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콜센터인데 고용은 제각각…기준은?

입력 2021.02.18 (21:41) 수정 2021.02.19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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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문재인 정부가 선언한 100대 국정과제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런데, "왜 우리만 예외냐"라면서 보름 넘게 파업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건강보험공단 콜센터 상담사들입니다.

실제로 비슷한 일을 하고 있는 국민연금공단, 근로복지공단의 콜센터 상담사들은 이미 정규직 전환이 끝난 상탭니다.

'형평성' 문제가 제기된 건데요,

그런데 이번엔 취업준비생들이 국민청원을 통해 상담원들의 직접고용을 반대하고 나섰습니다.

'공정한 채용절차'가 아니라는 반발입니다.

지난해의 인천국제공항 사태가 떠오르실 겁니다.

'제2의 인국공 사태' 우려까지 불러일으킨 정규직 전환의 '형평성 논란'...

왜 이런 문제가 생긴 건지 김지숙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건강보험, 국민연금, 근로복지공단 콜센터.

기관은 달라도 민원인 상담을 해주는 업무는 똑같습니다.

그런데 건보공단만 상담사 직접고용이 이뤄지지 않은 이유가 뭘까?

지난 2017년 정부가 발표한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입니다.

공공기관 비정규직 중에 1,2단계 '파견.용역직'은 정규직 전환이 기본원칙입니다.

반면 3단계 '민간위탁 근로자'는 정규직 전환이 아니라 처우개선에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문제는 '파견.용역'이든 '민간위탁'이든 둘 다 민간업체 소속이어서, 어떻게 구분할지가 애매모호하다는 점입니다.

결국, 같은 일을 해도 '기관의 해석에 따라' 누구는 1단계, 누구는 3단계.

이런 식으로 단계가 달라지게 된 겁니다.

콜센터 상담사를 3단계로 분류한 건보공단의 해석을 두고 노사 양측은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공성식/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정책기획실장 : "정부의 기준과 실제 구체적인 계약 형식을 봤을 때 저희는 1단계가 맞다고 보고 있고요."]

[김훈택/건강보험공단 기획선임실장 : "'근로자 지휘·감독권이 실제로 있냐 없냐'라는 걸 보고 '파견용역이냐 민간위탁이냐'를 판단했다'라고 보시면 되는 거예요."]

전문가들은 정부가 이런 갈등을 막기 위해 직접고용 기준에 대해 보다 명확한 지침을 제시했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김종진/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 : "정책 시행과정에서 통일적이고 표준적인 가이드라인과 로드맵을 통해서 진행해야 하는데 자율에 맡기거나 구체적인 정부지침이 없었기 때문에 갈등이 있었다고 봅니다."]

그러나 고용노동부는 여전히 공단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문제라는 입장이어서, 상담사 직접고용 갈등이 당장 해법을 찾기는 쉽지 않아보입니다.

KBS 뉴스 김지숙입니다.

촬영기자:문아미/영상편집:이상철/그래픽:이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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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같은 콜센터인데 고용은 제각각…기준은?
    • 입력 2021-02-18 21:41:24
    • 수정2021-02-19 07: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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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문재인 정부가 선언한 100대 국정과제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런데, "왜 우리만 예외냐"라면서 보름 넘게 파업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건강보험공단 콜센터 상담사들입니다.

실제로 비슷한 일을 하고 있는 국민연금공단, 근로복지공단의 콜센터 상담사들은 이미 정규직 전환이 끝난 상탭니다.

'형평성' 문제가 제기된 건데요,

그런데 이번엔 취업준비생들이 국민청원을 통해 상담원들의 직접고용을 반대하고 나섰습니다.

'공정한 채용절차'가 아니라는 반발입니다.

지난해의 인천국제공항 사태가 떠오르실 겁니다.

'제2의 인국공 사태' 우려까지 불러일으킨 정규직 전환의 '형평성 논란'...

왜 이런 문제가 생긴 건지 김지숙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건강보험, 국민연금, 근로복지공단 콜센터.

기관은 달라도 민원인 상담을 해주는 업무는 똑같습니다.

그런데 건보공단만 상담사 직접고용이 이뤄지지 않은 이유가 뭘까?

지난 2017년 정부가 발표한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입니다.

공공기관 비정규직 중에 1,2단계 '파견.용역직'은 정규직 전환이 기본원칙입니다.

반면 3단계 '민간위탁 근로자'는 정규직 전환이 아니라 처우개선에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문제는 '파견.용역'이든 '민간위탁'이든 둘 다 민간업체 소속이어서, 어떻게 구분할지가 애매모호하다는 점입니다.

결국, 같은 일을 해도 '기관의 해석에 따라' 누구는 1단계, 누구는 3단계.

이런 식으로 단계가 달라지게 된 겁니다.

콜센터 상담사를 3단계로 분류한 건보공단의 해석을 두고 노사 양측은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공성식/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정책기획실장 : "정부의 기준과 실제 구체적인 계약 형식을 봤을 때 저희는 1단계가 맞다고 보고 있고요."]

[김훈택/건강보험공단 기획선임실장 : "'근로자 지휘·감독권이 실제로 있냐 없냐'라는 걸 보고 '파견용역이냐 민간위탁이냐'를 판단했다'라고 보시면 되는 거예요."]

전문가들은 정부가 이런 갈등을 막기 위해 직접고용 기준에 대해 보다 명확한 지침을 제시했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김종진/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 : "정책 시행과정에서 통일적이고 표준적인 가이드라인과 로드맵을 통해서 진행해야 하는데 자율에 맡기거나 구체적인 정부지침이 없었기 때문에 갈등이 있었다고 봅니다."]

그러나 고용노동부는 여전히 공단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문제라는 입장이어서, 상담사 직접고용 갈등이 당장 해법을 찾기는 쉽지 않아보입니다.

KBS 뉴스 김지숙입니다.

촬영기자:문아미/영상편집:이상철/그래픽:이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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