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소녀상’ 철거명령 정지 가처분 신청…온라인 청원

입력 2020.10.12 (21:30) 수정 2020.10.12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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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8월,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국제예술제에 전시된 소녀상은 사흘 만에 하얀 벽으로 가려졌습니다.

나고야 시장이 전시 중단을 요구했고, "위안부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는 망언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벽 뒤의 소녀상은 오히려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사람들은 닫힌 벽을 보면서 보이지 않는 소녀상을 기억했고, 일본 시민들은 물론 전시회에 참여한 다른 작가들까지 소녀상을 돌려달라 요구했죠.

결국 전시중단 65일 만에 소녀상은 관객과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잠시 벽으로 가릴 순 있어도 역사는 결코 가릴 수 없습니다.

그런데 최근 베를린에 세워진 소녀상.

설치 9일 만에 독일 베를린 당국이 허가를 취소하고 철거명령을 내렸습니다.

그러자 현지 시민단체가 철거명령 집행을 정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오늘(12일) 베를린 행정법원에 제출하기로 했습니다.

베를린 연결해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유광석 특파원, 가처분 신청서엔 어떤 내용이 담겼나요?

[기자]

정확한 내용은 공개가 되지 않고 있는데요.

먼저 절차상으로 베를린 미테구청이 문제삼은 비문은 당초 제출 요청이 없었고, 신청 당시 역사적 배경을 설명할 것임을 기재했다는 점, 내용상으로는 한국 측 입장에서 일본을 겨냥한 게 아니라, 전쟁의 참상을 알린 피해 여성의 용기를 기리고자 했다는 주장을 담은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구청이 당초 제시한 철거 시한이 14일인데, 앞으로 절차는 어떻게 됩니까?

[기자]

설립을 주도한 시민단체는 변호사 자문을 토대로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후 본안 소송을 진행할 계획인데요, 내일은 소녀상 앞에서 기자회견과 집회를 엽니다.

[한정화/코리아협의회 대표이사 : "독일 언론에 이 사실을 알리고 그 다음에 저희와 함께 이 소녀상을 함께 건립하고자 했던 독일의 50개가 넘는 단체들과 함께 성명서를 발표할 것이며…."]

집회 뒤에는 구청까지 행진을 하고, 14일부터는 1인 시위를 이어갑니다.

독일 온라인 청원 사이트에는 지금까지 3천2백여 명이 철거 반대 서명을 했습니다.

[앵커]

철거 명령 배경에는 일본 정부의 압박이 있었는데, 우리 정부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가토 일본 관방장관이 지극히 유감이라고 밝힌 이후, 일본 외무상이 독일 외교장관에게, 주독 일본대사관은 베를린 시정부에 각각 소녀상 철거를 요구했습니다.

우리 정부는 일본 정부의 관여는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된다고 비판하면서도, 민간의 일에 우리 정부가 관여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데요,

베를린 법원의 결정 등을 봐가며 향후 대응 방안을 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베를린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영상편집:김형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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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를린 소녀상’ 철거명령 정지 가처분 신청…온라인 청원
    • 입력 2020-10-12 21:30:26
    • 수정2020-10-12 21:4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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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8월,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국제예술제에 전시된 소녀상은 사흘 만에 하얀 벽으로 가려졌습니다.

나고야 시장이 전시 중단을 요구했고, "위안부가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는 망언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벽 뒤의 소녀상은 오히려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사람들은 닫힌 벽을 보면서 보이지 않는 소녀상을 기억했고, 일본 시민들은 물론 전시회에 참여한 다른 작가들까지 소녀상을 돌려달라 요구했죠.

결국 전시중단 65일 만에 소녀상은 관객과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잠시 벽으로 가릴 순 있어도 역사는 결코 가릴 수 없습니다.

그런데 최근 베를린에 세워진 소녀상.

설치 9일 만에 독일 베를린 당국이 허가를 취소하고 철거명령을 내렸습니다.

그러자 현지 시민단체가 철거명령 집행을 정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오늘(12일) 베를린 행정법원에 제출하기로 했습니다.

베를린 연결해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유광석 특파원, 가처분 신청서엔 어떤 내용이 담겼나요?

[기자]

정확한 내용은 공개가 되지 않고 있는데요.

먼저 절차상으로 베를린 미테구청이 문제삼은 비문은 당초 제출 요청이 없었고, 신청 당시 역사적 배경을 설명할 것임을 기재했다는 점, 내용상으로는 한국 측 입장에서 일본을 겨냥한 게 아니라, 전쟁의 참상을 알린 피해 여성의 용기를 기리고자 했다는 주장을 담은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구청이 당초 제시한 철거 시한이 14일인데, 앞으로 절차는 어떻게 됩니까?

[기자]

설립을 주도한 시민단체는 변호사 자문을 토대로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후 본안 소송을 진행할 계획인데요, 내일은 소녀상 앞에서 기자회견과 집회를 엽니다.

[한정화/코리아협의회 대표이사 : "독일 언론에 이 사실을 알리고 그 다음에 저희와 함께 이 소녀상을 함께 건립하고자 했던 독일의 50개가 넘는 단체들과 함께 성명서를 발표할 것이며…."]

집회 뒤에는 구청까지 행진을 하고, 14일부터는 1인 시위를 이어갑니다.

독일 온라인 청원 사이트에는 지금까지 3천2백여 명이 철거 반대 서명을 했습니다.

[앵커]

철거 명령 배경에는 일본 정부의 압박이 있었는데, 우리 정부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기자]

가토 일본 관방장관이 지극히 유감이라고 밝힌 이후, 일본 외무상이 독일 외교장관에게, 주독 일본대사관은 베를린 시정부에 각각 소녀상 철거를 요구했습니다.

우리 정부는 일본 정부의 관여는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된다고 비판하면서도, 민간의 일에 우리 정부가 관여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데요,

베를린 법원의 결정 등을 봐가며 향후 대응 방안을 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베를린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영상편집:김형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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