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유혈 충돌이 계속돼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시민권법이 어떻게 개정됐기에 이런 유혈 충돌이 일어나는 것입니까?

[답변]

네 개정법은 인도 인접국인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등 3개국에서 종교 박해를 피해 인도로 온 사람들의 시민권 취득을 쉽게하는 것이 주요골잡니다.

심지어 2015년 이전에 인도로 건너온 불법 이민자들에게도 혜택이 돌아갑니다.

[앵커]

인도 입장에서는 매우 대승적으로 결단을 내린 것 같은데 이런 충돌이 일어나는 것이 이해가 좀 안되는데요?

[답변]

문제는 시민권을 얻는데 있어서 종교적으로 차별을 뒀기 때문입니다.

개정안에는 힌두교, 시크교, 불교, 기독교 등을 믿는 이들은 과거보다 쉽게 시민권을 얻을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개정안에 이슬람교를 믿는 사람들만 제외됐습니다.

[앵커]

이슬람교만 빼놓고 있다면 무슬림들은 차별받는다면서 반발이 클 수 있겠네요.

[답변]

그렇습니다.

인도 무슬림 인구는 2억 명입니다.

인도 인구 13억 5천만 명 중 14%에 달하는 정도입니다.

많은 무슬림들은 인도 헌법이 모든 종교를 공평하게 대하는 세속주의를 표방하고 있다지만, 이 개정법에 따르면 사실상 무슬림을 배척하는 것이고 이는 추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시만타 타쿠리아/뉴델리 학생 : "시민권법 개정안은 우리의 정체성과 문화, 사회에 위협이 되기 때문에 반대합니다."]

하지만 이슬람에 부정적이고 인도 인구의 다수를 차지하는 힌두교도들은 이 개정법을 찬성하면서 찬반 간 갈등이 더 커진 겁니다.

[앵커]

인도 의회가 이런 분열의 시민권법을 개정한 이유는 뭔가요?

[답변]

지난 2014년부터 집권 중인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영향이 큽니다.

모디 총리가 이끄는 인도국민당은 힌두민족주의 성향을 강조하고, 노골적인 반이슬람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모디 총리는 지난 2014년 총선 승리 직후 힌두교 성지로 꼽히는 바라나시를 찾은 것을 시작으로 공무원들에게 힌디어를 사용할 것을 지시하는 등 힌두민족주의 정책을 강화해왔습니다.

또 지난해 재집권에 성공한 이후에는 무슬림 주민이 전체 70%에 달하는 인도령 카슈미르에 대해 특별자치구 지위를 박탈했습니다.

하지만 모디 총리는 이번 개정안에 대해 시민권을 주는 법이지 빼앗는 법이 아니라며 무슬림에게 걱정할 필요 없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나렌드라 모디/인도 총리 : "(시민권법 개정안을 적용해도) 힌두교, 이슬람교, 시크교 등 누구든 영향을 받지 않을 것입니다."]

시민권법 개정안은 앞으로 연방대법원이 검토한 후 총리가 서명하면 최종 제정될 예정인데요.

하지만 찬반 시위는 계속되는 데다 경찰을 관할하는 연방정부와 델리 주 정부 간 신경전까지 벌어지는 등 개정 시민권법을 둘러싸고 인도 사회가 극도로 혼란 상태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앵커]

네, 최규연 캐스터 잘 들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