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인간] 도요새 최후의 쉼터, 유부도

입력 2011.09.04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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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요즘 전북 군산 앞바다 유부도에 가면 도요새 떼를 볼 수 있습니다.

새만금 갯벌이 사라지면서 도요새들의 최후의 쉼터가 돼버린 이곳에 용태영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전북 군산항에서 배를 타고 5분이면 도착하는 유부도, 0.7평방킬로미터의 작은 섬이지만 갯벌은 넓습니다.

멸종위기종 노랑부리백로 떼가 월동지로 이동하는 길에 여기서 쉬어갑니다.

역시 멸종위기종인 검은머리물떼새도 겨울을 나기 위해 모여들었습니다.

하지만, 요즘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새는 도요새 무리입니다.

시베리아나 알래스카에서 번식을 마치고 이제는 동남아나 멀리 호주까지 날아가는 길에 여기서 영양을 보충합니다.

요즘도 수천 마리가 한꺼번에 날아가는 군무를 볼 수 있지만 과거에 비해선 크게 줄었습니다.

<인터뷰> 여길욱(한국도요새학교 대표): 옛날에는 우리 도요물떼새 조사 친구들이 현장에 오면 10만이다, 8만이다. 이렇게 얘기했었는데 지금은 2만 3만 얘기하고 있어요"

방조제 건설로 최대의 먹이터였던 새만금 갯벌이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새만금에 비하면 턱없이 좁은 유부도, 밀물 때면 쉴 곳도 부족합니다.

바닷물에 밀려 육지쪽으로 이동하는 도요새를 매들이 공격하자 도요새 무리가 뿔뿔이 흩어집니다.

물이 찰랑거리는 바위에 빽빽하게 앉아 겨우 숨을 돌립니다.

그나마 밀물이 닿지 않는 곳은 사람들의 쓰레기로 덮여 쉼터는 더더욱 좁아집니다.

서해 갯벌이 사라지는 건 먼길을 이동하는 도요새에게는 치명적입니다.

<인터뷰> 김진한(국립생물자원관): "에너지를 보충하거나 올라가서 번식할 영양분을 보충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결국, 종들은 멸종의 길로 걷게 되는"

실제로 붉은어깨도요는 방조제가 건설된 뒤 개체수가 30% 이상 줄었습니다.

드넓은 새만금을 잃어버리고 여기 유부도는 거의 마지막 남은 도요새들의 쉼터입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각종 관광단지나 위락시설을 짓겠다는 개발압력이 끊이지 않습니다.

KBS 뉴스 용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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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과 인간] 도요새 최후의 쉼터, 유부도
    • 입력 2011-09-04 21:5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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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요즘 전북 군산 앞바다 유부도에 가면 도요새 떼를 볼 수 있습니다. 새만금 갯벌이 사라지면서 도요새들의 최후의 쉼터가 돼버린 이곳에 용태영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전북 군산항에서 배를 타고 5분이면 도착하는 유부도, 0.7평방킬로미터의 작은 섬이지만 갯벌은 넓습니다. 멸종위기종 노랑부리백로 떼가 월동지로 이동하는 길에 여기서 쉬어갑니다. 역시 멸종위기종인 검은머리물떼새도 겨울을 나기 위해 모여들었습니다. 하지만, 요즘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새는 도요새 무리입니다. 시베리아나 알래스카에서 번식을 마치고 이제는 동남아나 멀리 호주까지 날아가는 길에 여기서 영양을 보충합니다. 요즘도 수천 마리가 한꺼번에 날아가는 군무를 볼 수 있지만 과거에 비해선 크게 줄었습니다. <인터뷰> 여길욱(한국도요새학교 대표): 옛날에는 우리 도요물떼새 조사 친구들이 현장에 오면 10만이다, 8만이다. 이렇게 얘기했었는데 지금은 2만 3만 얘기하고 있어요" 방조제 건설로 최대의 먹이터였던 새만금 갯벌이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새만금에 비하면 턱없이 좁은 유부도, 밀물 때면 쉴 곳도 부족합니다. 바닷물에 밀려 육지쪽으로 이동하는 도요새를 매들이 공격하자 도요새 무리가 뿔뿔이 흩어집니다. 물이 찰랑거리는 바위에 빽빽하게 앉아 겨우 숨을 돌립니다. 그나마 밀물이 닿지 않는 곳은 사람들의 쓰레기로 덮여 쉼터는 더더욱 좁아집니다. 서해 갯벌이 사라지는 건 먼길을 이동하는 도요새에게는 치명적입니다. <인터뷰> 김진한(국립생물자원관): "에너지를 보충하거나 올라가서 번식할 영양분을 보충하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결국, 종들은 멸종의 길로 걷게 되는" 실제로 붉은어깨도요는 방조제가 건설된 뒤 개체수가 30% 이상 줄었습니다. 드넓은 새만금을 잃어버리고 여기 유부도는 거의 마지막 남은 도요새들의 쉼터입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각종 관광단지나 위락시설을 짓겠다는 개발압력이 끊이지 않습니다. KBS 뉴스 용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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