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 ‘5배 비싼 가격’에 납품해도 정산…검찰 수사

입력 2020.10.19 (21:40) 수정 2020.10.19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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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해시에 프린터기 토너 같은 전자 소모품을 납품하는 업체가 수년 동안 시중 가격보다 비싼 값을 청구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검찰이 조사에 나섰습니다.

KBS가 확인한 김해시의 장부를 보면, 시중가의 5배 비싼 값을 청구해도 김해시는 업체가 요구한 대로 돈을 정산해왔습니다.

차주하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KBS가 입수한 김해시의 부서별 수기 장부입니다.

프린터기 토너 같은 전자 소모품을 사들인 날짜별 제품과 가격, 담당 공무원들의 서명이 적혔습니다.

지난해 한 토너를 구입한 '하수과'의 비용은 16만5천 원!

시중 가격 3만 원대의 재활용 토너를 납품받고서도 5배 비싼 새 제품가격을 줬습니다.

똑같은 토너는 수질환경과에는 11만 원, 건설과 13만2천 원으로 부서마다 다른 값에 납품되기도 했습니다.

2017년 장부에도 또 다른 토너의 납품가는 24만2천 원, 시중 가격은 17만9천 원으로 26% 더 저렴합니다.

지난 2012년부터 김해시에 프린터기 토너 같은 전자 소모품을 납품해 온 A업체, 납품가를 부풀려서 청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소용량 토너를 대용량 가격에 납품하거나, 저렴한 재활용 제품을 공급하고 새 제품값을 청구했다는 겁니다.

[제보자/음성변조 : "(재활용) 재생 토너는 기본 2배, 3배 이상 청구되고 있고요. 정품 토너도 소용량 대용량을 속여서 두 배 이상 청구할 때가 있고요. 최소 2배 이상은…."]

이 업체 측은 메시지를 통해 소용량 제품 2개를 납품한 뒤 대용량 가격을 장부에 적으라고 지시했고, 실제 장부에도 대용량 가격이 적혔습니다.

소용량 판매가와 비교하면 20만 원 가까이 더 챙긴 셈입니다.

[제보자/음성변조 : "(납품업체들) 모두가 (가격을) 맞추면 걸리지 않을 것으로 생각해요. 다른 업체에도 가격을 높이 받으라고 하고 있습니다."]

해당 업체는 재생 토너를 공급하고도 새 제품으로 견적서에 적거나 일부 납품가격이 시중보다 비싼 점은 인정하지만, 부서별 출장이 잦아 비용을 더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김해시는 관리가 소홀한 점을 인정했습니다.

김해시가 처리한 견적서에는 거래 장부에 적힌 제품들은 아예 없습니다.

장부 가격과 달리 시중 판매가로 납품했다고 적혔습니다.

허위로 적은 내용에 납품 총액만 맞춘 겁니다.

시중 가격도 확인하지 않고 업체가 청구한 대로 정산한 점도 드러났습니다.

[김해시 납품 부서 관계자 : "계속 거래를 해오다 보니까 이렇게 시중과 차이가 많이 나는 줄은 정말 몰랐어요. 당황스럽고. (견적서가 장부와 다른 것은) 업무를 처리하면서 수월하게 하다 보니까 그런 차이가 생긴 것 같은데."]

검찰은 관련 고발장이 접수됨에 따라 김해시청과 업체 측에 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관련자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차주하입니다.

촬영기자:박장빈/그래픽:박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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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해시, ‘5배 비싼 가격’에 납품해도 정산…검찰 수사
    • 입력 2020-10-19 21:40:11
    • 수정2020-10-19 21:53:26
    뉴스9(창원)
[앵커]

김해시에 프린터기 토너 같은 전자 소모품을 납품하는 업체가 수년 동안 시중 가격보다 비싼 값을 청구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검찰이 조사에 나섰습니다.

KBS가 확인한 김해시의 장부를 보면, 시중가의 5배 비싼 값을 청구해도 김해시는 업체가 요구한 대로 돈을 정산해왔습니다.

차주하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KBS가 입수한 김해시의 부서별 수기 장부입니다.

프린터기 토너 같은 전자 소모품을 사들인 날짜별 제품과 가격, 담당 공무원들의 서명이 적혔습니다.

지난해 한 토너를 구입한 '하수과'의 비용은 16만5천 원!

시중 가격 3만 원대의 재활용 토너를 납품받고서도 5배 비싼 새 제품가격을 줬습니다.

똑같은 토너는 수질환경과에는 11만 원, 건설과 13만2천 원으로 부서마다 다른 값에 납품되기도 했습니다.

2017년 장부에도 또 다른 토너의 납품가는 24만2천 원, 시중 가격은 17만9천 원으로 26% 더 저렴합니다.

지난 2012년부터 김해시에 프린터기 토너 같은 전자 소모품을 납품해 온 A업체, 납품가를 부풀려서 청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소용량 토너를 대용량 가격에 납품하거나, 저렴한 재활용 제품을 공급하고 새 제품값을 청구했다는 겁니다.

[제보자/음성변조 : "(재활용) 재생 토너는 기본 2배, 3배 이상 청구되고 있고요. 정품 토너도 소용량 대용량을 속여서 두 배 이상 청구할 때가 있고요. 최소 2배 이상은…."]

이 업체 측은 메시지를 통해 소용량 제품 2개를 납품한 뒤 대용량 가격을 장부에 적으라고 지시했고, 실제 장부에도 대용량 가격이 적혔습니다.

소용량 판매가와 비교하면 20만 원 가까이 더 챙긴 셈입니다.

[제보자/음성변조 : "(납품업체들) 모두가 (가격을) 맞추면 걸리지 않을 것으로 생각해요. 다른 업체에도 가격을 높이 받으라고 하고 있습니다."]

해당 업체는 재생 토너를 공급하고도 새 제품으로 견적서에 적거나 일부 납품가격이 시중보다 비싼 점은 인정하지만, 부서별 출장이 잦아 비용을 더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김해시는 관리가 소홀한 점을 인정했습니다.

김해시가 처리한 견적서에는 거래 장부에 적힌 제품들은 아예 없습니다.

장부 가격과 달리 시중 판매가로 납품했다고 적혔습니다.

허위로 적은 내용에 납품 총액만 맞춘 겁니다.

시중 가격도 확인하지 않고 업체가 청구한 대로 정산한 점도 드러났습니다.

[김해시 납품 부서 관계자 : "계속 거래를 해오다 보니까 이렇게 시중과 차이가 많이 나는 줄은 정말 몰랐어요. 당황스럽고. (견적서가 장부와 다른 것은) 업무를 처리하면서 수월하게 하다 보니까 그런 차이가 생긴 것 같은데."]

검찰은 관련 고발장이 접수됨에 따라 김해시청과 업체 측에 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관련자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차주하입니다.

촬영기자:박장빈/그래픽:박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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