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년 만에 독립유공 서훈 인정…“사료 발굴 지원 절실”

입력 2021.03.02 (06:38) 수정 2021.03.02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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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는 3·1 운동 102주년이었습니다.

나라를 위해 희생했지만, 국가 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순국선열이 적지 않습니다.

공적을 증빙할 사료나 증거를 확보하기가 어려워서인데요,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해 보입니다.

이유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919년 4월, 대규모 만세 운동이 벌어졌던 충북 진천 광혜원.

6백여 명 군중의 선두엔 당시 30대 청년, 박도철 씨가 있었습니다.

대규모 만세 시위가 있었던 곳입니다.

당시 일제에 항거하던 박도철 씨와 그의 어머니가 이곳에서 희생됐습니다.

하지만 독립운동 선두에 있던 박도철 선생은 102년만인 올해가 돼서야 독립유공자 서훈을 받았습니다.

후손들이 공적을 증빙할 기록을 직접 찾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박영섭/故 박도철 선생 손자 : "후손들이 이걸 다 입증한다는 건 정말 힘듭니다. 역사적 사실이 100년이 지난 다음에 남아있는 것도 부족하고..."]

박 선생의 공적은 2013년, 국가기록원이 3·1 운동 피살자 명부를 발굴하면서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일본 헌병대의 만세 운동 보고서에 남아있는 사실도 뒤늦게 확인됐습니다.

자료를 직접 찾고 분석한 지역 역사가들의 도움 덕분이었습니다.

이후에도 소명과 재신청을 거듭해 서훈까지 꼬박 2년이 걸렸습니다.

[오인근/충북 진천 향토사연구회 : "나라에서는 '이름이 틀리다, 호적이 어떻다'고 해서 일치가 안 된다고... 서훈이 2년간을 끌게 된 겁니다."]

이런 독립운동 사실을 입증하기 어렵다 보니, 최근 5년 동안 포상을 신청한 10명 중 3명만 서훈을 인정받았습니다.

[박걸순/충북대학교 사학과 교수 : "지자체의 노력, 그리고 전문가들의 노력 이것이 잘 어우러져서 우리 독립 유공자, 더 많은 분을 발굴(해야 합니다)."]

잊혀가는 선조들의 희생을 다시 일깨우는 유공자 발굴과 연구 지원이 절실합니다.

KBS 뉴스 이유진입니다.

촬영기자:김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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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2년 만에 독립유공 서훈 인정…“사료 발굴 지원 절실”
    • 입력 2021-03-02 06:38:20
    • 수정2021-03-02 07:5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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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는 3·1 운동 102주년이었습니다.

나라를 위해 희생했지만, 국가 유공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순국선열이 적지 않습니다.

공적을 증빙할 사료나 증거를 확보하기가 어려워서인데요,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해 보입니다.

이유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919년 4월, 대규모 만세 운동이 벌어졌던 충북 진천 광혜원.

6백여 명 군중의 선두엔 당시 30대 청년, 박도철 씨가 있었습니다.

대규모 만세 시위가 있었던 곳입니다.

당시 일제에 항거하던 박도철 씨와 그의 어머니가 이곳에서 희생됐습니다.

하지만 독립운동 선두에 있던 박도철 선생은 102년만인 올해가 돼서야 독립유공자 서훈을 받았습니다.

후손들이 공적을 증빙할 기록을 직접 찾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박영섭/故 박도철 선생 손자 : "후손들이 이걸 다 입증한다는 건 정말 힘듭니다. 역사적 사실이 100년이 지난 다음에 남아있는 것도 부족하고..."]

박 선생의 공적은 2013년, 국가기록원이 3·1 운동 피살자 명부를 발굴하면서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일본 헌병대의 만세 운동 보고서에 남아있는 사실도 뒤늦게 확인됐습니다.

자료를 직접 찾고 분석한 지역 역사가들의 도움 덕분이었습니다.

이후에도 소명과 재신청을 거듭해 서훈까지 꼬박 2년이 걸렸습니다.

[오인근/충북 진천 향토사연구회 : "나라에서는 '이름이 틀리다, 호적이 어떻다'고 해서 일치가 안 된다고... 서훈이 2년간을 끌게 된 겁니다."]

이런 독립운동 사실을 입증하기 어렵다 보니, 최근 5년 동안 포상을 신청한 10명 중 3명만 서훈을 인정받았습니다.

[박걸순/충북대학교 사학과 교수 : "지자체의 노력, 그리고 전문가들의 노력 이것이 잘 어우러져서 우리 독립 유공자, 더 많은 분을 발굴(해야 합니다)."]

잊혀가는 선조들의 희생을 다시 일깨우는 유공자 발굴과 연구 지원이 절실합니다.

KBS 뉴스 이유진입니다.

촬영기자:김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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