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신고 ‘72시간 내 현장 조사’ 안 지켜…경찰도 보호기관도 손 놔

입력 2020.06.08 (19:24) 수정 2020.06.08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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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9살 어린이가 의붓어머니에 의해 여행용 가방에 갇혔다 숨진 사건, 국민의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는데요.

한 달 전 학대 의심신고가 접수됐는데도 이를 막지 못해 안타까움을 더했는데요.

보건복지부 규정엔 아동학대 의심신고 접수 후 늦어도 72시간 내 현장 조사하도록 돼 있지만 경찰도, 아동보호기관도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습니다.

최선중 기자입니다.

[리포트]

여행용 가방 안에 7시간이나 갇혀있다 질식사한 9살 A군.

어린이날인 지난달 5일 머리를 다쳐 부모와 함께 이 병원 응급실을 찾았습니다.

몸의 멍자국과 흉터를 본 의료진은 이틀 뒤 경찰에 아동학대 의심신고를 했지만, 가정 방문은 일주일이 지나서야 이뤄졌습니다.

보건복지부 업무규정엔 아동학대 신고시 응급 상황일 경우 12시간 이내에, 그 외의 경우 72시간 내에 지체없이 현장 조사하도록 돼 있습니다.

그런데도 경찰은 아동보호기관에게만 맡긴 채 손을 놓고 있었고,

[경찰/음성변조 : "아이의 심리상태, 정서적 안정이 더 중요하잖아요. 경찰이 방문하는 것보다…"]

아동보호기관도 코로나19로 방문을 미뤄달라는 의붓어머니의 요청을 의심 없이 그대로 받아들였습니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음성변조 : "저희가 병원으로 가지 않고 가정으로 방문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저희가 이미 갔을 때는 아이의 상흔같은 것들이 사라진…"]

조사 주체가 불분명한 데다 있는 업무규정마저 지켜지지 않아 이번 사건이 발생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김철민/더불어민주당 의원 : "신고 접수 후 바로 부모와 아이를 조사하고 조사된 결과를 가지고 신속하게 조처 및 대처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법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3만여 건이 접수되는 등 아동학대 신고는 해마다 늘고 있지만 허술한 현장 조사와 관리 감독 탓에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선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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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대 신고 ‘72시간 내 현장 조사’ 안 지켜…경찰도 보호기관도 손 놔
    • 입력 2020-06-08 19:26:07
    • 수정2020-06-08 19:30:04
    뉴스 7
[앵커]

최근 9살 어린이가 의붓어머니에 의해 여행용 가방에 갇혔다 숨진 사건, 국민의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는데요.

한 달 전 학대 의심신고가 접수됐는데도 이를 막지 못해 안타까움을 더했는데요.

보건복지부 규정엔 아동학대 의심신고 접수 후 늦어도 72시간 내 현장 조사하도록 돼 있지만 경찰도, 아동보호기관도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습니다.

최선중 기자입니다.

[리포트]

여행용 가방 안에 7시간이나 갇혀있다 질식사한 9살 A군.

어린이날인 지난달 5일 머리를 다쳐 부모와 함께 이 병원 응급실을 찾았습니다.

몸의 멍자국과 흉터를 본 의료진은 이틀 뒤 경찰에 아동학대 의심신고를 했지만, 가정 방문은 일주일이 지나서야 이뤄졌습니다.

보건복지부 업무규정엔 아동학대 신고시 응급 상황일 경우 12시간 이내에, 그 외의 경우 72시간 내에 지체없이 현장 조사하도록 돼 있습니다.

그런데도 경찰은 아동보호기관에게만 맡긴 채 손을 놓고 있었고,

[경찰/음성변조 : "아이의 심리상태, 정서적 안정이 더 중요하잖아요. 경찰이 방문하는 것보다…"]

아동보호기관도 코로나19로 방문을 미뤄달라는 의붓어머니의 요청을 의심 없이 그대로 받아들였습니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음성변조 : "저희가 병원으로 가지 않고 가정으로 방문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저희가 이미 갔을 때는 아이의 상흔같은 것들이 사라진…"]

조사 주체가 불분명한 데다 있는 업무규정마저 지켜지지 않아 이번 사건이 발생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김철민/더불어민주당 의원 : "신고 접수 후 바로 부모와 아이를 조사하고 조사된 결과를 가지고 신속하게 조처 및 대처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법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3만여 건이 접수되는 등 아동학대 신고는 해마다 늘고 있지만 허술한 현장 조사와 관리 감독 탓에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선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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