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출소자들 “의심증상 호소해도 감기약 지급…방한마스크로만 버텨”

입력 2020.12.29 (21:18) 수정 2020.12.29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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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046명 늘었습니다.

사흘 만에 다시 천명 대로 올라섰는데요,

서울 동부구치소에서 한꺼번에 230여 명이 추가 확진된 영향이 컸습니다.

동부구치소 확진자 중에 처음으로 사망자가 나왔는데, 만성질환을 가진 수용자였습니다.

또 동부구치소에서 다른 교도소로 옮겨진 수용자 중 17명이 추가 확진됐습니다.

사망자와 위중증 환자도 크게 늘었습니다.

하루 새 40명이 숨져 국내 환자발생 이후 가장 많았고, 위중증 환자도 330명으로 늘었습니다.

특히 종교시설과 요양시설을 중심으로 집단 감염이 계속되면서, 사망자와 중환자가 늘고 있는 추셉니다.

수도권 임시 선별검사소를 통해선 2주간 천 4백여 명의 숨은 감염자를 찾아냈는데요

1월 3일까지 운영할 예정였지만 2주 더 연장하기로 했습니다.

조용한 전파자를 빨리 발견해 감염 확산을 막는데 기여했다는 평가 때문입니다.

정세균 총리는 오늘(29일) 정부가 관리하는 수용시설에서 대규모로 집단 발병한 것에 대해 송구하다며 사과했는데요,

KBS취재진이 최근까지 동부구치소에 수용돼 있던 사람들을 만나보니 구치소 측의 방역에도 허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예슬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주 서울 동부구치소에서 출소한 A 씨.

구치소에서 교도관들을 도와 수용자들의 발열 체크와 문진표 작성 업무를 맡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구치소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달 이후 이해하기 어려운 일을 겪었다고 말합니다.

인후통을 호소하는 수용자들에게 구치소 측이 감기약만 처방하고 말았다는 겁니다.

[A 씨/24일 동부구치소 출소/음성변조 : "(재소자들이) 인후통 증상을 호소를 했어요. 그래서 제가 의료과에 그 부분을 보고를 하고, 그랬더니 이제 감기약을 다 처방을 해줬어요."]

인후통은 대표적인 코로나19 의심증상인데 구치소에서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는 게 A 씨의 주장입니다.

[A 씨/음성변조 : "이런 사람들 먼저 다 추가로 검사해서 격리시켜야 되는 거 아니냐고 얘기했더니 저희 담당 교도관이 '알지, 그러나 인력이 없어서 못 하고 있다. 아무도 신경 못 쓰고 있다'(라고 말했어요)."]

같은 날 출소한 B 씨는 구치소에서 배식을 도우면서 감염 우려에 시달렸다고 말합니다.

무증상 감염자가 있을 수 있는 신입 수용자 격리 공간에서 직접 배식을 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B 씨/24일 동부구치소 출소/음성변조 : "그 사람이 썼던 식판을 제가 손으로 만져야 되고 같이 이야기도 해야 하고, 서로 잡고 그러니까 감염 위험이 있죠."]

KF 마스크는 첫 확진자가 발생한 12월 이후에야 일주일에 한 장씩 지급됐다고 합니다.

[B 씨/음성변조 : "대부분 수용자들이 아마 마스크를 전부 다 안 꼈을 거예요. 11월 중순까지, 그때까지는. (덴탈마스크나 이런 것도 전혀 없었어요?) 네. 덴탈 마스크 지급된 적 없었어요. 수용자들이 할 수 있는 건 방한마스크. (교도관들은요?) 교도관들은 끼죠."]

사정이 이렇다 보니 오늘 동부구치소에서는 '살려주세요', '확진자 한 방에 8명 수용', '편지 외부 발송 금지' 등의 글로 자신들의 열악한 처지를 호소하는 수용자들의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법무부는 예산 문제로 마스크를 제대로 지급하지 못했고, 인후통 증상자에 대한 감기약 투약은 코로나가 감기 증상이다 보니 증상 완화를 위해 처방한 거라고 해명했습니다.

KBS 뉴스 문예슬입니다.

촬영기자:홍성백/영상편집:이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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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출소자들 “의심증상 호소해도 감기약 지급…방한마스크로만 버텨”
    • 입력 2020-12-29 21:18:54
    • 수정2020-12-29 22: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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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046명 늘었습니다.

사흘 만에 다시 천명 대로 올라섰는데요,

서울 동부구치소에서 한꺼번에 230여 명이 추가 확진된 영향이 컸습니다.

동부구치소 확진자 중에 처음으로 사망자가 나왔는데, 만성질환을 가진 수용자였습니다.

또 동부구치소에서 다른 교도소로 옮겨진 수용자 중 17명이 추가 확진됐습니다.

사망자와 위중증 환자도 크게 늘었습니다.

하루 새 40명이 숨져 국내 환자발생 이후 가장 많았고, 위중증 환자도 330명으로 늘었습니다.

특히 종교시설과 요양시설을 중심으로 집단 감염이 계속되면서, 사망자와 중환자가 늘고 있는 추셉니다.

수도권 임시 선별검사소를 통해선 2주간 천 4백여 명의 숨은 감염자를 찾아냈는데요

1월 3일까지 운영할 예정였지만 2주 더 연장하기로 했습니다.

조용한 전파자를 빨리 발견해 감염 확산을 막는데 기여했다는 평가 때문입니다.

정세균 총리는 오늘(29일) 정부가 관리하는 수용시설에서 대규모로 집단 발병한 것에 대해 송구하다며 사과했는데요,

KBS취재진이 최근까지 동부구치소에 수용돼 있던 사람들을 만나보니 구치소 측의 방역에도 허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예슬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주 서울 동부구치소에서 출소한 A 씨.

구치소에서 교도관들을 도와 수용자들의 발열 체크와 문진표 작성 업무를 맡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구치소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달 이후 이해하기 어려운 일을 겪었다고 말합니다.

인후통을 호소하는 수용자들에게 구치소 측이 감기약만 처방하고 말았다는 겁니다.

[A 씨/24일 동부구치소 출소/음성변조 : "(재소자들이) 인후통 증상을 호소를 했어요. 그래서 제가 의료과에 그 부분을 보고를 하고, 그랬더니 이제 감기약을 다 처방을 해줬어요."]

인후통은 대표적인 코로나19 의심증상인데 구치소에서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는 게 A 씨의 주장입니다.

[A 씨/음성변조 : "이런 사람들 먼저 다 추가로 검사해서 격리시켜야 되는 거 아니냐고 얘기했더니 저희 담당 교도관이 '알지, 그러나 인력이 없어서 못 하고 있다. 아무도 신경 못 쓰고 있다'(라고 말했어요)."]

같은 날 출소한 B 씨는 구치소에서 배식을 도우면서 감염 우려에 시달렸다고 말합니다.

무증상 감염자가 있을 수 있는 신입 수용자 격리 공간에서 직접 배식을 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B 씨/24일 동부구치소 출소/음성변조 : "그 사람이 썼던 식판을 제가 손으로 만져야 되고 같이 이야기도 해야 하고, 서로 잡고 그러니까 감염 위험이 있죠."]

KF 마스크는 첫 확진자가 발생한 12월 이후에야 일주일에 한 장씩 지급됐다고 합니다.

[B 씨/음성변조 : "대부분 수용자들이 아마 마스크를 전부 다 안 꼈을 거예요. 11월 중순까지, 그때까지는. (덴탈마스크나 이런 것도 전혀 없었어요?) 네. 덴탈 마스크 지급된 적 없었어요. 수용자들이 할 수 있는 건 방한마스크. (교도관들은요?) 교도관들은 끼죠."]

사정이 이렇다 보니 오늘 동부구치소에서는 '살려주세요', '확진자 한 방에 8명 수용', '편지 외부 발송 금지' 등의 글로 자신들의 열악한 처지를 호소하는 수용자들의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법무부는 예산 문제로 마스크를 제대로 지급하지 못했고, 인후통 증상자에 대한 감기약 투약은 코로나가 감기 증상이다 보니 증상 완화를 위해 처방한 거라고 해명했습니다.

KBS 뉴스 문예슬입니다.

촬영기자:홍성백/영상편집:이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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