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124년 사상 첫 ‘연기’…7조원 ‘허공’에

입력 2020.03.25 (21:22) 수정 2020.03.25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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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저주받은 올림픽이라고 하면 언론이 좋아하겠지만 현실이 그렇다. 40년마다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우리에겐 망언 제조기로도 유명한,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가 했던 그 말. 현실이 됐습니다.

실제 일본은 1940년, 자신들이 일으킨 중일전쟁으로 인해 도쿄올림픽 개최권을 반납했죠.

40년 뒤 열린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은 냉전으로 서방국가들이 불참해 '반쪽 올림픽’ 이라는 꼬리표를 달았습니다.

또다시 40년 뒤인 2020년.

올림픽엔 또다시 차질이 생겼습니다.

도쿄올림픽 성화를 일컬어 '부흥의 불'이라고 표현했던 일본.

하지만 그들이 내세웠던 부흥의 기치는 우여곡절 끝에 사상 처음으로 1년 미뤄졌습니다.

도쿄 황현택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성화 봉송을 하루 앞둔 후쿠시마현 J-빌리지.

대형 무대가 철거되고, 꽃장식 등은 전부 무용지물이 됐습니다.

올림픽 1년 연기로 봉송 행사가 전면 취소된 탓입니다.

[관광객 : "(성화가) 달리는 장면을 보고 싶었는데요. 너무나 아쉽네요."]

올림픽이 연기된 건 124년 근대올림픽 역사상 처음입니다.

내년 개최가 목표이지만, 대회 명칭은 '2020 도쿄올림픽', 그대로 유지됩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미국과 유럽에서의 코로나19 확대가 연기의 직접적인 배경이라고 밝혔고,

[토마스 바흐/IOC 위원장 : "일본 내 안전에 대한 의구심보다는 각국에서 (올림픽) 참가가 가능할지가 문제가 된 겁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매우 현명하고, 훌륭한 결정"이라며 지지의 뜻을 밝혔습니다.

'대회 취소'라는 최악의 사태는 피했지만, 문제는 지금부터입니다.

당장 연기에 따른 막대한 손실부터 감당해야 할 처지입니다.

새로운 선수 선발과 경기장·선수촌 유지·관리 등에 6천4백억 엔, 우리 돈 7조 원 넘는 경제 손실이 예상되기도 했습니다.

[고이케 유리코/도쿄도지사 : "어휴, 지금부터가 큰일이네요. 문제가 산더미이겠지만 그래도 취소되는 것보다는 낫겠죠."]

'부흥'의 기치를 내건 올림픽이 암초를 만나면서 아베 총리도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해졌습니다.

도쿄신문은 "총리가 주도해 정권 부양에 이용한 올림픽이 난국을 맞았다"고 꼬집었습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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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쿄올림픽 124년 사상 첫 ‘연기’…7조원 ‘허공’에
    • 입력 2020-03-25 21:23:35
    • 수정2020-03-25 22:22:14
    뉴스 9
[앵커]

"저주받은 올림픽이라고 하면 언론이 좋아하겠지만 현실이 그렇다. 40년마다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우리에겐 망언 제조기로도 유명한,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가 했던 그 말. 현실이 됐습니다.

실제 일본은 1940년, 자신들이 일으킨 중일전쟁으로 인해 도쿄올림픽 개최권을 반납했죠.

40년 뒤 열린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은 냉전으로 서방국가들이 불참해 '반쪽 올림픽’ 이라는 꼬리표를 달았습니다.

또다시 40년 뒤인 2020년.

올림픽엔 또다시 차질이 생겼습니다.

도쿄올림픽 성화를 일컬어 '부흥의 불'이라고 표현했던 일본.

하지만 그들이 내세웠던 부흥의 기치는 우여곡절 끝에 사상 처음으로 1년 미뤄졌습니다.

도쿄 황현택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성화 봉송을 하루 앞둔 후쿠시마현 J-빌리지.

대형 무대가 철거되고, 꽃장식 등은 전부 무용지물이 됐습니다.

올림픽 1년 연기로 봉송 행사가 전면 취소된 탓입니다.

[관광객 : "(성화가) 달리는 장면을 보고 싶었는데요. 너무나 아쉽네요."]

올림픽이 연기된 건 124년 근대올림픽 역사상 처음입니다.

내년 개최가 목표이지만, 대회 명칭은 '2020 도쿄올림픽', 그대로 유지됩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미국과 유럽에서의 코로나19 확대가 연기의 직접적인 배경이라고 밝혔고,

[토마스 바흐/IOC 위원장 : "일본 내 안전에 대한 의구심보다는 각국에서 (올림픽) 참가가 가능할지가 문제가 된 겁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매우 현명하고, 훌륭한 결정"이라며 지지의 뜻을 밝혔습니다.

'대회 취소'라는 최악의 사태는 피했지만, 문제는 지금부터입니다.

당장 연기에 따른 막대한 손실부터 감당해야 할 처지입니다.

새로운 선수 선발과 경기장·선수촌 유지·관리 등에 6천4백억 엔, 우리 돈 7조 원 넘는 경제 손실이 예상되기도 했습니다.

[고이케 유리코/도쿄도지사 : "어휴, 지금부터가 큰일이네요. 문제가 산더미이겠지만 그래도 취소되는 것보다는 낫겠죠."]

'부흥'의 기치를 내건 올림픽이 암초를 만나면서 아베 총리도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해졌습니다.

도쿄신문은 "총리가 주도해 정권 부양에 이용한 올림픽이 난국을 맞았다"고 꼬집었습니다.

도쿄에서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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