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F로 집돼지 2,400여마리 매몰…재입식 무기한 연기

입력 2020.10.12 (21:33) 수정 2020.10.12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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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ASF,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영어 줄임말인데요.

ASF는 사람에게 감염되지는 않지만, 돼지가 감염되면 급성의 경우, 치사율이 100%입니다.

급성이 아니더라도 폐사율이 최대 70%에 이르는 무서운 전염병입니다.

또, ASF 바이러스는 생존력도 대단히 강한데요.

고기를 얼린 상태에서 1,000일, 소금으로 절인 상태에서도 6개월 이상 산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양돈업계에선 한때 ASF가 확산되면, 삼겹살 한 근에 10만 원은 될 것이다, 양돈업이 존폐의 위기를 맞을 것이다,라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축산당국은 지난해 9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집돼지에서 ASF 발병을 확인한 이후,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여 지난 1년간 집돼지는 ASF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방역에 성공하나 싶었지만 최근 야생 멧돼지가 바이러스를 옮겨 꼭 1년 만에 다시 병이 퍼지고 있는데요, 먼저 실태를 조휴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돈사가 텅 비어 있습니다.

여기서 기르던 돼지 1,600마리는 모두 땅에 묻혔습니다.

방역당국이 아프리카돼지열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매몰 처리한 것입니다.

원래는 다음 달쯤 돼지를 다시 들여올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젠 기약이 없어졌습니다.

인근 화천군에서 집돼지가 아프리카돼지열병, ASF에 걸린 탓입니다.

[엄상훈/돼지농장주/강원도 철원 : "허탈했죠. 많이 심적으로 막막했습니다. (재입식이)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착잡하더라고요."]

그동안 전국에서 ASF 때문에 돼지를 도태시킨 농장은 270여 곳.

매몰된 돼지만 44만 마리가 넘습니다.

이 가운데, 3분의 2 정도가 올해 안에 돼지를 다시 키울 계획을 추진했습니다.

농장에 따라 별도로 수억 원을 들여 방역설비를 보강했습니다.

그런데 계획이 무산됐습니다.

[오명준/돼지농장주/경기도 연천 : "4억에서 한 5억 사이 들었습니다. 실컷 입식 준비 하고 있었는데. 지금 거의 최악이죠."]

1년 만에 집돼지 ASF가 재발한 강원도 화천은 상황이 더 나쁩니다.

이번에 매몰 처리된 돼지만 2,200마리가 넘었습니다.

화천군에서 키우는 집돼지 10마리 중 1마리가 묻힌 것입니다.

발병지 주변 길목에는 방역초소가 설치돼 있는데, 소독을 마친 차량만 드나들 수 있습니다.

[정대식/방역초소 근무자/강원도 화천 : "24시간 근무하는데, 내일 아침 6시 반에 나가죠. 하루 차량들이 천 대 이상 다녀요."]

돼지가 남아 있는 농장들도 비상입니다.

화천군뿐 아니라 인근 철원군의 일부 돼지농장들까지 이동 제한에 걸렸습니다.

최대 3주까지 발이 묶이면서 다 키운 돼지를 못 팔게 됐습니다.

돼지는 출하 시기를 놓치면 값이 폭락합니다.

[김연창/돼지 농장주/강원도 철원 : "자돈 생산 농장은 한 2주나 한 1-2주에 한 번씩은 꼭 자돈이 나가줘야 되는데. 저희 같은 경우는 지금 난리 났죠. 자돈이 못 나가니까. 이것들을 어떻게 할 지."]

1년 만에 강원도 양돈농장에서 다시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

양돈농가는 그야말로 생존의 기로에 놓였습니다.

KBS 뉴스 조휴연입니다.

촬영기자:최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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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SF로 집돼지 2,400여마리 매몰…재입식 무기한 연기
    • 입력 2020-10-12 21:33:53
    • 수정2020-10-12 21:4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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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ASF,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영어 줄임말인데요.

ASF는 사람에게 감염되지는 않지만, 돼지가 감염되면 급성의 경우, 치사율이 100%입니다.

급성이 아니더라도 폐사율이 최대 70%에 이르는 무서운 전염병입니다.

또, ASF 바이러스는 생존력도 대단히 강한데요.

고기를 얼린 상태에서 1,000일, 소금으로 절인 상태에서도 6개월 이상 산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양돈업계에선 한때 ASF가 확산되면, 삼겹살 한 근에 10만 원은 될 것이다, 양돈업이 존폐의 위기를 맞을 것이다,라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축산당국은 지난해 9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집돼지에서 ASF 발병을 확인한 이후,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여 지난 1년간 집돼지는 ASF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방역에 성공하나 싶었지만 최근 야생 멧돼지가 바이러스를 옮겨 꼭 1년 만에 다시 병이 퍼지고 있는데요, 먼저 실태를 조휴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돈사가 텅 비어 있습니다.

여기서 기르던 돼지 1,600마리는 모두 땅에 묻혔습니다.

방역당국이 아프리카돼지열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매몰 처리한 것입니다.

원래는 다음 달쯤 돼지를 다시 들여올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젠 기약이 없어졌습니다.

인근 화천군에서 집돼지가 아프리카돼지열병, ASF에 걸린 탓입니다.

[엄상훈/돼지농장주/강원도 철원 : "허탈했죠. 많이 심적으로 막막했습니다. (재입식이)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착잡하더라고요."]

그동안 전국에서 ASF 때문에 돼지를 도태시킨 농장은 270여 곳.

매몰된 돼지만 44만 마리가 넘습니다.

이 가운데, 3분의 2 정도가 올해 안에 돼지를 다시 키울 계획을 추진했습니다.

농장에 따라 별도로 수억 원을 들여 방역설비를 보강했습니다.

그런데 계획이 무산됐습니다.

[오명준/돼지농장주/경기도 연천 : "4억에서 한 5억 사이 들었습니다. 실컷 입식 준비 하고 있었는데. 지금 거의 최악이죠."]

1년 만에 집돼지 ASF가 재발한 강원도 화천은 상황이 더 나쁩니다.

이번에 매몰 처리된 돼지만 2,200마리가 넘었습니다.

화천군에서 키우는 집돼지 10마리 중 1마리가 묻힌 것입니다.

발병지 주변 길목에는 방역초소가 설치돼 있는데, 소독을 마친 차량만 드나들 수 있습니다.

[정대식/방역초소 근무자/강원도 화천 : "24시간 근무하는데, 내일 아침 6시 반에 나가죠. 하루 차량들이 천 대 이상 다녀요."]

돼지가 남아 있는 농장들도 비상입니다.

화천군뿐 아니라 인근 철원군의 일부 돼지농장들까지 이동 제한에 걸렸습니다.

최대 3주까지 발이 묶이면서 다 키운 돼지를 못 팔게 됐습니다.

돼지는 출하 시기를 놓치면 값이 폭락합니다.

[김연창/돼지 농장주/강원도 철원 : "자돈 생산 농장은 한 2주나 한 1-2주에 한 번씩은 꼭 자돈이 나가줘야 되는데. 저희 같은 경우는 지금 난리 났죠. 자돈이 못 나가니까. 이것들을 어떻게 할 지."]

1년 만에 강원도 양돈농장에서 다시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

양돈농가는 그야말로 생존의 기로에 놓였습니다.

KBS 뉴스 조휴연입니다.

촬영기자:최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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