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① “출근하지 마” 경비실 열쇠 바꿔버린 입주민 회장

입력 2020.11.04 (21:48) 수정 2020.11.04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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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5월 아파트 입주민의 폭행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경비원 고 최희석 씨 사건 기억하시는 분들 계실텐데요.

그런데, 나주의 한 아파트에서 아파트 입주민 대표가 자신과 갈등을 겪은 경비원을 해고하겠다며 경비실 열쇠까지 바꾸고 출근을 막아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김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어제 아침 평소처럼 출근한 나주의 한 아파트 경비원 76살 김 모씨.

경비실 문고리에 열쇠를 넣고 수 차례 돌려보지만 어찌된 일인지 열리지 않습니다.

한참 후에야 입주민 대표인 자치회장이 자신을 해고하겠다며 경비실 열쇠를 바꿨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경비원 김씨와 자치회장의 갈등 때문인데, 김씨가 나흘 전 외부 시공업자에게 아파트 전기를 잠깐 쓰게 한 게 화근이었습니다.

김씨는 한 입주민의 방충망 시공을 위해 온 업자에게 공구를 쓸 수 있도록 전기사용을 허락했고, 자치회장은 자신의 허락없이 공용 전기를 쓰게 했다며 김씨를 질책했던 겁니다.

감정이 상한 자치회장은 동료경비원을 통해 김씨의 해고를 통보했고, 김씨는 해고가 억울하다며 아파트 구내 방송으로 이런 사정을 알리면서 갈등이 커졌습니다.

경비원 김씨는 평소에도 자치회장이 함부로 대했고, 해고 역시 정당한 절차가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나주 ○○아파트 경비원 : "해고를 하더라도 주민들 의견을 반영해서 저 사람의 잘못이 무엇인지, 무엇 때문에 해고해야 하는지 이런 것들을 주민들에게 알리고 정식으로..."]

자치회장은 정당한 지적을 김씨가 받아들이지 않은채 오히려 자신을 위협해 근로계약을 해지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근로계약서에는 자치위원회가 원할 경우 경비원은 이유를 묻지 않고 퇴사해야 한다는 일방적인 내용이 담겼습니다.

[나주 ○○아파트 자치회장/음성변조 : "(입주민 자치위원들에게 해고한다고) 구두로만, 전화로 했어요. (그건 문제없다고 생각하세요?) 저는 문제없다고 생각해요. 나는 그때 당시에 우선 급했고."]

나주시는 해당 아파트에서 경비원에 대한 갑질이 있었는지 살펴볼 예정입니다.

KBS 뉴스 김호입니다.

촬영기자:조민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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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중취재]① “출근하지 마” 경비실 열쇠 바꿔버린 입주민 회장
    • 입력 2020-11-04 21:48:43
    • 수정2020-11-04 22:01:52
    뉴스9(광주)
[앵커]

지난 5월 아파트 입주민의 폭행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경비원 고 최희석 씨 사건 기억하시는 분들 계실텐데요.

그런데, 나주의 한 아파트에서 아파트 입주민 대표가 자신과 갈등을 겪은 경비원을 해고하겠다며 경비실 열쇠까지 바꾸고 출근을 막아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김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어제 아침 평소처럼 출근한 나주의 한 아파트 경비원 76살 김 모씨.

경비실 문고리에 열쇠를 넣고 수 차례 돌려보지만 어찌된 일인지 열리지 않습니다.

한참 후에야 입주민 대표인 자치회장이 자신을 해고하겠다며 경비실 열쇠를 바꿨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경비원 김씨와 자치회장의 갈등 때문인데, 김씨가 나흘 전 외부 시공업자에게 아파트 전기를 잠깐 쓰게 한 게 화근이었습니다.

김씨는 한 입주민의 방충망 시공을 위해 온 업자에게 공구를 쓸 수 있도록 전기사용을 허락했고, 자치회장은 자신의 허락없이 공용 전기를 쓰게 했다며 김씨를 질책했던 겁니다.

감정이 상한 자치회장은 동료경비원을 통해 김씨의 해고를 통보했고, 김씨는 해고가 억울하다며 아파트 구내 방송으로 이런 사정을 알리면서 갈등이 커졌습니다.

경비원 김씨는 평소에도 자치회장이 함부로 대했고, 해고 역시 정당한 절차가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나주 ○○아파트 경비원 : "해고를 하더라도 주민들 의견을 반영해서 저 사람의 잘못이 무엇인지, 무엇 때문에 해고해야 하는지 이런 것들을 주민들에게 알리고 정식으로..."]

자치회장은 정당한 지적을 김씨가 받아들이지 않은채 오히려 자신을 위협해 근로계약을 해지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근로계약서에는 자치위원회가 원할 경우 경비원은 이유를 묻지 않고 퇴사해야 한다는 일방적인 내용이 담겼습니다.

[나주 ○○아파트 자치회장/음성변조 : "(입주민 자치위원들에게 해고한다고) 구두로만, 전화로 했어요. (그건 문제없다고 생각하세요?) 저는 문제없다고 생각해요. 나는 그때 당시에 우선 급했고."]

나주시는 해당 아파트에서 경비원에 대한 갑질이 있었는지 살펴볼 예정입니다.

KBS 뉴스 김호입니다.

촬영기자:조민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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