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서훈 국가안보실장 방미 비난…“남북관계를 국제관계 종속물로 격하”

[앵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0일 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연설에서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보였는데요.

북한이 이번엔 최근 미국을 방문하고 돌아온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거칠게 비난했습니다.

북한의 의도가 무엇인지, 신선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최근 미국 방문을 거론하며, "비밀리에 미국을 돌아다녀 지저분하게 놀아댔다"고 비난했습니다.

통신은 특히, 서 실장이 방미 기간 기자회견에서 "남북관계는 단순히 남북만의 관계라고 할 수 없다", "미국 등 주변국과 서로 의논하고 협의해 풀어야 할 문제"라고 한 것을 들며, '얼빠진 나발'이라고 깎아내렸습니다.

서 실장의 발언을 '신성한 남북관계를 국제관계의 종속물로 격하시킨 망언'으로 규정하고, 6·15 남북공동선언, 판문점 선언 등에 대한 부정이고 배신이라고도 주장했습니다.

통신은 남북관계가 우리 민족 내부 문제라며 외세에 빌붙거나 다른 나라와 논의하고 도움을 받아야 할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6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남 군사행동을 보류한 이후 대남 비난을 자제해 왔습니다.

지난달엔 공무원 피살 사건에 대해 사과하는 통지문을 보냈고, 지난 10일 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선 김정은 위원장 연설을 통해 남북 관계 개선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서 실장에 대한 북한 매체의 비난은 남측 외교안보라인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됩니다.

특히 대선 이후 미국 정부의 대북정책을 염두에 두고 우리 정부를 압박하려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북한은 일반 주민들이 볼 수 없는 조선중앙통신에 개인 필명으로 기사를 내며 비난 수위는 조절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KBS 뉴스 신선민입니다.

영상편집:최근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