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야, 진짜 ‘재난지원금 효과’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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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도, 빅데이터도 “‘재난지원금’ 이후 소비증가 가속화”
경기도, 보편적 ‘재난 기본소득’ 지급 후 소비 회복세 전국에서 가장 빨라
‘가성비’나 ‘보편적 지급’의 효과는 향후 더 면밀히 따져봐야
지원 효과의 양극화… 대형마트·유흥·노래방·PC방·여행업종은 울상
서울 기준, 종로구·중구 등 도심지역 상권 여전히 침체
이태원 1·2동 ‘클럽 발 집단 감염사태’ 이후 매출 -80%…지역상권 마비
앞선 기사에서 사용처별 소비 흐름을 살펴봤습니다. 실제로 현장에서 만나본 상인들인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봐도, 또 빅데이터를 분석해봐도 긴급재난지원금 이후 소비가 증가세가 가속화되는 분위기는 확인이 됩니다.
[연관기사]
①빅데이터는 누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는지 알고 있다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4436530
②재난지원금 첫 주 빅데이터 ‘소상공인 활짝 웃었다’
http://news.kbs.co.kr/news/view.do?ncd=4454035
하지만 이제 겨우 첫 주 빅데이터일 뿐이고, 앞으로 이 소비 증가세가 지속할지는 알 수 없는 게 사실이죠. 그래서 데이터를 이리저리 살펴보았는데요, 이 효과 좀 더 구체적으로 비교해볼 방법이 있어 보입니다.
광역 자치단체별 소비 추이에서 의미 있는 데이터가 보였거든요. 경기도 소비 흐름입니다.
경기도, 보편적 '재난 기본소득' 지급 후 소비 회복세 전국에서 가장 빨라
경기도는 1인당 10만 원씩, 전 도민에게 보편적 '재난 기본소득'을 먼저 지급했습니다. 그런데 그래프를 보면, 어느 순간 경기도 소비 회복세가 가장 빠르고, 이 흐름이 계속 유지되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전국적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첫 주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소비가 7% 증가해서, 전국 자치단체 가운데 회복속도가 가장 빠릅니다.
대략 4월 중순부터인데요, 경기도 '재난 기본소득' 신청이 9일부터였습니다. 경기도 안내문에 보면 2~3일 뒤부터 바로 사용 가능하다니까, 기본소득 지급 이후 소비 증가세가 가속화된 것으로 추론해볼 수 있습니다.
직접 현장에서 상인들 목소리를 들어봐도, 데이터를 분석해봐도 재난지원금 효과가 있다는 사실 자체는 부인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특히 재난지원금 효과는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에게 집중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릅니다.
'가성비'나 '보편적 지급'의 효과는 추후 보다 자세히 따져봐야
물론 얼마나 효과가 있는 것인지는 더 자세히 분석해봐야 합니다. 우선 '가성비' 측면을 보면요, 최소한 12조 원 이상 투입된 재정을 고려해서 계산해봐야 합니다. 단순히 '효과가 있다'는 차원뿐만 아니라 '사용된 막대한 재정을 고려해도 충분히 효과적인지'도 봐야 한단 이야기지요.
또 70%냐, 100%냐를 놓고 정부와 정치권에서 많은 논의를 했던 만큼, 보편적 재난소득이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지도 따져볼 문제입니다. 특히나 이번 재난지원금, 수조 원의 국채를 발행해 빚을 내서 쓰는 돈인 만큼 아무리 깐깐히 따져봐도 모자라지 않을 겁니다.
박상준/키움증권 연구원
"전체 소매시장을 보면 분기 90조 원 되는데 지금 재난지원금 풀리는 효과가 12조 원 정도 되기 때문에 분기 단위로는 적지 않은 영향이 있을 거라 생각이 되고요. 다만 이제 그 이후에 소득효과가 어느 정도 마무리된 다음부터는 다시 본래의 그런 소비 레벨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지원 효과의 양극화...대형마트·유흥·노래방·PC방·여행업종은 울상
안타깝게도 소비 증가 효과를 모두가 누리는 건 아닙니다. 우선 이마트나 홈플러스 같은 대형마트입니다. 동네마트 소비 늘어났다고 설명해 드렸는데, 대형마트들은 사실 안절부절못합니다. 대형마트에서는 재난지원금 사용할 수 없는데, 그래서 평소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던 시민들이 동네마트로 간다는 겁니다. 한 유통업계 현직 관계자는 '사실 코로나19 초반보다도 재난지원금 이후 기간이 더 힘들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고, 실제 매출도 우려대로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습니다.
박상준/키움증권 연구원
근거리에 있는 식료품 채널 이쪽에서 전반적으로 식품소비가 많이 증가하고 있는 형태이고 또 동네에 있는 슈퍼마켓들은 재난지원금 소비가 가능하다 보니까 전반적으로 이쪽에서 매출액이 많이 찍히는 것으로 나오는 것 같습니다. 단기적으로는 대형마트가 조금 트래픽이 감소하면서 매출이 약세고 동네 슈퍼마켓이 근거리 쇼핑수요가 증가한 효과와 플러스로 재난지원금 풀리는 효과를 누리는 것 같습니다.
또 유흥-여가업종도 울상입니다. 코로나19 이후 여가 패턴이 바뀌면서 실내에서 술을 마시거나 노래를 부르고 게임을 하는 일은 위험한 행동이 되어버렸습니다. 이태원 발 집단 감염사태가 5차, 6차 감염으로 이어지는 고리에 있는 유흥업종이나 PC방, 노래방은 된서리를 맞았습니다.
여행업종도 마찬가지입니다. 국내 교통수요는 물론 관광지 기념품점, 여행사 수요 모두 급감해 여전히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특히 소규모 여행사들은 시간이 갈수록 상황이 악화해 최근 전년 대비 매출이 -80%에 달했습니다.
서울 기준, 종로구·중구 등 도심지역 상권 여전히 침체
지역별로 봐도 희비가 엇갈리는 곳들 있습니다. 서울 자치구별 소비 추이를 보면 유난히 도심지역 회복이 더딘 것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체 소비는 지난해 수준에 육박한다는데도 종로구와 중구의 소비침체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용산구는 더 눈에 띕니다. 종로, 중구보다는 나았는데 최근 갑자기 떨어집니다. '이태원 발 집단감염'의 영향이겠죠.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려고 이태원 1, 2동의 데이터만 따로 추려봤습니다. 빅데이터 분석의 장점은 이렇게 지역별 소비 추이를 동 단위로도 뽑아볼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이태원 1·2동 '클럽 발 집단 감염사태' 이후 매출 -80%... 지역상권 마비
놀랍게도, 이태원 1, 2동 소비는 '이태원 발 집단 감염사태' 이후 급격히 쪼그라들어서 재난지원금 지급 첫 주 기준으로는 -80%에 달했습니다. 이 정도면 지역상권이 아예 무너졌다고 봐야 합니다.
이런 상황이 얘기해 주는 것, 재난지원금을 투입하더라도 코로나19 재확산이 일어나 방역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면, 소비 진작도 어려워진다는 점, 바로 이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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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빅데이터야, 진짜 ‘재난지원금 효과’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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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0-05-26 07:00:43
- 수정2020-05-26 07:02:38
앞선 기사에서 사용처별 소비 흐름을 살펴봤습니다. 실제로 현장에서 만나본 상인들인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봐도, 또 빅데이터를 분석해봐도 긴급재난지원금 이후 소비가 증가세가 가속화되는 분위기는 확인이 됩니다.
[연관기사]
①빅데이터는 누가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는지 알고 있다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4436530
②재난지원금 첫 주 빅데이터 ‘소상공인 활짝 웃었다’
http://news.kbs.co.kr/news/view.do?ncd=4454035
하지만 이제 겨우 첫 주 빅데이터일 뿐이고, 앞으로 이 소비 증가세가 지속할지는 알 수 없는 게 사실이죠. 그래서 데이터를 이리저리 살펴보았는데요, 이 효과 좀 더 구체적으로 비교해볼 방법이 있어 보입니다.
광역 자치단체별 소비 추이에서 의미 있는 데이터가 보였거든요. 경기도 소비 흐름입니다.
경기도, 보편적 '재난 기본소득' 지급 후 소비 회복세 전국에서 가장 빨라
경기도는 1인당 10만 원씩, 전 도민에게 보편적 '재난 기본소득'을 먼저 지급했습니다. 그런데 그래프를 보면, 어느 순간 경기도 소비 회복세가 가장 빠르고, 이 흐름이 계속 유지되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전국적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첫 주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소비가 7% 증가해서, 전국 자치단체 가운데 회복속도가 가장 빠릅니다.
대략 4월 중순부터인데요, 경기도 '재난 기본소득' 신청이 9일부터였습니다. 경기도 안내문에 보면 2~3일 뒤부터 바로 사용 가능하다니까, 기본소득 지급 이후 소비 증가세가 가속화된 것으로 추론해볼 수 있습니다.
직접 현장에서 상인들 목소리를 들어봐도, 데이터를 분석해봐도 재난지원금 효과가 있다는 사실 자체는 부인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특히 재난지원금 효과는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에게 집중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릅니다.
'가성비'나 '보편적 지급'의 효과는 추후 보다 자세히 따져봐야
물론 얼마나 효과가 있는 것인지는 더 자세히 분석해봐야 합니다. 우선 '가성비' 측면을 보면요, 최소한 12조 원 이상 투입된 재정을 고려해서 계산해봐야 합니다. 단순히 '효과가 있다'는 차원뿐만 아니라 '사용된 막대한 재정을 고려해도 충분히 효과적인지'도 봐야 한단 이야기지요.
또 70%냐, 100%냐를 놓고 정부와 정치권에서 많은 논의를 했던 만큼, 보편적 재난소득이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지도 따져볼 문제입니다. 특히나 이번 재난지원금, 수조 원의 국채를 발행해 빚을 내서 쓰는 돈인 만큼 아무리 깐깐히 따져봐도 모자라지 않을 겁니다.
박상준/키움증권 연구원
"전체 소매시장을 보면 분기 90조 원 되는데 지금 재난지원금 풀리는 효과가 12조 원 정도 되기 때문에 분기 단위로는 적지 않은 영향이 있을 거라 생각이 되고요. 다만 이제 그 이후에 소득효과가 어느 정도 마무리된 다음부터는 다시 본래의 그런 소비 레벨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지원 효과의 양극화...대형마트·유흥·노래방·PC방·여행업종은 울상
안타깝게도 소비 증가 효과를 모두가 누리는 건 아닙니다. 우선 이마트나 홈플러스 같은 대형마트입니다. 동네마트 소비 늘어났다고 설명해 드렸는데, 대형마트들은 사실 안절부절못합니다. 대형마트에서는 재난지원금 사용할 수 없는데, 그래서 평소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던 시민들이 동네마트로 간다는 겁니다. 한 유통업계 현직 관계자는 '사실 코로나19 초반보다도 재난지원금 이후 기간이 더 힘들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고, 실제 매출도 우려대로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습니다.
박상준/키움증권 연구원
근거리에 있는 식료품 채널 이쪽에서 전반적으로 식품소비가 많이 증가하고 있는 형태이고 또 동네에 있는 슈퍼마켓들은 재난지원금 소비가 가능하다 보니까 전반적으로 이쪽에서 매출액이 많이 찍히는 것으로 나오는 것 같습니다. 단기적으로는 대형마트가 조금 트래픽이 감소하면서 매출이 약세고 동네 슈퍼마켓이 근거리 쇼핑수요가 증가한 효과와 플러스로 재난지원금 풀리는 효과를 누리는 것 같습니다.
또 유흥-여가업종도 울상입니다. 코로나19 이후 여가 패턴이 바뀌면서 실내에서 술을 마시거나 노래를 부르고 게임을 하는 일은 위험한 행동이 되어버렸습니다. 이태원 발 집단 감염사태가 5차, 6차 감염으로 이어지는 고리에 있는 유흥업종이나 PC방, 노래방은 된서리를 맞았습니다.
여행업종도 마찬가지입니다. 국내 교통수요는 물론 관광지 기념품점, 여행사 수요 모두 급감해 여전히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특히 소규모 여행사들은 시간이 갈수록 상황이 악화해 최근 전년 대비 매출이 -80%에 달했습니다.
서울 기준, 종로구·중구 등 도심지역 상권 여전히 침체
지역별로 봐도 희비가 엇갈리는 곳들 있습니다. 서울 자치구별 소비 추이를 보면 유난히 도심지역 회복이 더딘 것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체 소비는 지난해 수준에 육박한다는데도 종로구와 중구의 소비침체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용산구는 더 눈에 띕니다. 종로, 중구보다는 나았는데 최근 갑자기 떨어집니다. '이태원 발 집단감염'의 영향이겠죠.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려고 이태원 1, 2동의 데이터만 따로 추려봤습니다. 빅데이터 분석의 장점은 이렇게 지역별 소비 추이를 동 단위로도 뽑아볼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이태원 1·2동 '클럽 발 집단 감염사태' 이후 매출 -80%... 지역상권 마비
놀랍게도, 이태원 1, 2동 소비는 '이태원 발 집단 감염사태' 이후 급격히 쪼그라들어서 재난지원금 지급 첫 주 기준으로는 -80%에 달했습니다. 이 정도면 지역상권이 아예 무너졌다고 봐야 합니다.
이런 상황이 얘기해 주는 것, 재난지원금을 투입하더라도 코로나19 재확산이 일어나 방역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면, 소비 진작도 어려워진다는 점, 바로 이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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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민 기자 seo017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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