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 대비 하천은 ‘기능 상실’…“제방 설계 빈도 강화해야”

입력 2020.08.13 (21:10) 수정 2020.08.13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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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하천의 범람을 막는 제방 같은 시설은 적게는 50년에서 많게는 100년 폭우에 견딜 수 있도록 만들어집니다.

그런데 이번 집중호우엔 속절없이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유진휘 기잡니다.

[리포트]

집중호우가 내린 지난 7일 섬진강 하천 수위가 급격히 불어나고, 이튿날 다리까지 차오르는 물살에 제방이 견디지 못하고 결국에 터지고 말았습니다.

[장종석/남원시 금지면장/사고 당시 : "새벽 4시에 그 상황(제방 붕괴 위험)을 알고 6시부터 주민 대피령을 내고..."]

이틀 동안 최대 5백mm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전북지역에선 도로와 다리는 물론 하천을 중심으로 큰 피해가 났습니다.

공공시설 피해 가운데 20%가 넘는 120여 건이 하천 관련 피해입니다.

특히, 섬진강댐에서 남원지역에 이르는 50여 km 구간, 남원과 임실, 순창 등지에 집중됐습니다.

최근 5년 동안 전북에서 있었던 호우 피해보다도 많습니다.

하천 범람과 홍수를 막으려 설치한 제방 같은 수방시설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박혜열/전라북도 자연재난과장 : "국지성 호우가 가장 무서운 거거든요. 예측 못 했던 비가 어느 한 곳, 일정한 지역에 한번에 뿌리다 보니 어떤 시설도 견디지 못하는…"]

국가하천인 섬진강의 제방 설계 빈도는 백 년.

백 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하는 기록적인 폭우에 견디도록 설계됐지만 이번 집중호우에 맥없이 무너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최대 80년 빈도에 맞춰 설계된 지방하천 제방은 더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김동현/전주대 소방안전공학과 교수(행정안전부 재난안전평가위원) : "(제방 등을) 보강하는 여러 가지 안전 대책 사업들이 이뤄지지 않으면 악조건들이 안전장치 작동이 안 된 힘을 넘어서니까, 이렇게 큰 재해가 일어나게 되는 거거든요."]

더 늦기 전에 국지적 집중호우 같은 기상이변에 대비해 제방의 설계 빈도를 더 강화하고, 취약한 하천시설을 보강하는 등 치수 정책을 대대적으로 점검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입니다.

KBS 뉴스 유진휘입니다.

촬영기자:김동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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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수 대비 하천은 ‘기능 상실’…“제방 설계 빈도 강화해야”
    • 입력 2020-08-13 21:13:06
    • 수정2020-08-13 21: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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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하천의 범람을 막는 제방 같은 시설은 적게는 50년에서 많게는 100년 폭우에 견딜 수 있도록 만들어집니다.

그런데 이번 집중호우엔 속절없이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유진휘 기잡니다.

[리포트]

집중호우가 내린 지난 7일 섬진강 하천 수위가 급격히 불어나고, 이튿날 다리까지 차오르는 물살에 제방이 견디지 못하고 결국에 터지고 말았습니다.

[장종석/남원시 금지면장/사고 당시 : "새벽 4시에 그 상황(제방 붕괴 위험)을 알고 6시부터 주민 대피령을 내고..."]

이틀 동안 최대 5백mm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전북지역에선 도로와 다리는 물론 하천을 중심으로 큰 피해가 났습니다.

공공시설 피해 가운데 20%가 넘는 120여 건이 하천 관련 피해입니다.

특히, 섬진강댐에서 남원지역에 이르는 50여 km 구간, 남원과 임실, 순창 등지에 집중됐습니다.

최근 5년 동안 전북에서 있었던 호우 피해보다도 많습니다.

하천 범람과 홍수를 막으려 설치한 제방 같은 수방시설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박혜열/전라북도 자연재난과장 : "국지성 호우가 가장 무서운 거거든요. 예측 못 했던 비가 어느 한 곳, 일정한 지역에 한번에 뿌리다 보니 어떤 시설도 견디지 못하는…"]

국가하천인 섬진강의 제방 설계 빈도는 백 년.

백 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하는 기록적인 폭우에 견디도록 설계됐지만 이번 집중호우에 맥없이 무너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최대 80년 빈도에 맞춰 설계된 지방하천 제방은 더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김동현/전주대 소방안전공학과 교수(행정안전부 재난안전평가위원) : "(제방 등을) 보강하는 여러 가지 안전 대책 사업들이 이뤄지지 않으면 악조건들이 안전장치 작동이 안 된 힘을 넘어서니까, 이렇게 큰 재해가 일어나게 되는 거거든요."]

더 늦기 전에 국지적 집중호우 같은 기상이변에 대비해 제방의 설계 빈도를 더 강화하고, 취약한 하천시설을 보강하는 등 치수 정책을 대대적으로 점검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입니다.

KBS 뉴스 유진휘입니다.

촬영기자:김동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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