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대란’ 3주 만에 촛불집회…문앞 배송 재개했지만 갈등 여전

[앵커]

서울의 한 아파트가 입주민 안전을 이유로 택배 차량의 지상 출입을 막아 갈등이 있었다는 소식 전해드렸죠.

일단 손수레로 물건을 싣고 문 앞 배송을 재개하긴 했는데, 여전히 해법은 못 찾고 있습니다.

택배 노조는 촛불 집회를 열고 아파트 측과 택배사에 사태 해결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김세희 기자, 촛불집회가 시작됐나요.

[기자]

네, 택배노조의 촛불집회가 막 시작됐습니다.

아파트 앞에 모여서 LED 촛불을 켜고 아파트 측이 대화에 나서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지난주 금요일부터는 아파트 인근 상일동역 앞에 천막을 치고 농성을 벌였습니다.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평일에는 농성과 촛불집회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입니다.

이 아파트에서 택배 차량의 지상 출입을 막자, 택배 노동자들은 평균 왕복 1.4km 거리를 손수레로 오가다, 지난 14일엔 문앞 배송을 중단했습니다.

하지만 불과 이틀 만에 다시 문앞 배송을 시작했는데요.

택배 노동자들에게 악의적인 문자나 전화가 많이 들어왔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택배노조는 이 아파트만의 문제가 아니고, 이런 곳이 전국에 179곳이나 된다면서 이참에 다른 아파트 문제까지 함께 풀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그럼, 택배 노동자들이 지금 요구하는 건 구체적으로 뭔가요?

[기자]

네, 일단 아파트 지상으로 차량 출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대신 주민 안전을 위한 방안도 함께 제시했습니다.

10km 이하로 저속 운행하겠다, 또 차량 뒷부분이 잘 보이지 않는 탑차에는 후방 카메라를 의무적으로 설치하겠다는 겁니다.

또 지상으로 차량 출입이 불가능하다면, 아파트 단지 입구까지만 배달하고 문 앞으로 택배를 옮기는 건 '실버 택배' 등 중계 서비스를 이용하면 어떻겠느냐는 안도 내놨습니다.

그런데 이 경우엔 택배 하나당 3, 4백 원의 비용이 더 들어서 이걸 누가 부담할 것인지를 놓고 의견이 갈리고 있습니다.

노조는 택배 노동자도 비용을 좀 내겠지만, 입주자들이 더 큰 비용을 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택배노조는 오는 25일 대의원 대회에서 이 문제를 놓고 총파업 여부까지도 논의할 예정이어서 택배 대란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지금까지 서울 강동구에서 KBS 뉴스 김세희입니다.

촬영기자:고형석/영상편집:박경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