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대규모 평양 당원 급파…내부 결속 도모

입력 2020.09.12 (08:41) 수정 2020.09.12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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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홍희정입니다.

북한 곡창지대에 40년 만에 가장 많은 비가 내려, 식량난이 심해질 거라는 우려가 나왔는데요,

오늘 남북의 창에서 위기 속에서 내부 결속을 다지는 북한의 상황 전해드리겠습니다.

오늘 주요 소식 먼저 보시겠습니다.

“수도 평양이 통째로 인민들을 찾아가고 있다”

북한 매체가 태풍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평양 당원 만 2천 명이 급파된 걸 표현한 말입니다.

북한 경제의 숨통 역할을 하던 함경남도 주요 광산 지역이 태풍 피해를 입자, 김정은 위원장은 당원과 군대를 동원하고 현지 회의까지 소집했는데요.

재해 복구에 주민을 총동원하면서 이 같은 상황을 내부 결속을 위한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이슈앤 한반도, 정은지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광장이 군복을 입은 사람들로 가득 찼습니다.

평양 당원 만 2천 명이 태풍 마이삭으로 피해를 입은 함경도로 떠나기 전 모인 겁니다.

[리일환/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 "우리 원수님을 위하여, 위대한 우리 당을 위하여 힘차게 싸워 나아갑시다!"]

["평양 노동당원 김정은 동지의 호소를 피 끓는 심장으로 받들고 태풍 피해 복구에 용약 돌출하자!"]

당원들은 평양 시내를 행진한 후 버스와 기차를 타고 수해 현장으로 향했습니다.

꽃다발을 든 시민들은 마스크를 쓴 채 환송 인사를 나왔습니다.

[평양 시민 : "저 최정예 대오 속에 우리 세대주와 나의 오빠가 있다고 생각하니 얼마나 긍지스러운지 모르겠습니다."]

[유경림/평양 당원 : "여기 모인 당원 동지들 속에서 아마 제가 나이가 제일 어릴 겁니다. 지금까지 이 손으로 별로 큰일을 해 놓은 건 없습니다. 하지만 경애하는 원수님께서 그처럼 굳게 믿으시는 수도 당원들 속에 바로 내가 있다는 긍지가 있고, 그 믿음에 꼭 보답하겠습니다."]

당원들뿐만 아니라 피해 복구용 건설 자재들도 속속 함경도로 급파됐습니다.

지난 5일 김정은 위원장이 손 편지로 태풍 피해 복구 도움을 호소한 지 사흘 만인데, 북한 매체는 수도 평양이 통째로 피해 지역을 찾아가고 있다며 일심단결을 촉구했습니다.

[최용환/국가안보전략연구원 안보전략연구실장 : "서한을 직접 당원들에게 써서 하는 경우는 개인적으론 처음 보는 거 같아요. 데자뷔처럼 느껴지는 게 예전에 3대 혁명 소조라고 해서 김정일 위원장이 정권 잡기 시작할 때 청년 당원들 모아서 지방에 내보내고 하는 방식들은 있었거든요. 약간 그런 느낌도 나고 그렇습니다."]

이처럼 평양의 대규모 인력과 자재가 총동원된 건 태풍 마이삭이 입힌 막대한 피해 때문입니다.

북한은 함경도의 광산지역인 검덕지구에서만 2천 여 세대의 주택과 수십 동의 건물이 침수됐고, 곳곳의 도로와 다리가 끊겨 교통이 마비됐다고 밝혔는데요.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 정권 수립일인 9월 9일 행사도 생략한 채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를 소집해 연말까지 모든 피해를 복구하라고 지시했습니다.

평양 김일성 광장을 가득 메운 군중들의 박수 속에 김정은 위원장이 등장합니다.

바로 옆에는 시진핑 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참석한 중국 서열 3위, 리잔수 전인대 상무위원장이 보입니다.

2년 전, 북한 정권수립을 기념해 열린 대규모 열병식 모습인데, 김 위원장은 리잔수 위원장의 손을 높이 잡아들며 북중 관계를 과시했습니다.

[김영남/당시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2018년 9월 :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창건 70돌 경축 열병식 및 평양시 군중시위를 성대히 거행하게 됩니다."]

열병식에 집단 체조까지 선보이며 9.9절을 대대적으로 기념해 온 북한.

하지만 작년에 이어 올해도 별다른 행사 없이 재난 복구에만 매달리는 분위깁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노동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를 열고 태풍으로 피해를 입은 함경남도 광산지역 복구 대책을 논의했습니다.

[조선중앙TV : "2,000여 세대의 살림집과 수십 동의 공공건물이 파괴되거나 침수됐으며 45개소에 6만m의 도로가 유실되고 교통이 완전히 마비되는 비상사태에 직면하게 됐으며..."]

특히 검덕지구 피해 복구에 군부대를 투입해 연말까지 모든 피해를 100% 복구하라고 강조했습니다.

검덕지구는 아연과 납 등이 많이 나는 북한 최대 광산 지대로, 그 자체가 돈이라는 의미에서 예로부터 금골, 돈산으로 불렸던 곳입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 4월 코로나19로 경제계획 수정을 밝힌 데 이어, 이번엔 태풍으로 또다시 변경이 불가피함을 내비쳤습니다.

[조선중앙TV : "태풍 피해로 하여 부득이 우리는 국가적으로 추진시키던 연말 투쟁 과업들을 전면적으로 고려하고 투쟁 방향을 변경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최용환/국가안보전략연구원 안보전략연구실장 : "경제건설 총력집중이라는 기본 노선 자체를 바꿀 것 같진 않아요. 그렇지만 경제적인 부분에서 여러 가지 난관이 조성이 됐으니 자기들이 목표를 세웠던 것들의 우선순위를 분명히 조정을 해야 될 필요가 있다라고 얘기 하는 것 같습니다."]

[김열수/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 : "그 얘기는 평양에 중앙병원 건설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인민들의 집들 10월 10일 되면 북한이 추워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추위에 북한 주민들이 나떨지 않도록 빨리 복구해서 집이라도 지어줘서 북한 주민들이 행복한 당 창건일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해라라고 하는 것이 김정은 위원장의 생각이고 지시고 하거든요. 이게 옛날하고 많이 달라졌다라고 봐야겠죠."]

앞서 김 위원장은 태풍 피해가 큰 함경남도 지역을 직접 찾아 현장 점검에 나섰습니다.

진흙탕 위를 걸으며 복구 사항을 지시하는 모습, 회의 도중 답답한 마음을 달래려는 듯 담배를 피우는 모습 등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김 위원장은 태풍 대비 실패 책임을 물어 그 자리에서 함경남도 당 위원장을 해임하고 후임자를 즉각 임명했습니다.

조선중앙TV :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해안 연선 지대들의 안전 대책이 불비하고 해안 방조제들이 제대로 건설되지 못했다고 엄하게 질책하시면서..."]

올해 김정은 위원장이 연 회의만 총 열다섯 차례.

지난해까지 연간 서너 차례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월등히 많은 수칩니다.

태풍 피해 현장을 직접 찾아 전용 열차에서 회의를 열고, 정무국 회의, 예비 회의를 신설하는 등 전례 없는 모습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김열수/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 : "김정은 위원장이 독단적으로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회의체를 통해서 사안에 대해서 분석하고 그리고 여기에 대해 결정을 해서 전 주민들이 한 방향으로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거죠."]

이런 가운데 세 차례 태풍 대응에서 눈에 띄게 달라진 북한 매체의 모습도 연일 화젭니다.

비에 젖고 바람에 날리는 취재진의 모습을 가감 없이 노출하는가 하면,

[북한 방송원 : "현재 비내림 양은 거의 100m 이상이고 바람은 초당 10m의 속도로 불고 있습니다"]

무너지고 부서진 태풍 피해 모습 또한 적나라하게 공개하고 있습니다.

[최용환/국가안보전략연구원 안보전략연구실장 : "옛날엔 지역적으로 정보를 차단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근데 북한에도 시장이 생기고 사람들이 폰을 사용하고 하면서 정보의 전달 속도라든가 정보전달 방식이 달라졌기 때문에 북한이 지금 그것을 모르게 한다고 해서 모르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거죠. 적극적으로 규모를 밝히고 하는 건 외부에서 볼 수 있는 매체에 싣고 있는 거잖아요. 정작 상황이
아주 나빠졌을 경우엔 외부 지원도 염두에 두고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함경남도 신포조선소에서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 SLBM의 시험 발사 준비를 암시하는 활동이 포착됐다는 주장이 또다시 나왔습니다.

미국에선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 내용이 일부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늘 극찬을 쏟아냈던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가 일부 공개됐습니다.

미국 워터게이트 특종기자, 밥 우드워드는 자신의 저서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친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각하로 칭하며 친밀감을 드러냈다고 밝혔습니다.

또, 북미 정상회담을 역사적 순간이라고 회상하면서 “그 날의 영광을 다시 체험하길 희망한다”고 적었다고 밝혔습니다.

우드워드 기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을 언급하면서 부동산에 빗대 표현했다고 전했습니다.

김 위원장에게 핵무기는 아끼는 집과 같기 때문에 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는 겁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 : "어제 김정은으로부터 매우 아름다운 친서를 받았습니다. (무슨 내용입니까?) 매우 긍정적인 친서였습니다."]

친서가 공개된 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은 건강하다”며 “절대 과소평가하지 말라”는 짧은 글을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친서 공개가 북미 관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우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가 북한의 함경남도 신포조선소에서 SLBM의 시험발사 준비를 암시하는 활동이 포착됐다고 밝혔습니다.

위성사진 상 선박 보안 구역 안이나 인근에서의 활동이 계속 포착된다며, 이 활동이 결정적이진 않지만 SLBM 북극성-3형의 발사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습니다.

[최용환/국가안보전략연구원 안보전략연구실장 : "대선 이전에 북한이 벌써 움직이기 시작하면 이건 북한의 초조감만 보여주는 거죠. 제재로부터 잘 견딜 수 있다라는걸 보여주는 게 아니라 제재 때문에 얘네가 어렵구나 라는 걸 보여주기 때문에..."]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 : "절충점이 있어요. 쏘지 않되 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내면서 트럼프한테도 별로 부담이 안 되는 그것이 바로 10월 10일 날 퍼레이드를 할 때 전략무기를 공개하는 거예요. 또 소위 말하는 3천 톤급 잠수함 완전히 건조된 것을 진수하는 것을 보여 줄 수도 있거든요. 제가 볼 땐 그 가능성이 더 높다고 봐요."]

태풍 현장 점검은 물론 횟수와 형식을 파괴한 회의, 그리고 경제 부진 인정까지.. 각종 재해와 경제 위기 속에 김정은 위원장의 통치 스타일 변화가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위기에 맞서 내부 결속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다음 달 당 창건 기념일까지 분위기 일신을 도모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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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한반도] 대규모 평양 당원 급파…내부 결속 도모
    • 입력 2020-09-12 08:41:54
    • 수정2020-09-12 08:5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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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홍희정입니다.

북한 곡창지대에 40년 만에 가장 많은 비가 내려, 식량난이 심해질 거라는 우려가 나왔는데요,

오늘 남북의 창에서 위기 속에서 내부 결속을 다지는 북한의 상황 전해드리겠습니다.

오늘 주요 소식 먼저 보시겠습니다.

“수도 평양이 통째로 인민들을 찾아가고 있다”

북한 매체가 태풍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평양 당원 만 2천 명이 급파된 걸 표현한 말입니다.

북한 경제의 숨통 역할을 하던 함경남도 주요 광산 지역이 태풍 피해를 입자, 김정은 위원장은 당원과 군대를 동원하고 현지 회의까지 소집했는데요.

재해 복구에 주민을 총동원하면서 이 같은 상황을 내부 결속을 위한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이슈앤 한반도, 정은지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광장이 군복을 입은 사람들로 가득 찼습니다.

평양 당원 만 2천 명이 태풍 마이삭으로 피해를 입은 함경도로 떠나기 전 모인 겁니다.

[리일환/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 "우리 원수님을 위하여, 위대한 우리 당을 위하여 힘차게 싸워 나아갑시다!"]

["평양 노동당원 김정은 동지의 호소를 피 끓는 심장으로 받들고 태풍 피해 복구에 용약 돌출하자!"]

당원들은 평양 시내를 행진한 후 버스와 기차를 타고 수해 현장으로 향했습니다.

꽃다발을 든 시민들은 마스크를 쓴 채 환송 인사를 나왔습니다.

[평양 시민 : "저 최정예 대오 속에 우리 세대주와 나의 오빠가 있다고 생각하니 얼마나 긍지스러운지 모르겠습니다."]

[유경림/평양 당원 : "여기 모인 당원 동지들 속에서 아마 제가 나이가 제일 어릴 겁니다. 지금까지 이 손으로 별로 큰일을 해 놓은 건 없습니다. 하지만 경애하는 원수님께서 그처럼 굳게 믿으시는 수도 당원들 속에 바로 내가 있다는 긍지가 있고, 그 믿음에 꼭 보답하겠습니다."]

당원들뿐만 아니라 피해 복구용 건설 자재들도 속속 함경도로 급파됐습니다.

지난 5일 김정은 위원장이 손 편지로 태풍 피해 복구 도움을 호소한 지 사흘 만인데, 북한 매체는 수도 평양이 통째로 피해 지역을 찾아가고 있다며 일심단결을 촉구했습니다.

[최용환/국가안보전략연구원 안보전략연구실장 : "서한을 직접 당원들에게 써서 하는 경우는 개인적으론 처음 보는 거 같아요. 데자뷔처럼 느껴지는 게 예전에 3대 혁명 소조라고 해서 김정일 위원장이 정권 잡기 시작할 때 청년 당원들 모아서 지방에 내보내고 하는 방식들은 있었거든요. 약간 그런 느낌도 나고 그렇습니다."]

이처럼 평양의 대규모 인력과 자재가 총동원된 건 태풍 마이삭이 입힌 막대한 피해 때문입니다.

북한은 함경도의 광산지역인 검덕지구에서만 2천 여 세대의 주택과 수십 동의 건물이 침수됐고, 곳곳의 도로와 다리가 끊겨 교통이 마비됐다고 밝혔는데요.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 정권 수립일인 9월 9일 행사도 생략한 채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를 소집해 연말까지 모든 피해를 복구하라고 지시했습니다.

평양 김일성 광장을 가득 메운 군중들의 박수 속에 김정은 위원장이 등장합니다.

바로 옆에는 시진핑 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참석한 중국 서열 3위, 리잔수 전인대 상무위원장이 보입니다.

2년 전, 북한 정권수립을 기념해 열린 대규모 열병식 모습인데, 김 위원장은 리잔수 위원장의 손을 높이 잡아들며 북중 관계를 과시했습니다.

[김영남/당시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2018년 9월 :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창건 70돌 경축 열병식 및 평양시 군중시위를 성대히 거행하게 됩니다."]

열병식에 집단 체조까지 선보이며 9.9절을 대대적으로 기념해 온 북한.

하지만 작년에 이어 올해도 별다른 행사 없이 재난 복구에만 매달리는 분위깁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노동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를 열고 태풍으로 피해를 입은 함경남도 광산지역 복구 대책을 논의했습니다.

[조선중앙TV : "2,000여 세대의 살림집과 수십 동의 공공건물이 파괴되거나 침수됐으며 45개소에 6만m의 도로가 유실되고 교통이 완전히 마비되는 비상사태에 직면하게 됐으며..."]

특히 검덕지구 피해 복구에 군부대를 투입해 연말까지 모든 피해를 100% 복구하라고 강조했습니다.

검덕지구는 아연과 납 등이 많이 나는 북한 최대 광산 지대로, 그 자체가 돈이라는 의미에서 예로부터 금골, 돈산으로 불렸던 곳입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 4월 코로나19로 경제계획 수정을 밝힌 데 이어, 이번엔 태풍으로 또다시 변경이 불가피함을 내비쳤습니다.

[조선중앙TV : "태풍 피해로 하여 부득이 우리는 국가적으로 추진시키던 연말 투쟁 과업들을 전면적으로 고려하고 투쟁 방향을 변경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최용환/국가안보전략연구원 안보전략연구실장 : "경제건설 총력집중이라는 기본 노선 자체를 바꿀 것 같진 않아요. 그렇지만 경제적인 부분에서 여러 가지 난관이 조성이 됐으니 자기들이 목표를 세웠던 것들의 우선순위를 분명히 조정을 해야 될 필요가 있다라고 얘기 하는 것 같습니다."]

[김열수/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 : "그 얘기는 평양에 중앙병원 건설이 중요한 게 아니라 인민들의 집들 10월 10일 되면 북한이 추워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추위에 북한 주민들이 나떨지 않도록 빨리 복구해서 집이라도 지어줘서 북한 주민들이 행복한 당 창건일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해라라고 하는 것이 김정은 위원장의 생각이고 지시고 하거든요. 이게 옛날하고 많이 달라졌다라고 봐야겠죠."]

앞서 김 위원장은 태풍 피해가 큰 함경남도 지역을 직접 찾아 현장 점검에 나섰습니다.

진흙탕 위를 걸으며 복구 사항을 지시하는 모습, 회의 도중 답답한 마음을 달래려는 듯 담배를 피우는 모습 등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김 위원장은 태풍 대비 실패 책임을 물어 그 자리에서 함경남도 당 위원장을 해임하고 후임자를 즉각 임명했습니다.

조선중앙TV :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해안 연선 지대들의 안전 대책이 불비하고 해안 방조제들이 제대로 건설되지 못했다고 엄하게 질책하시면서..."]

올해 김정은 위원장이 연 회의만 총 열다섯 차례.

지난해까지 연간 서너 차례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월등히 많은 수칩니다.

태풍 피해 현장을 직접 찾아 전용 열차에서 회의를 열고, 정무국 회의, 예비 회의를 신설하는 등 전례 없는 모습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김열수/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 : "김정은 위원장이 독단적으로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회의체를 통해서 사안에 대해서 분석하고 그리고 여기에 대해 결정을 해서 전 주민들이 한 방향으로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거죠."]

이런 가운데 세 차례 태풍 대응에서 눈에 띄게 달라진 북한 매체의 모습도 연일 화젭니다.

비에 젖고 바람에 날리는 취재진의 모습을 가감 없이 노출하는가 하면,

[북한 방송원 : "현재 비내림 양은 거의 100m 이상이고 바람은 초당 10m의 속도로 불고 있습니다"]

무너지고 부서진 태풍 피해 모습 또한 적나라하게 공개하고 있습니다.

[최용환/국가안보전략연구원 안보전략연구실장 : "옛날엔 지역적으로 정보를 차단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근데 북한에도 시장이 생기고 사람들이 폰을 사용하고 하면서 정보의 전달 속도라든가 정보전달 방식이 달라졌기 때문에 북한이 지금 그것을 모르게 한다고 해서 모르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거죠. 적극적으로 규모를 밝히고 하는 건 외부에서 볼 수 있는 매체에 싣고 있는 거잖아요. 정작 상황이
아주 나빠졌을 경우엔 외부 지원도 염두에 두고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함경남도 신포조선소에서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 SLBM의 시험 발사 준비를 암시하는 활동이 포착됐다는 주장이 또다시 나왔습니다.

미국에선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 내용이 일부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늘 극찬을 쏟아냈던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가 일부 공개됐습니다.

미국 워터게이트 특종기자, 밥 우드워드는 자신의 저서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친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각하로 칭하며 친밀감을 드러냈다고 밝혔습니다.

또, 북미 정상회담을 역사적 순간이라고 회상하면서 “그 날의 영광을 다시 체험하길 희망한다”고 적었다고 밝혔습니다.

우드워드 기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을 언급하면서 부동산에 빗대 표현했다고 전했습니다.

김 위원장에게 핵무기는 아끼는 집과 같기 때문에 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는 겁니다.

[트럼프/미국 대통령 : "어제 김정은으로부터 매우 아름다운 친서를 받았습니다. (무슨 내용입니까?) 매우 긍정적인 친서였습니다."]

친서가 공개된 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은 건강하다”며 “절대 과소평가하지 말라”는 짧은 글을 트위터에 올렸습니다.

친서 공개가 북미 관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우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가 북한의 함경남도 신포조선소에서 SLBM의 시험발사 준비를 암시하는 활동이 포착됐다고 밝혔습니다.

위성사진 상 선박 보안 구역 안이나 인근에서의 활동이 계속 포착된다며, 이 활동이 결정적이진 않지만 SLBM 북극성-3형의 발사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습니다.

[최용환/국가안보전략연구원 안보전략연구실장 : "대선 이전에 북한이 벌써 움직이기 시작하면 이건 북한의 초조감만 보여주는 거죠. 제재로부터 잘 견딜 수 있다라는걸 보여주는 게 아니라 제재 때문에 얘네가 어렵구나 라는 걸 보여주기 때문에..."]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 : "절충점이 있어요. 쏘지 않되 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내면서 트럼프한테도 별로 부담이 안 되는 그것이 바로 10월 10일 날 퍼레이드를 할 때 전략무기를 공개하는 거예요. 또 소위 말하는 3천 톤급 잠수함 완전히 건조된 것을 진수하는 것을 보여 줄 수도 있거든요. 제가 볼 땐 그 가능성이 더 높다고 봐요."]

태풍 현장 점검은 물론 횟수와 형식을 파괴한 회의, 그리고 경제 부진 인정까지.. 각종 재해와 경제 위기 속에 김정은 위원장의 통치 스타일 변화가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위기에 맞서 내부 결속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다음 달 당 창건 기념일까지 분위기 일신을 도모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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