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가족 격리’…대구서 온 가족 감염 잇따라

입력 2020.03.10 (21:37) 수정 2020.03.10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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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구·경북 지역엔 병원이나 생활치료센터에 들어가지 못하고, 집에서 대기하고 있는 확진 환자가 천 5백명이 넘습니다.

문제는 자가격리된 확진자의 가족까지 함께 격리돼 바이러스의 위협에 노출돼 있다는 겁니다.

박진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가족 4명이 사는 대구 달서구의 한 가정집.

지난 1일 할아버지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할머니와 아버지, 손녀는 할아버지의 접촉자로 자가격리 대상이 됐습니다.

사흘 뒤, 이번엔 아버지가 확정 판정을 받았고, 격리시설로 이송되지 못한 채 집에서 대기하던 중 어제(9일), 할머니가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열흘 새 가족 네 명 중 세 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겁니다.

아직 3살 손녀는 감염되지 않았는데, 완벽하게 분리되긴 어렵습니다.

[A 씨/대구 지역 확진 환자/음성변조 : "어머니(할머니)도 힘들고 아기가 자꾸 들어오려고 하고 그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접촉은 있어요."]

확진 판정을 받은 B 씨도 불안한 마음으로 집에서 어린 두 자녀와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B 씨/대구 지역 확진 환자/음성변조 : "(자녀들이) 음성인지 양성인지도 모르고. 그렇게 소통도 안 되는 상황에서 어쨌든 저도 확진자고 속상하고 하루하루 힘든데 자꾸 그런 전화를, (보건소는) 답도 없는…."]

지침에는 확진 환자도 자가 격리가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확진자가 가족과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면, 감염시킬 우려가 있다는 겁니다.

[기모란/국립암센터대학원 교수 : "병원에서 확진 환자 볼 때 의료인이 방호복 입고 하는데 집에서 가족들이 그렇게 하고 있나요? 그거 아니잖아요. 엄청 전염력이 높아서 가족 한 명 걸리면 거의 다 가족들이 걸리는데 집에 (같이) 있으라고 하는 건 말이 안 되죠."]

방역당국조차도 집에 있는 확진자의 가족이 감염될 수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윤태호/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 : "(자가격리) 준칙을 바로 엄격하게 지키기가 어려운 상황에서는 가정 내에서 확진자를 통한 접촉자들에 의한 양성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대구, 경북 지역엔 자가격리하는 확진자가 천 5백여 명에 이르고 있지만, 함께 생활하는 가족의 규모는 파악조차 안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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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안한 ‘가족 격리’…대구서 온 가족 감염 잇따라
    • 입력 2020-03-10 21:39:27
    • 수정2020-03-10 21:42:10
    뉴스 9
[앵커]

대구·경북 지역엔 병원이나 생활치료센터에 들어가지 못하고, 집에서 대기하고 있는 확진 환자가 천 5백명이 넘습니다.

문제는 자가격리된 확진자의 가족까지 함께 격리돼 바이러스의 위협에 노출돼 있다는 겁니다.

박진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가족 4명이 사는 대구 달서구의 한 가정집.

지난 1일 할아버지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할머니와 아버지, 손녀는 할아버지의 접촉자로 자가격리 대상이 됐습니다.

사흘 뒤, 이번엔 아버지가 확정 판정을 받았고, 격리시설로 이송되지 못한 채 집에서 대기하던 중 어제(9일), 할머니가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열흘 새 가족 네 명 중 세 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겁니다.

아직 3살 손녀는 감염되지 않았는데, 완벽하게 분리되긴 어렵습니다.

[A 씨/대구 지역 확진 환자/음성변조 : "어머니(할머니)도 힘들고 아기가 자꾸 들어오려고 하고 그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접촉은 있어요."]

확진 판정을 받은 B 씨도 불안한 마음으로 집에서 어린 두 자녀와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B 씨/대구 지역 확진 환자/음성변조 : "(자녀들이) 음성인지 양성인지도 모르고. 그렇게 소통도 안 되는 상황에서 어쨌든 저도 확진자고 속상하고 하루하루 힘든데 자꾸 그런 전화를, (보건소는) 답도 없는…."]

지침에는 확진 환자도 자가 격리가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확진자가 가족과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면, 감염시킬 우려가 있다는 겁니다.

[기모란/국립암센터대학원 교수 : "병원에서 확진 환자 볼 때 의료인이 방호복 입고 하는데 집에서 가족들이 그렇게 하고 있나요? 그거 아니잖아요. 엄청 전염력이 높아서 가족 한 명 걸리면 거의 다 가족들이 걸리는데 집에 (같이) 있으라고 하는 건 말이 안 되죠."]

방역당국조차도 집에 있는 확진자의 가족이 감염될 수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윤태호/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 : "(자가격리) 준칙을 바로 엄격하게 지키기가 어려운 상황에서는 가정 내에서 확진자를 통한 접촉자들에 의한 양성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대구, 경북 지역엔 자가격리하는 확진자가 천 5백여 명에 이르고 있지만, 함께 생활하는 가족의 규모는 파악조차 안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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