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장들의 해외 출장

입력 2001.02.25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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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방자치단체장들의 해외 출장, 정말로 일을 위한 출장인가, 아니면 관광인가.
기동취재부 유원중 기자가 이른바 공식 해외 출장의 실상을 고발합니다.
⊙기자: 뉴질랜드 한 도시의 공원 개장식에 서울의 대규모 사절단이 도착했습니다.
구청장을 비롯해 구청 공무원과 의원, 지역 경제인 그리고 구청장 부인까지 20명이나 됩니다.
6개 자매도시 사절단 가운데 가장 많은 숫자입니다.
미국과 영국 등 사절단은 2, 3명에 불과합니다.
⊙교민: 한국에 또 경제위기가 온다는 말도 들리는데 이런 행사에 20명이나 와서 앉아있다는 게….
⊙기자: 행사를 마친 구청 사절단이 찾은 곳은 카지노입니다.
블랙잭과 슬롯머신에 흠뻑 빠져 있습니다.
저녁 식사 직후 시작된 노름은 새벽까지 계속됩니다.
구청장은 현지 교민의 안내로 카지노 안에 있는 VIP실로 들어갔습니다.
⊙카지노 직원: 초청을 받은 손님이나 VIP 회원이 아니면 들어갈 수 없습니다.
⊙기자: 다음 날 일정도 관광 뿐입니다.
구청 방문단이 6시간을 걸려 도착한 곳은 뉴질랜드 서부 빙하지역.
서부지역에서 하루를 묵은 방문단 일행이 이번에는 남부로 이동합니다.
세계적 휴양지인 퀸스타운.
역시 관광이 목적입니다.
공원 개장 축하를 내세운 뉴질랜드 출장은 모두 9박 10일.
그러나 공식 일정은 1박 2일뿐,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시작된 관광은 마지막 날까지 이어졌습니다.
공직자들의 이런 관광성 출장 비용은 모두 구민이 낸 세금입니다.
⊙기자: 예산은 얼마나 들었습니까?
⊙구청 직원: 경제인들은 자비로 갔고, 구청직원과 구 의원은 예산으로 갔죠.
⊙기자: 그런데도 김포공항에 도착한 구청장 일행은 공식 행사와 경협논의 일정만으로도 빡빡했었다고 태연하게 말합니다.
⊙구청장: 개장식 행사와 경제교류문제 등 이런 일만도 피곤해서….
⊙기자: 다른 도시는 안 갔습니까?
⊙구청장: 안 갔습니다.
⊙기자: 최근 구청장과 공무원 일행이 싱가포르 출장을 다녀온 서울의 다른 구청.
명분은 청소 선진국의 행정 견학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현지 행정 기관은 방문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구청 직원: 청소관련 시설은 보여주지 않는다고 해서 못 봤습니다.
(협조문을) 팩스로 보내기로 했습니다.
⊙기자: 누구한테 보냈죠?
⊙구청 직원: 그쪽(관광)가이드에게….
⊙기자: 이번 출장에 쓰인 돈은 지난해 청소 우수구청으로 선정돼 서울시로부터 받은 포상금의 일부였습니다.
KBS뉴스 유원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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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방자치단체장들의 해외 출장
    • 입력 2001-02-25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지방자치단체장들의 해외 출장, 정말로 일을 위한 출장인가, 아니면 관광인가. 기동취재부 유원중 기자가 이른바 공식 해외 출장의 실상을 고발합니다. ⊙기자: 뉴질랜드 한 도시의 공원 개장식에 서울의 대규모 사절단이 도착했습니다. 구청장을 비롯해 구청 공무원과 의원, 지역 경제인 그리고 구청장 부인까지 20명이나 됩니다. 6개 자매도시 사절단 가운데 가장 많은 숫자입니다. 미국과 영국 등 사절단은 2, 3명에 불과합니다. ⊙교민: 한국에 또 경제위기가 온다는 말도 들리는데 이런 행사에 20명이나 와서 앉아있다는 게…. ⊙기자: 행사를 마친 구청 사절단이 찾은 곳은 카지노입니다. 블랙잭과 슬롯머신에 흠뻑 빠져 있습니다. 저녁 식사 직후 시작된 노름은 새벽까지 계속됩니다. 구청장은 현지 교민의 안내로 카지노 안에 있는 VIP실로 들어갔습니다. ⊙카지노 직원: 초청을 받은 손님이나 VIP 회원이 아니면 들어갈 수 없습니다. ⊙기자: 다음 날 일정도 관광 뿐입니다. 구청 방문단이 6시간을 걸려 도착한 곳은 뉴질랜드 서부 빙하지역. 서부지역에서 하루를 묵은 방문단 일행이 이번에는 남부로 이동합니다. 세계적 휴양지인 퀸스타운. 역시 관광이 목적입니다. 공원 개장 축하를 내세운 뉴질랜드 출장은 모두 9박 10일. 그러나 공식 일정은 1박 2일뿐,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시작된 관광은 마지막 날까지 이어졌습니다. 공직자들의 이런 관광성 출장 비용은 모두 구민이 낸 세금입니다. ⊙기자: 예산은 얼마나 들었습니까? ⊙구청 직원: 경제인들은 자비로 갔고, 구청직원과 구 의원은 예산으로 갔죠. ⊙기자: 그런데도 김포공항에 도착한 구청장 일행은 공식 행사와 경협논의 일정만으로도 빡빡했었다고 태연하게 말합니다. ⊙구청장: 개장식 행사와 경제교류문제 등 이런 일만도 피곤해서…. ⊙기자: 다른 도시는 안 갔습니까? ⊙구청장: 안 갔습니다. ⊙기자: 최근 구청장과 공무원 일행이 싱가포르 출장을 다녀온 서울의 다른 구청. 명분은 청소 선진국의 행정 견학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현지 행정 기관은 방문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구청 직원: 청소관련 시설은 보여주지 않는다고 해서 못 봤습니다. (협조문을) 팩스로 보내기로 했습니다. ⊙기자: 누구한테 보냈죠? ⊙구청 직원: 그쪽(관광)가이드에게…. ⊙기자: 이번 출장에 쓰인 돈은 지난해 청소 우수구청으로 선정돼 서울시로부터 받은 포상금의 일부였습니다. KBS뉴스 유원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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