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 ‘천년의 향’…하동 야생 햇차 수확 현장을 가다

입력 2024.04.15 (20:11) 수정 2024.04.15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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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되면 하동군 일원의 차밭에선 최고급 품질인 햇차 수확이 한창인데요.

청명 이전에 찻잎을 따는 '명전'을 시작으로 곡우 전에 따는 우전, 세작 등 찻잎을 땁니다.

최적의 기후 환경으로 뛰어난 맛과 품질을 자랑하는 하동 야생 햇차 수확 현장으로 가 봅니다.

꽃피는 마을 화개면 산마다 연둣빛 새순이 돋아났습니다.

햇차 채엽 중인 양현만 씨 부부, 이 시기가 가장 바쁜 때입니다.

지리산과 섬진강에 인접한 화개면과 악양면 일대는 밤낮의 기온 차가 크고 안개가 많아 차나무 재배에 최적의 환경을 갖췄는데요.

깊고 향긋한 차 맛이 일품입니다.

부부는 봄볕에 깨어난 여린 새순을 한 잎 한 잎 골라 따는 손길에 정성을 담습니다.

[양현만/하동 ○○다원 대표 : "(잎이) 아주 여리다 보니 손에 힘이 들어가면 찻잎이 짓물러져요. 그러면 차를 덖었을 때 색깔이 검고, 탁하게 나와 아주 손톱으로 조심스럽게 따야 합니다."]

이른 아침 수확한 찻잎은 작업실로 가져와 찻잎을 시들리는 위조 과정에 들어갑니다.

찻잎을 덖기 전, 잎에 있는 수분을 충분히 말려줘야 찻잎이 타지 않습니다.

잎을 골고루 넓게 펴 준 후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한데요.

이때가 차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시간입니다.

[양현만/하동 ○○다원 대표 : "몇 시간을 어떻게 탐방(위조)하냐에 따라 차 맛이 수백 가지가 나와요. 7~8시간 정도 되면 아주 상쾌한 사과 향이 나와요."]

찻잎이 시들면 가마솥 온도를 270도에 정확히 맞춰 덖기 작업에 들어갑니다.

찻잎이 타지 않도록 빠른 손놀림으로 계속해서 덖어 주는데요.

찻잎을 고르게 익히기 위해 맨손으로 작업합니다.

[양현만/하동 ○○다원 대표 : "차가 어느 정도 덖음이 잘 됐는지 안 됐는지 육안으로 봐서는 알 수가 없잖아요. 그러니까 제 손으로 온도를 느끼면서, 그다음에 차가 익는 정도를 손끝으로 지금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덖은 찻잎은 한 김 식힌 후, 유념 작업을 해줍니다.

차에 있는 중요한 성분이 물에 잘 우러나도록 해 꼭 필요한 공정인데요.

이때도 찻잎이 찢어지지 않게 살살 달래가듯 찻잎을 굴려주고, 또 한 번의 덖음을 거쳐 건조에 들어갑니다.

과정을 여러 번 거듭하면 비로소 자연 그대로의 깊은 맛을 내는 차가 완성됩니다.

모든 제다 과정에서 차의 색과 향이 결정되기 때문에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데요.

특히, 차를 만들고 나서 맛 평가는 빼놓을 수 없는 일.

차 맛을 비교하며 연구합니다.

[양현만/하동 ○○다원 대표 : "내가 만든 차가 어떤 맛을 낼지, 어떤 맛이 나오는지, 이걸 내가 잘 알아야 소비자들한테 설명해 줄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차를 만들고 나면 이렇게 품평을 한 번씩 해봅니다."]

올해 만든 첫차도 부부가 시음해 보는데요.

이른 봄 여린 찻잎으로 만든 우전은 은은하고 순한 맛이 나 햇차 중에서도 최상품으로 여깁니다.

[최정분/하동군 화개면 : "아무래도 제가 따서 먹으니까 더 맛이 있죠. 깊이감이 있다고 하나요. 더 훨씬 맛있어요."]

야생차를 재배하며 제다 하는 일은 결코 녹록지 않지만 보다 많은 이들에게 우리의 전통차를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양현만/하동 ○○다원 대표 : "여기는 무농약 지구로 선포했어요. 우리 화개는 오직 친환경 농법으로 차를 만들고 있어요. 깨끗한 환경에서 만든 정말 맛있는 차 많이 드셨으면 좋겠어요."]

하동의 봄은 차밭의 새싹과 햇차를 만나는 기쁨이 있는 곳인데요.

차 재배 농민들의 올곧은 노력과 열정이 담긴 전통 차 즐기며 입 안에서 향긋한 봄을 느껴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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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속으로] ‘천년의 향’…하동 야생 햇차 수확 현장을 가다
    • 입력 2024-04-15 20:11:50
    • 수정2024-04-15 20:18:17
    뉴스7(창원)
봄이 되면 하동군 일원의 차밭에선 최고급 품질인 햇차 수확이 한창인데요.

청명 이전에 찻잎을 따는 '명전'을 시작으로 곡우 전에 따는 우전, 세작 등 찻잎을 땁니다.

최적의 기후 환경으로 뛰어난 맛과 품질을 자랑하는 하동 야생 햇차 수확 현장으로 가 봅니다.

꽃피는 마을 화개면 산마다 연둣빛 새순이 돋아났습니다.

햇차 채엽 중인 양현만 씨 부부, 이 시기가 가장 바쁜 때입니다.

지리산과 섬진강에 인접한 화개면과 악양면 일대는 밤낮의 기온 차가 크고 안개가 많아 차나무 재배에 최적의 환경을 갖췄는데요.

깊고 향긋한 차 맛이 일품입니다.

부부는 봄볕에 깨어난 여린 새순을 한 잎 한 잎 골라 따는 손길에 정성을 담습니다.

[양현만/하동 ○○다원 대표 : "(잎이) 아주 여리다 보니 손에 힘이 들어가면 찻잎이 짓물러져요. 그러면 차를 덖었을 때 색깔이 검고, 탁하게 나와 아주 손톱으로 조심스럽게 따야 합니다."]

이른 아침 수확한 찻잎은 작업실로 가져와 찻잎을 시들리는 위조 과정에 들어갑니다.

찻잎을 덖기 전, 잎에 있는 수분을 충분히 말려줘야 찻잎이 타지 않습니다.

잎을 골고루 넓게 펴 준 후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한데요.

이때가 차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시간입니다.

[양현만/하동 ○○다원 대표 : "몇 시간을 어떻게 탐방(위조)하냐에 따라 차 맛이 수백 가지가 나와요. 7~8시간 정도 되면 아주 상쾌한 사과 향이 나와요."]

찻잎이 시들면 가마솥 온도를 270도에 정확히 맞춰 덖기 작업에 들어갑니다.

찻잎이 타지 않도록 빠른 손놀림으로 계속해서 덖어 주는데요.

찻잎을 고르게 익히기 위해 맨손으로 작업합니다.

[양현만/하동 ○○다원 대표 : "차가 어느 정도 덖음이 잘 됐는지 안 됐는지 육안으로 봐서는 알 수가 없잖아요. 그러니까 제 손으로 온도를 느끼면서, 그다음에 차가 익는 정도를 손끝으로 지금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덖은 찻잎은 한 김 식힌 후, 유념 작업을 해줍니다.

차에 있는 중요한 성분이 물에 잘 우러나도록 해 꼭 필요한 공정인데요.

이때도 찻잎이 찢어지지 않게 살살 달래가듯 찻잎을 굴려주고, 또 한 번의 덖음을 거쳐 건조에 들어갑니다.

과정을 여러 번 거듭하면 비로소 자연 그대로의 깊은 맛을 내는 차가 완성됩니다.

모든 제다 과정에서 차의 색과 향이 결정되기 때문에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데요.

특히, 차를 만들고 나서 맛 평가는 빼놓을 수 없는 일.

차 맛을 비교하며 연구합니다.

[양현만/하동 ○○다원 대표 : "내가 만든 차가 어떤 맛을 낼지, 어떤 맛이 나오는지, 이걸 내가 잘 알아야 소비자들한테 설명해 줄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차를 만들고 나면 이렇게 품평을 한 번씩 해봅니다."]

올해 만든 첫차도 부부가 시음해 보는데요.

이른 봄 여린 찻잎으로 만든 우전은 은은하고 순한 맛이 나 햇차 중에서도 최상품으로 여깁니다.

[최정분/하동군 화개면 : "아무래도 제가 따서 먹으니까 더 맛이 있죠. 깊이감이 있다고 하나요. 더 훨씬 맛있어요."]

야생차를 재배하며 제다 하는 일은 결코 녹록지 않지만 보다 많은 이들에게 우리의 전통차를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양현만/하동 ○○다원 대표 : "여기는 무농약 지구로 선포했어요. 우리 화개는 오직 친환경 농법으로 차를 만들고 있어요. 깨끗한 환경에서 만든 정말 맛있는 차 많이 드셨으면 좋겠어요."]

하동의 봄은 차밭의 새싹과 햇차를 만나는 기쁨이 있는 곳인데요.

차 재배 농민들의 올곧은 노력과 열정이 담긴 전통 차 즐기며 입 안에서 향긋한 봄을 느껴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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