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F 걸린 멧돼지 신고가 ‘로또’?…“열병 확산시킬 수도”

입력 2020.10.20 (19:29) 수정 2020.10.20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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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을 막기 위해 도입된 야생멧돼지 신고 포상제가 질병을 확산시킬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포상금을 받기 위해 주민들이 방역 조치없이 경쟁적으로 멧돼지 사체에 가까이 가기 때문인데요

노지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죽은 멧돼지를 신고해 양성판정이 나면 포상금이 100만 원 음성이면 10만 원입니다.

강원도 화천의 올해 포상금 신청자 명단입니다.

41명이 58건을 신고했습니다.

이 가운데 중복 신고자가 9명으로, 전체의 22%를 차지합니다.

모두 6건을 신고한 사람은 3건이 양성 판정을 받아 300만원 넘게 포상금을 받아갔습니다.

농촌 주민들은 이를 로또라고 합니다.

[최문순/화천군수/이달 14일 : "농민들이 산에 다 올라가 있어요. 지금 농번기 때 일 안합니다. 이거 양성 개체 뜨면 로또 맞은 거예요. 100만 원씩 포상금 주기 때문에."]

하지만 일반 주민들이 방역 조치 없이 너도나도 산에 올라 멧돼지 사체에 접근하는 게 문젭니다.

산에서 그대로 내려오면 열병을 옮길 수 있어 인근 돼지농장들에게 이런 주민들은 요주의 대상입니다.

[장기호/돼지농장 주인 : "그분들은 이제 실상 방역에 대한 의식이라든지 방역에 대한 문제에 대해서는 중요성을 못 느끼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경계 대상이죠."]

정부도 야생멧돼지 신고포상제의 부작용을 인정합니다.

[최선두/환경부 야생동물질병관리팀장 : "신고포상금 제도가 감염 폐사체를 신속하게게 제거하는데 도움이 되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다만 주민들이 신고 포상금을 목적으로 감염 지역을 드나들 우려도 있기 때문에."]

환경부는 이제서야 입산자 방역지침을 강화하고, 포상금 액수를 하향 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노지영입니다.

촬영기자:박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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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SF 걸린 멧돼지 신고가 ‘로또’?…“열병 확산시킬 수도”
    • 입력 2020-10-20 19:29:03
    • 수정2020-10-20 19:38:58
    뉴스7(춘천)
[앵커]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을 막기 위해 도입된 야생멧돼지 신고 포상제가 질병을 확산시킬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포상금을 받기 위해 주민들이 방역 조치없이 경쟁적으로 멧돼지 사체에 가까이 가기 때문인데요

노지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죽은 멧돼지를 신고해 양성판정이 나면 포상금이 100만 원 음성이면 10만 원입니다.

강원도 화천의 올해 포상금 신청자 명단입니다.

41명이 58건을 신고했습니다.

이 가운데 중복 신고자가 9명으로, 전체의 22%를 차지합니다.

모두 6건을 신고한 사람은 3건이 양성 판정을 받아 300만원 넘게 포상금을 받아갔습니다.

농촌 주민들은 이를 로또라고 합니다.

[최문순/화천군수/이달 14일 : "농민들이 산에 다 올라가 있어요. 지금 농번기 때 일 안합니다. 이거 양성 개체 뜨면 로또 맞은 거예요. 100만 원씩 포상금 주기 때문에."]

하지만 일반 주민들이 방역 조치 없이 너도나도 산에 올라 멧돼지 사체에 접근하는 게 문젭니다.

산에서 그대로 내려오면 열병을 옮길 수 있어 인근 돼지농장들에게 이런 주민들은 요주의 대상입니다.

[장기호/돼지농장 주인 : "그분들은 이제 실상 방역에 대한 의식이라든지 방역에 대한 문제에 대해서는 중요성을 못 느끼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경계 대상이죠."]

정부도 야생멧돼지 신고포상제의 부작용을 인정합니다.

[최선두/환경부 야생동물질병관리팀장 : "신고포상금 제도가 감염 폐사체를 신속하게게 제거하는데 도움이 되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다만 주민들이 신고 포상금을 목적으로 감염 지역을 드나들 우려도 있기 때문에."]

환경부는 이제서야 입산자 방역지침을 강화하고, 포상금 액수를 하향 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노지영입니다.

촬영기자:박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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