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리포트 베끼기 너무 한다

⊙앵커: 대학생들의 리포트 베끼기가 도를 넘고 있습니다.
겉모습만 그럴 듯하고 속내용은 다른 사람들의 글로 도배가 되어 있습니다.
이진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 대학교의 교양과목 기말리포트들입니다.
이 가운데 몇 개를 골라 주요단어를 인터넷에서 검색해 봤습니다.
자료의 일부를 베껴 붙인 건 약과입니다.
인터넷에 실린 글을 통째로 복사한 뒤 자신이 작성한 리포트라며 당당히 제출한 학생까지 있습니다.
다른 대학의 교수가 신문에 기고한 글을 토씨 하나 고치지 않고 고스란히 옮긴 것도 있습니다.
⊙리포트 베낀 대학생(음성 변조): (인터넷) 동아리 카페에 누가 올려놓은 건데 그게 인터넷에 떠다니는 글이라고는 생각을 안 하고 ...
⊙기자: 아예 돈을 주고 리포트를 사고 팔기도 합니다.
내려받은 리포트를 바탕으로 사이트 여기저기를 드나들며 글을 짜깁기하면 한 시간 만에 리포트가 완성됩니다.
⊙리포트 짜깁기한 대학생: 편하게 자료도 찾을 수 있고 가격도 많이 안 비싸니까 다운 받아서 간편하게...
⊙기자: 실상이 이렇다 보니 대학생들 스스로도 리포트 베끼기가 도를 넘어섰다고 인정합니다.
하지만 그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는 학생들은 드문 편입니다.
⊙기자: 교수님한테 지적 당한 적 없어요?
⊙심 모군(대학교 1학년): 지적 당한 적은 한 번도 없어요, 죄책감보다는 뭐 걸릴까...
⊙기자: 지식을 사고팔 수 있다는 생각이 확산되면서 대학 과제물마저 거래되는 시대.
베끼고 짜깁기하는 관행에 물든 대학생들이 자기만의 생각을 표현하는 능력을 잃어버리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KBS뉴스 이진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