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영업 재개하면 뭐하나…식당 주인들 ‘사회적 거리두기’에 타격

입력 2020.05.20 (10:48) 수정 2020.05.20 (11:0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봉쇄령으로 닫혔던 세계 곳곳의 식당 문이 하나둘 열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수용 가능한 손님 수가 크게 줄면서 손해를 보면서까지 식당 문을 열어야 하는지 고민이 커지고 있는데요.

지구촌 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이달 초부터 각국이 단계적 봉쇄 완화에 들어가면서 식당들도 손님 맞이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아직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은 만큼 영업 재개 이후에도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은 지켜져야 하는데요.

한 번에 식당에 들어 올 수 있는 인원을 제한해야 하고, 테이블도 일정 간격 이상 띄어야 하는 등 몇 가지 조건을 준수해야 합니다.

이탈리아 한 식당은 과거 테이블이 빼곡했던 앞마당에 테이블을 2개 정도만 놓을 수 있게 됐습니다.

[안나 마리아 푸스코/주점 주인 : "의자를 몇 개나 놓을 수 있을지 보고 있습니다. 2~3개 정도인데. 예전에는 테이블이 가득 찼던 곳입니다. 다시 손님이 가득 차길 기원합니다."]

다른 테이블과의 접촉을 피하고자 테이블마다 투명 가림막을 설치한 곳도 있는데요.

창의적인 거리 두기로 손님들을 끌어모으려는 식당들도 있습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선 투명한 벽면을 통해 주변 경치를 감상하면서 다른 손님들과 떨어져 격리된 채 식사를 할 수 있는 '온실 식당'이 등장했는데요.

미국 메릴랜드주에선 손님들 사이에 거리 두기가 가능하도록 이동식 튜브 테이블을 준비했습니다.

독일의 한 카페에선 '거리 두기 모자'를 씌워줘 입소문을 타고 있는데요.

이처럼 재치있는 방법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에 대처하는 곳도 있지만, 지구촌 대다수의 식당에선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지침에 맞춰 장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이탈리아의 식당 주인들은 아예 식당 문도 열지 않고 거리로 몰려나왔습니다.

[파비오 자네텔로/이탈리아 식당 운영 : "지난 월요일에도 다시 식당 문을 열 수 없었습니다. 식당 직원이 6명인데, 6개 테이블만 받을 수 있기 때문이죠."]

식당을 운영하기 위해선 어느 정도의 손님 수와 이동 인구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거리 두기와 같은 제한 속에선 손님 수가 줄어 식당 문을 열어도 아무런 이익이 남지 않는단 겁니다.

오히려 손실을 볼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나오는데요.

[마이다 머큐리/이탈리아 식당 운영 : "이 상태로 문을 다시 열면 직원 비용, 임대료 등 때문에 빚더미에 안게 됩니다."]

영국의 260여 개 업체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벌인 결과,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이 유지되는 한 영업을 다시 하지 않겠다'는 업체가 4분의 3을 차지했습니다.

거리 두기 지침을 유지하며 점포를 유지할 자신도 없고, 손해를 보며 장사하느니 차라리 문을 닫겠단 겁니다.

[사이 치/중식당 운영 : "솔직히 말하면 규칙에 따라 2m 거리 두기를 유지하려면 좌석의 70%를 없애고, 30%만 운영해야 합니다."]

식당들은 정부 지원 없이 수용 고객을 절반 이상 줄이면 수많은 가게가 폐업하고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합니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 명에 달하는 식당과 술집 종업원들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 조치로 일자리를 잃었는데요.

코로나19를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 두기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이에 따른 고통과 갈등은 지구촌 모두가 풀어야 할 고민거리가 됐습니다.

▶ ‘ 코로나19 확산 우려’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지구촌 IN] 영업 재개하면 뭐하나…식당 주인들 ‘사회적 거리두기’에 타격
    • 입력 2020-05-20 10:48:32
    • 수정2020-05-20 11:02:23
    지구촌뉴스
[앵커]

봉쇄령으로 닫혔던 세계 곳곳의 식당 문이 하나둘 열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수용 가능한 손님 수가 크게 줄면서 손해를 보면서까지 식당 문을 열어야 하는지 고민이 커지고 있는데요.

지구촌 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이달 초부터 각국이 단계적 봉쇄 완화에 들어가면서 식당들도 손님 맞이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아직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은 만큼 영업 재개 이후에도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은 지켜져야 하는데요.

한 번에 식당에 들어 올 수 있는 인원을 제한해야 하고, 테이블도 일정 간격 이상 띄어야 하는 등 몇 가지 조건을 준수해야 합니다.

이탈리아 한 식당은 과거 테이블이 빼곡했던 앞마당에 테이블을 2개 정도만 놓을 수 있게 됐습니다.

[안나 마리아 푸스코/주점 주인 : "의자를 몇 개나 놓을 수 있을지 보고 있습니다. 2~3개 정도인데. 예전에는 테이블이 가득 찼던 곳입니다. 다시 손님이 가득 차길 기원합니다."]

다른 테이블과의 접촉을 피하고자 테이블마다 투명 가림막을 설치한 곳도 있는데요.

창의적인 거리 두기로 손님들을 끌어모으려는 식당들도 있습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선 투명한 벽면을 통해 주변 경치를 감상하면서 다른 손님들과 떨어져 격리된 채 식사를 할 수 있는 '온실 식당'이 등장했는데요.

미국 메릴랜드주에선 손님들 사이에 거리 두기가 가능하도록 이동식 튜브 테이블을 준비했습니다.

독일의 한 카페에선 '거리 두기 모자'를 씌워줘 입소문을 타고 있는데요.

이처럼 재치있는 방법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에 대처하는 곳도 있지만, 지구촌 대다수의 식당에선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지침에 맞춰 장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이탈리아의 식당 주인들은 아예 식당 문도 열지 않고 거리로 몰려나왔습니다.

[파비오 자네텔로/이탈리아 식당 운영 : "지난 월요일에도 다시 식당 문을 열 수 없었습니다. 식당 직원이 6명인데, 6개 테이블만 받을 수 있기 때문이죠."]

식당을 운영하기 위해선 어느 정도의 손님 수와 이동 인구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거리 두기와 같은 제한 속에선 손님 수가 줄어 식당 문을 열어도 아무런 이익이 남지 않는단 겁니다.

오히려 손실을 볼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나오는데요.

[마이다 머큐리/이탈리아 식당 운영 : "이 상태로 문을 다시 열면 직원 비용, 임대료 등 때문에 빚더미에 안게 됩니다."]

영국의 260여 개 업체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벌인 결과,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이 유지되는 한 영업을 다시 하지 않겠다'는 업체가 4분의 3을 차지했습니다.

거리 두기 지침을 유지하며 점포를 유지할 자신도 없고, 손해를 보며 장사하느니 차라리 문을 닫겠단 겁니다.

[사이 치/중식당 운영 : "솔직히 말하면 규칙에 따라 2m 거리 두기를 유지하려면 좌석의 70%를 없애고, 30%만 운영해야 합니다."]

식당들은 정부 지원 없이 수용 고객을 절반 이상 줄이면 수많은 가게가 폐업하고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합니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수백만 명에 달하는 식당과 술집 종업원들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 조치로 일자리를 잃었는데요.

코로나19를 막기 위해 사회적 거리 두기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이에 따른 고통과 갈등은 지구촌 모두가 풀어야 할 고민거리가 됐습니다.

▶ ‘ 코로나19 확산 우려’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