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가까이 감감무소식”…故 김홍영 검사 유족, 수사심의위 소집 요청

입력 2020.09.14 (21:46) 수정 2020.09.14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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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4년 전 상관의 괴롭힘에 시달리다 검사 한 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에 대해 대한변협이 고발한 지 1년이 다 돼 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사에 진척이 없자, 기다리다 못한 유가족이 검찰 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신청하고,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이정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첫 부임지에서 근무하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김홍영 검사.

당시 상관이었던 김대현 전 서울남부지검 부장검사의 괴롭힘 때문이었는데, '예약 메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등 사소한 이유로도 폭언을 들어야 했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었습니다.

검찰의 자체 감찰 결과, 어깨 등을 맞은 것만도 10차례에 이릅니다.

대검의 감찰 기록을 보면 당시 김 전 부장검사의 직속 상관이었던 차장검사 또한 문제를 알고 있던 정황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감찰 과정에서 차장검사는 김 전 부장검사를 두고 "말을 세게 하는 편이다", "직원들에게 이런 식(폭언)으로 행동하는 성향이 있었다"라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김 검사 죽음에 대한 실질적인 검찰 수사는 이뤄지지 않는 상황.

폭언·폭행의 가해자로 지목된 김 전 부장검사를 대한변협이 형사고발했지만, 형식적인 고발인 조사만 이뤄진 채 11개월 째 아무런 진척이 없습니다.

결국 김 검사의 유족 등이 나서 검찰에 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요청했습니다.

[최정규/변호사/故 김홍영 검사 유족 대리인 : "이미 (대검에서) 감찰을 했는데 형사사건화 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민위원회 분들의 의견을 먼저 청취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야 되는 거 아닌가…."]

검찰의 제식구 감싸기가 우려되는 만큼, 수사심의위를 통해 수사계속과 기소 여부 등을 가려달라는 겁니다.

수사를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검은 "고발인 조사 후 관련 자료를 확보했고, 검토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

유족이 직접 수사심의위 소집을 요구하고 나선 만큼, 검찰의 수사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됩니다.

KBS 뉴스 이정은입니다.

촬영기자:윤성욱/영상편집:이태희/그래픽:이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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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년 가까이 감감무소식”…故 김홍영 검사 유족, 수사심의위 소집 요청
    • 입력 2020-09-14 21:46:32
    • 수정2020-09-14 22: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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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4년 전 상관의 괴롭힘에 시달리다 검사 한 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에 대해 대한변협이 고발한 지 1년이 다 돼 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수사에 진척이 없자, 기다리다 못한 유가족이 검찰 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신청하고,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이정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첫 부임지에서 근무하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김홍영 검사.

당시 상관이었던 김대현 전 서울남부지검 부장검사의 괴롭힘 때문이었는데, '예약 메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등 사소한 이유로도 폭언을 들어야 했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었습니다.

검찰의 자체 감찰 결과, 어깨 등을 맞은 것만도 10차례에 이릅니다.

대검의 감찰 기록을 보면 당시 김 전 부장검사의 직속 상관이었던 차장검사 또한 문제를 알고 있던 정황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감찰 과정에서 차장검사는 김 전 부장검사를 두고 "말을 세게 하는 편이다", "직원들에게 이런 식(폭언)으로 행동하는 성향이 있었다"라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김 검사 죽음에 대한 실질적인 검찰 수사는 이뤄지지 않는 상황.

폭언·폭행의 가해자로 지목된 김 전 부장검사를 대한변협이 형사고발했지만, 형식적인 고발인 조사만 이뤄진 채 11개월 째 아무런 진척이 없습니다.

결국 김 검사의 유족 등이 나서 검찰에 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요청했습니다.

[최정규/변호사/故 김홍영 검사 유족 대리인 : "이미 (대검에서) 감찰을 했는데 형사사건화 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민위원회 분들의 의견을 먼저 청취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야 되는 거 아닌가…."]

검찰의 제식구 감싸기가 우려되는 만큼, 수사심의위를 통해 수사계속과 기소 여부 등을 가려달라는 겁니다.

수사를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검은 "고발인 조사 후 관련 자료를 확보했고, 검토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

유족이 직접 수사심의위 소집을 요구하고 나선 만큼, 검찰의 수사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됩니다.

KBS 뉴스 이정은입니다.

촬영기자:윤성욱/영상편집:이태희/그래픽:이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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