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회 가혹행위 전수조사…“익명성 보장돼야”

입력 2020.07.16 (19:29) 수정 2020.07.16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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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 최숙현 선수 사망 사건을 계기로 대구경북 자치단체들이 실업팀 선수들을 대상으로 가혹행위가 있었는지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익명성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 등 허술하게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서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지홍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실업팀 내 가혹행위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대구시와 경상북도에서 만든 설문지입니다.

질문은 10개 남짓, 폭행 당한 횟수나 장소 등 피해 상황을 작성하도록 돼있습니다.

설문지는 각 기초단체에 전달돼 조사가 진행되지만, 조사 방식은 제각각입니다.

훈련장에서 선수들을 만나 설문지를 작성하게 하거나, 답변을 휴대전화 메시지로 받는 기초단체도 있습니다.

[대구 ○○구청 담당자/음성변조 : "신분 비밀 유지하라고 해서 (선수들) 개개인한테 휴대폰으로 설문조사지를 보내서 개별적으로 다 받았습니다."]

더 큰 문제는 상당수 기초단체들이 감독과 일정을 조율해 설문조사를 진행한다는 점입니다.

감독 눈치가 보여 가혹행위 실태를 제대로 적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대구 □□구청 담당자/음성변조 : "(선수들에게) 방에 들어가서 각각 적으라고 했거든요... 감독도 오라고 해서, 감독도 같이 있었어요."]

사실상 이번 실업팀 가혹행위에 대한 실태조사는 소규모 조직의 폐쇄적인 체육계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겁니다.

따라서 형식적 조사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실업팀 선수/음성변조 : "사람(선수)의 성향이 너무 다르니까 좀 이게(실태조사) 솔직하게 과연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이 들긴 들죠."]

고 최숙현 선수 사건을 계기로 이같은 설문조사가 전국의 자치단체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

기초단체나 감독을 거치지 않고 광역단체나 인권기관 등이 선수 개개인과 직접 설문을 주고 받는 방식 등 익명성을 보장하는 보완책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김지홍입니다.

촬영기자:백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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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육회 가혹행위 전수조사…“익명성 보장돼야”
    • 입력 2020-07-16 19:30:56
    • 수정2020-07-16 19:4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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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 최숙현 선수 사망 사건을 계기로 대구경북 자치단체들이 실업팀 선수들을 대상으로 가혹행위가 있었는지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익명성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 등 허술하게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서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지홍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실업팀 내 가혹행위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대구시와 경상북도에서 만든 설문지입니다.

질문은 10개 남짓, 폭행 당한 횟수나 장소 등 피해 상황을 작성하도록 돼있습니다.

설문지는 각 기초단체에 전달돼 조사가 진행되지만, 조사 방식은 제각각입니다.

훈련장에서 선수들을 만나 설문지를 작성하게 하거나, 답변을 휴대전화 메시지로 받는 기초단체도 있습니다.

[대구 ○○구청 담당자/음성변조 : "신분 비밀 유지하라고 해서 (선수들) 개개인한테 휴대폰으로 설문조사지를 보내서 개별적으로 다 받았습니다."]

더 큰 문제는 상당수 기초단체들이 감독과 일정을 조율해 설문조사를 진행한다는 점입니다.

감독 눈치가 보여 가혹행위 실태를 제대로 적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대구 □□구청 담당자/음성변조 : "(선수들에게) 방에 들어가서 각각 적으라고 했거든요... 감독도 오라고 해서, 감독도 같이 있었어요."]

사실상 이번 실업팀 가혹행위에 대한 실태조사는 소규모 조직의 폐쇄적인 체육계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겁니다.

따라서 형식적 조사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실업팀 선수/음성변조 : "사람(선수)의 성향이 너무 다르니까 좀 이게(실태조사) 솔직하게 과연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이 들긴 들죠."]

고 최숙현 선수 사건을 계기로 이같은 설문조사가 전국의 자치단체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

기초단체나 감독을 거치지 않고 광역단체나 인권기관 등이 선수 개개인과 직접 설문을 주고 받는 방식 등 익명성을 보장하는 보완책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김지홍입니다.

촬영기자:백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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