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체장애인 혼자살다가 방에서 동사

입력 2005.12.20 (22:08)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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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이 혼자 생활하다 방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강추위로 수도꼭지가 터지면서 동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오종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체장애인 41살 조 모 씨가 숨진채 발견된 방안에는 지금도 방바닥 곳곳에 살얼음이 깔려 있습니다.

어제 오전 9시쯤 조 씨 집을 찾은 자활후견기관 도우미 추 모 씨는 조 씨가 방안에 엎드려 숨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발견 당시 조 씨는 온몸이 얼어 있었습니다.

<인터뷰> 진상근(함안경찰서 경위): "새우잠 자듯이 좌로 웅크려서 머리는 벽 쪽으로 다리는 문쪽으로 해서 웅크려서 돌아가셨지요."

침실 바로 옆 부엌방에 설치된 수도꼭지가 얼어터지면서 조 씨가 잠자는 방안으로 수도물이 흘러들어왔고 난방조차 되지 않은 방안이 얼음판이 된 것입니다.

팔다리를 거의 사용하지 못하는 조 씨는 방안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수돗물을 막으려 한듯, 수도꼭지에 토시가 걸려 있었습니다.

9년 전 어머니가 숨진 뒤 혼자 살아온 조 씨는 매달 21만 3천 원씩 자치단체에서 지급되는 기초생활비와 장애수당 생활비의 전부였습니다.

추운 날씨에도 기름값을 아끼려고 보일러도 거의 가동하지 않았습니다.

<녹취> 가사간병 도우미: "사는 형편이 안 따뜻하고 하니까 기름 넣어놓으면 조금이라도 아끼려고 기름 코크를 자꾸 잠그고 한 거 같습니다."

지체장애가 심하지만 조 씨는 경미한 장애등급인 5급으로 분류돼 적절한 장애수당조차 받지 못했습니다.

KBS 뉴스 오종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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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체장애인 혼자살다가 방에서 동사
    • 입력 2005-12-20 21:30:47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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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이 혼자 생활하다 방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강추위로 수도꼭지가 터지면서 동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오종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체장애인 41살 조 모 씨가 숨진채 발견된 방안에는 지금도 방바닥 곳곳에 살얼음이 깔려 있습니다. 어제 오전 9시쯤 조 씨 집을 찾은 자활후견기관 도우미 추 모 씨는 조 씨가 방안에 엎드려 숨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발견 당시 조 씨는 온몸이 얼어 있었습니다. <인터뷰> 진상근(함안경찰서 경위): "새우잠 자듯이 좌로 웅크려서 머리는 벽 쪽으로 다리는 문쪽으로 해서 웅크려서 돌아가셨지요." 침실 바로 옆 부엌방에 설치된 수도꼭지가 얼어터지면서 조 씨가 잠자는 방안으로 수도물이 흘러들어왔고 난방조차 되지 않은 방안이 얼음판이 된 것입니다. 팔다리를 거의 사용하지 못하는 조 씨는 방안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수돗물을 막으려 한듯, 수도꼭지에 토시가 걸려 있었습니다. 9년 전 어머니가 숨진 뒤 혼자 살아온 조 씨는 매달 21만 3천 원씩 자치단체에서 지급되는 기초생활비와 장애수당 생활비의 전부였습니다. 추운 날씨에도 기름값을 아끼려고 보일러도 거의 가동하지 않았습니다. <녹취> 가사간병 도우미: "사는 형편이 안 따뜻하고 하니까 기름 넣어놓으면 조금이라도 아끼려고 기름 코크를 자꾸 잠그고 한 거 같습니다." 지체장애가 심하지만 조 씨는 경미한 장애등급인 5급으로 분류돼 적절한 장애수당조차 받지 못했습니다. KBS 뉴스 오종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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