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연쇄 총격’ 한인 여성들 희생된 미 애틀랜타 현지는 지금

입력 2021.03.18 (21:11) 수정 2021.03.18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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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부터는 미국 애틀랜타 총격 사건 속보 전해드립니다.

20대 백인 남성의 연쇄 총격으로 한인 여성들을 포함해 8명이 숨진 애틀랜타 지역은 충격에 빠진 모습입니다.

수사 당국이 용의자의 진술을 토대로 성중독증을 총격 사건의 동기로 지목하자 강한 반발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현지에서 김기현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미국 애틀랜타 시내에서 북동쪽으로 차를 달려 15분... 한인 희생자들이 근무했던 마사지 업소는 대로 양 측에서 서로 마주보고 있습니다.

[911 신고 당시 녹취 : "제발... 서둘러 주세요. (인상착의가 어떤가요?) 지금 숨어 있어야 합니다. (남녀 구분은 되나요?) 총을 갖고 있어요."]

총격 사건 이후 업소의 문은 모두 굳게 닫혔고 인기척도 없었습니다.

인근 주민들은 한인 업소 관계자들을 조용한 이웃으로 기억하며 충격과 함께 안타깝다는 반응입니다.

[도니 컬페퍼/인근 상점 근무 : "여기 주차장에서 자주 그녀를 봤습니다. 좋은 사람이었습니다."]

[넬리 홀렌만/인근 상점 근무 : "가까운 교류는 없었지만 여기는 서로 챙겨주는 곳입니다."]

총격 현장에는 희생자를 기리는 꽃이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수사 당국은 용의자 검거 열 네 시간 만에 첫 언론 브리핑을 가졌습니다.

이 자리에서 경찰은 '성중독이 살해 동기였다'는 용의자의 진술을 인용했습니다.

["자신이 성중독 등 몇가지 문제가 있다면서 해당 업소들을 자주 드나들었다고 진술했습니다."]

이같은 경찰 발표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왕복 4차선 대로변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의 피해자가 대부분 아시아계 여성이라는 점에서 지역 사회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현장을 찾은 한국계 정치인은 미국 사회 내부에 소수자들을 향한 적대적 시선이 만연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샘 박/미 조지아주 하원의원 : "아시아계 미국인들은 코로나19 대유행의 희생양이었습니다. 이는 관련 범죄와 폭력 등을 증가시켰고 지역사회는 현재 공포와 불안감에 떨고 있습니다."]

경찰이 수사 과정과 결과를 최대한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습니다.

[보니 윤/인권 변호사 : "보세요. 공격당한 모든 업소에 아시아 여성이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그가 왜 범행을 저질렀는지를 가늠할 수 있어요."]

급기야 조 바이든 대통령까지 나서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우려를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조 바이든/미 대통령 : "FBI와 법무부가 조사를 진행 중인 만큼 답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조지아주 총격 사건 이후 우리 교민들을 비롯한 아시아계 주민들 사이에는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고응용/촬영:이재원

수사 쟁점과 현지 여론 흐름은?

[앵커]

그럼 수사 상황과 함께 현지 여론의 흐름 조금 더 짚어보죠.

총격 사건 현장에 김기현 특파원이 가있습니다.

김기현 특파원. 경찰이 일단 용의자를 기소했죠?

[기자]

네, 기소는 수사 단계에서 범죄 혐의를 확정하고 재판에 넘기는 절차입니다.

미 경찰 당국은 한국계 여성 네 명을 포함한 여덟 명에 대한 살인 혐의와 가중 폭행 혐의를 적용해 용의자 로버트 애런 롱을 기소했습니다.

추가 수사를 벌이고 있는 증오범죄와 관련한 혐의는 아직까지 결정하기 이르다며 1차 기소 대상에서 제외했습니다.

인종적 적대감이 총격 사건을 계획했다는 유력한 증거는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경찰 브리핑 내용 들어보시죠.

["증오범죄 아니냐는 전화를 많이 받았습니다. 아직 수사가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관련 혐의를 확정할 수 없습니다."]

[앵커]

이런 경찰 수사 내용,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요?

[기자]

네, 먼저, 미국 전역의 한인들을 중심으로 이번 총격 사태를 증오 범죄로 다뤄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로스앤젤레스 한인회는 성명을 통해 이번 사태가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미국 전역에서 발생했던 아시아계 대상 증오범죄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비슷한 흐름은 사건이 발생한 조지아주는 물론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등 여러 지역 한인회에서도 감지되고 있습니다.

한국계 미 연방의원들도 의회 발언이나 사회관계망 서비스에 올린 글에서 증오범죄에 대한 우려와 함께 경찰의 보다 적극적인 수사를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같은 유력 인사들도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범죄 가능성에 주목하며 미국 사회가 대결과 폭력으로 얼룩지는 데 대해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지금까지 애틀랜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영상편집:이현모/촬영:이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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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1-03-18 21: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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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부터는 미국 애틀랜타 총격 사건 속보 전해드립니다.

20대 백인 남성의 연쇄 총격으로 한인 여성들을 포함해 8명이 숨진 애틀랜타 지역은 충격에 빠진 모습입니다.

수사 당국이 용의자의 진술을 토대로 성중독증을 총격 사건의 동기로 지목하자 강한 반발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현지에서 김기현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미국 애틀랜타 시내에서 북동쪽으로 차를 달려 15분... 한인 희생자들이 근무했던 마사지 업소는 대로 양 측에서 서로 마주보고 있습니다.

[911 신고 당시 녹취 : "제발... 서둘러 주세요. (인상착의가 어떤가요?) 지금 숨어 있어야 합니다. (남녀 구분은 되나요?) 총을 갖고 있어요."]

총격 사건 이후 업소의 문은 모두 굳게 닫혔고 인기척도 없었습니다.

인근 주민들은 한인 업소 관계자들을 조용한 이웃으로 기억하며 충격과 함께 안타깝다는 반응입니다.

[도니 컬페퍼/인근 상점 근무 : "여기 주차장에서 자주 그녀를 봤습니다. 좋은 사람이었습니다."]

[넬리 홀렌만/인근 상점 근무 : "가까운 교류는 없었지만 여기는 서로 챙겨주는 곳입니다."]

총격 현장에는 희생자를 기리는 꽃이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수사 당국은 용의자 검거 열 네 시간 만에 첫 언론 브리핑을 가졌습니다.

이 자리에서 경찰은 '성중독이 살해 동기였다'는 용의자의 진술을 인용했습니다.

["자신이 성중독 등 몇가지 문제가 있다면서 해당 업소들을 자주 드나들었다고 진술했습니다."]

이같은 경찰 발표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왕복 4차선 대로변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의 피해자가 대부분 아시아계 여성이라는 점에서 지역 사회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현장을 찾은 한국계 정치인은 미국 사회 내부에 소수자들을 향한 적대적 시선이 만연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샘 박/미 조지아주 하원의원 : "아시아계 미국인들은 코로나19 대유행의 희생양이었습니다. 이는 관련 범죄와 폭력 등을 증가시켰고 지역사회는 현재 공포와 불안감에 떨고 있습니다."]

경찰이 수사 과정과 결과를 최대한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습니다.

[보니 윤/인권 변호사 : "보세요. 공격당한 모든 업소에 아시아 여성이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그가 왜 범행을 저질렀는지를 가늠할 수 있어요."]

급기야 조 바이든 대통령까지 나서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우려를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조 바이든/미 대통령 : "FBI와 법무부가 조사를 진행 중인 만큼 답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조지아주 총격 사건 이후 우리 교민들을 비롯한 아시아계 주민들 사이에는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고응용/촬영:이재원

수사 쟁점과 현지 여론 흐름은?

[앵커]

그럼 수사 상황과 함께 현지 여론의 흐름 조금 더 짚어보죠.

총격 사건 현장에 김기현 특파원이 가있습니다.

김기현 특파원. 경찰이 일단 용의자를 기소했죠?

[기자]

네, 기소는 수사 단계에서 범죄 혐의를 확정하고 재판에 넘기는 절차입니다.

미 경찰 당국은 한국계 여성 네 명을 포함한 여덟 명에 대한 살인 혐의와 가중 폭행 혐의를 적용해 용의자 로버트 애런 롱을 기소했습니다.

추가 수사를 벌이고 있는 증오범죄와 관련한 혐의는 아직까지 결정하기 이르다며 1차 기소 대상에서 제외했습니다.

인종적 적대감이 총격 사건을 계획했다는 유력한 증거는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경찰 브리핑 내용 들어보시죠.

["증오범죄 아니냐는 전화를 많이 받았습니다. 아직 수사가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관련 혐의를 확정할 수 없습니다."]

[앵커]

이런 경찰 수사 내용,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요?

[기자]

네, 먼저, 미국 전역의 한인들을 중심으로 이번 총격 사태를 증오 범죄로 다뤄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로스앤젤레스 한인회는 성명을 통해 이번 사태가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미국 전역에서 발생했던 아시아계 대상 증오범죄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비슷한 흐름은 사건이 발생한 조지아주는 물론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등 여러 지역 한인회에서도 감지되고 있습니다.

한국계 미 연방의원들도 의회 발언이나 사회관계망 서비스에 올린 글에서 증오범죄에 대한 우려와 함께 경찰의 보다 적극적인 수사를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같은 유력 인사들도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범죄 가능성에 주목하며 미국 사회가 대결과 폭력으로 얼룩지는 데 대해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지금까지 애틀랜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영상편집:이현모/촬영:이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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