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K] 부족한 ‘학대아동쉼터’…그나마도 ‘전세’ 전전

입력 2021.03.23 (21:37) 수정 2021.03.23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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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요즘 전국적으로 아동학대 사건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가해자가 부모 등 가족인 경우 피해 어린이는 집으로 돌아갈 수 없는데요.

이런 어린이들을 24시간 돌보는 쉼터가, 전북지역에는 전주와 익산, 남원 3곳에 있습니다.

전국 8개 도 지역 가운데 경남과 함께 가장 적습니다.

전북보다 인구가 적은 충북의 절반도 안 되는데요.

지난해 전북지역에서 3백 건에 가까운 분리조치가 내려졌지만, 쉼터 3곳을 모두 합쳐도 받을 수 있는 어린이가 20명에 불과한 게 현실입니다.

[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음성변조 : "정말 부족한 상황이라고 보시면 돼요. 5명이 정원인데 10명까지 쉼터에서 아이를 보호했던 경우가 있었고. 하룻밤 저희가, 기관에서 아이를 데리고 있었던 경우도 실제로 있었어요."]

군산시는 올해 쉼터 한 곳을 마련하기로 했고, 익산과 정읍, 김제와 장수 역시 정부에 설립 신청을 했는데요.

나머지 7개 시군은 아직 검토 단계이거나 계획이 없습니다.

아동학대 피해 어린이를 위한 쉼터 운영, 실태와 문제점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부모 등 가족으로부터 학대를 당한 어린이들을 보호하는 쉼터는 전국에 70여 곳.

피해 어린이들에게 쉼터는 교육과 상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임시 거처인데, 행여 장소가 노출되지 않을까, 우려가 큽니다.

[학대피해아동쉼터협의회 관계자 : "학대 행위자들이 아동이 어디 있는지 행방을 지속적으로 찾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요. 그래서 비공개로…."]

게다가 전북지역의 경우 쉼터 3곳 모두, 지금 장소에 전세로 들어가 있습니다.

계약 기간이 끝날 때마다 아이들을 데리고 새로운 거처를 찾는 일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김수연/익산시의원 : "100통이 넘게 공인중개사에 연락해서 정말로 선량한 마음을 가지신 분이 싸게 공간을 내주셔야 그나마 이사를 하게 되는데. 그걸 매번 옮기는 세월이 10년, 20년이…."]

이달 말부터 1년 안에 아동학대 신고가 두 차례 들어올 경우 해당 어린이를 행위자로부터 즉각 분리하도록 제도가 강화되면, 입소 대상 어린이가 늘어 쉼터를 더 확보해야 하지만, 지자체마다 온도 차가 있습니다.

[A 지자체 관계자/음성변조 : "특별하게 계획 세운 건 없고요. 아직 어디에 할 공간도 없고요. 생각만 하고 있는 중이에요."]

[B 지자체 관계자/음성변조 : "글쎄요. 올해 될지는 잘 모르겠고요. 이게 지금 검토 중이라 예산이 확보돼야 하고."]

정부는 올해 쉼터 29곳을 늘리겠다고 밝혔지만, 지난 5년 동안 2019년 한 해를 제외하고 모두 계획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KBS 뉴스 서윤덕입니다.

촬영기자:정성수/그래픽:최희태·전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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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K] 부족한 ‘학대아동쉼터’…그나마도 ‘전세’ 전전
    • 입력 2021-03-23 21:37:10
    • 수정2021-03-23 22:07:29
    뉴스9(전주)
[기자]

요즘 전국적으로 아동학대 사건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가해자가 부모 등 가족인 경우 피해 어린이는 집으로 돌아갈 수 없는데요.

이런 어린이들을 24시간 돌보는 쉼터가, 전북지역에는 전주와 익산, 남원 3곳에 있습니다.

전국 8개 도 지역 가운데 경남과 함께 가장 적습니다.

전북보다 인구가 적은 충북의 절반도 안 되는데요.

지난해 전북지역에서 3백 건에 가까운 분리조치가 내려졌지만, 쉼터 3곳을 모두 합쳐도 받을 수 있는 어린이가 20명에 불과한 게 현실입니다.

[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음성변조 : "정말 부족한 상황이라고 보시면 돼요. 5명이 정원인데 10명까지 쉼터에서 아이를 보호했던 경우가 있었고. 하룻밤 저희가, 기관에서 아이를 데리고 있었던 경우도 실제로 있었어요."]

군산시는 올해 쉼터 한 곳을 마련하기로 했고, 익산과 정읍, 김제와 장수 역시 정부에 설립 신청을 했는데요.

나머지 7개 시군은 아직 검토 단계이거나 계획이 없습니다.

아동학대 피해 어린이를 위한 쉼터 운영, 실태와 문제점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부모 등 가족으로부터 학대를 당한 어린이들을 보호하는 쉼터는 전국에 70여 곳.

피해 어린이들에게 쉼터는 교육과 상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임시 거처인데, 행여 장소가 노출되지 않을까, 우려가 큽니다.

[학대피해아동쉼터협의회 관계자 : "학대 행위자들이 아동이 어디 있는지 행방을 지속적으로 찾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요. 그래서 비공개로…."]

게다가 전북지역의 경우 쉼터 3곳 모두, 지금 장소에 전세로 들어가 있습니다.

계약 기간이 끝날 때마다 아이들을 데리고 새로운 거처를 찾는 일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김수연/익산시의원 : "100통이 넘게 공인중개사에 연락해서 정말로 선량한 마음을 가지신 분이 싸게 공간을 내주셔야 그나마 이사를 하게 되는데. 그걸 매번 옮기는 세월이 10년, 20년이…."]

이달 말부터 1년 안에 아동학대 신고가 두 차례 들어올 경우 해당 어린이를 행위자로부터 즉각 분리하도록 제도가 강화되면, 입소 대상 어린이가 늘어 쉼터를 더 확보해야 하지만, 지자체마다 온도 차가 있습니다.

[A 지자체 관계자/음성변조 : "특별하게 계획 세운 건 없고요. 아직 어디에 할 공간도 없고요. 생각만 하고 있는 중이에요."]

[B 지자체 관계자/음성변조 : "글쎄요. 올해 될지는 잘 모르겠고요. 이게 지금 검토 중이라 예산이 확보돼야 하고."]

정부는 올해 쉼터 29곳을 늘리겠다고 밝혔지만, 지난 5년 동안 2019년 한 해를 제외하고 모두 계획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KBS 뉴스 서윤덕입니다.

촬영기자:정성수/그래픽:최희태·전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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