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연간 14톤 탄소배출…‘탄소중립’ 어디로?

입력 2021.04.22 (21:32) 수정 2021.06.03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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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조금 전, 서울시청에서는 지구의 날을 맞아 불을 끄는 행사가 있었습니다.

왜 매년 이런 행사를 할까요?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바다가 사막으로 변해가고, 새하얗게 덮였던 그린란드 빙하는 이제, 까만 대지만 남았습니다.

2,400만 장의 구글 위성사진으로 본 지구의 변화상, 불과 37년 만에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발전이라는 이름으로 편리함과 화려함을 얻었지만, 이젠 심각한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나라별로 탄소배출량을 살펴봤더니, 한국은 탄소 배출 세계 6위입니다.

10년 뒤엔 탄소 배출량을 24% 이상 줄여야 하는데, 과연 이 목표, 달성할 수 있을까요?

이호준 기자가 우리나라 탄소 배출의 현실을 일상 생활을 통해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내가 배출하는 탄소량은 얼마나 될까?

아침에 눈을 떠 세수를 하고, 아침 식사를 하는 동안,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상당량의 전기 사용을 통해 탄소가 배출됐습니다.

약 16km의 출근길엔 탄소를 1.6kg이나 썼습니다.

점심 한 끼는 더 합니다.

소고기 햄버그스테이크 반찬 하나에 탄소 4kg.

점심 한 끼 탄소량이 오전에 쓴 탄소의 2배를 훌쩍 넘었습니다.

이렇게 하루 동안 혼자 배출한 탄소량은 13kg입니다.

1년으로 계산하면 5.2톤 정도 되는데요.

한국의 탄소배출량은 2018년 기준 7억 2천만 톤.

국민 한 명당 14.1톤을 배출하는 셈입니다.

개인이 이런 생활 속 탄소 배출을 줄이는 건 한계가 있습니다.

[안준관/기후변화 컨설팅 회사 상무/탄소 배출량 계산 : "실질적으로 개인이 많이 써서 증가했기보다는 우리가 산업에서 배출한 양이 많기 때문에 인구수로 나누면 1인당 배출량이 증가한 겁니다."]

그렇다면 2050년 탄소 총량을 0으로 만들겠다는 정부 정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기본 방향은 석탄 발전을 과감하게 감축하겠다는 것이지만, 정작 발전 설비 계획에는 석탄발전소를 추가로 지어 30년간 가동한다는 방침입니다.

[윤세종/기후솔루션 변호사 :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탈 석탄에도 명확한 정책 목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 상당히 큰 문제로 지적됩니다."]

탄소 배출이 많은 철강과 석유화학 등 국가 주요 산업의 체질개선도 더딘 상황.

지난 30년 동안 유럽 국가들은 탄소 배출을 23% 줄인 반면, 한국은 같은 기간 동안 140% 넘게 늘었습니다.

[조천호/전 국립기상과학원 원장 : "전혀 반대되는 길을 걸어버렸어요. 지금 현재 재생에너지 전환을 너무 해놓지 않아서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후진적인 (국가예요.)"]

10년 뒤 24% 넘게 탄소를 감축하겠다는 정부.

이대로라면 탄소 중립은 말 그대로 선언에 그칠 가능성이 큽니다.

KBS 뉴스 이호준입니다.

촬영기자:홍성백 류재현 최석규/영상편집: 박주연/그래픽:홍윤철 김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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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인당 연간 14톤 탄소배출…‘탄소중립’ 어디로?
    • 입력 2021-04-22 21:32:42
    • 수정2021-06-03 17: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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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조금 전, 서울시청에서는 지구의 날을 맞아 불을 끄는 행사가 있었습니다.

왜 매년 이런 행사를 할까요?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바다가 사막으로 변해가고, 새하얗게 덮였던 그린란드 빙하는 이제, 까만 대지만 남았습니다.

2,400만 장의 구글 위성사진으로 본 지구의 변화상, 불과 37년 만에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발전이라는 이름으로 편리함과 화려함을 얻었지만, 이젠 심각한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나라별로 탄소배출량을 살펴봤더니, 한국은 탄소 배출 세계 6위입니다.

10년 뒤엔 탄소 배출량을 24% 이상 줄여야 하는데, 과연 이 목표, 달성할 수 있을까요?

이호준 기자가 우리나라 탄소 배출의 현실을 일상 생활을 통해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내가 배출하는 탄소량은 얼마나 될까?

아침에 눈을 떠 세수를 하고, 아침 식사를 하는 동안,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상당량의 전기 사용을 통해 탄소가 배출됐습니다.

약 16km의 출근길엔 탄소를 1.6kg이나 썼습니다.

점심 한 끼는 더 합니다.

소고기 햄버그스테이크 반찬 하나에 탄소 4kg.

점심 한 끼 탄소량이 오전에 쓴 탄소의 2배를 훌쩍 넘었습니다.

이렇게 하루 동안 혼자 배출한 탄소량은 13kg입니다.

1년으로 계산하면 5.2톤 정도 되는데요.

한국의 탄소배출량은 2018년 기준 7억 2천만 톤.

국민 한 명당 14.1톤을 배출하는 셈입니다.

개인이 이런 생활 속 탄소 배출을 줄이는 건 한계가 있습니다.

[안준관/기후변화 컨설팅 회사 상무/탄소 배출량 계산 : "실질적으로 개인이 많이 써서 증가했기보다는 우리가 산업에서 배출한 양이 많기 때문에 인구수로 나누면 1인당 배출량이 증가한 겁니다."]

그렇다면 2050년 탄소 총량을 0으로 만들겠다는 정부 정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

기본 방향은 석탄 발전을 과감하게 감축하겠다는 것이지만, 정작 발전 설비 계획에는 석탄발전소를 추가로 지어 30년간 가동한다는 방침입니다.

[윤세종/기후솔루션 변호사 :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탈 석탄에도 명확한 정책 목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 상당히 큰 문제로 지적됩니다."]

탄소 배출이 많은 철강과 석유화학 등 국가 주요 산업의 체질개선도 더딘 상황.

지난 30년 동안 유럽 국가들은 탄소 배출을 23% 줄인 반면, 한국은 같은 기간 동안 140% 넘게 늘었습니다.

[조천호/전 국립기상과학원 원장 : "전혀 반대되는 길을 걸어버렸어요. 지금 현재 재생에너지 전환을 너무 해놓지 않아서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후진적인 (국가예요.)"]

10년 뒤 24% 넘게 탄소를 감축하겠다는 정부.

이대로라면 탄소 중립은 말 그대로 선언에 그칠 가능성이 큽니다.

KBS 뉴스 이호준입니다.

촬영기자:홍성백 류재현 최석규/영상편집: 박주연/그래픽:홍윤철 김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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