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확대경] 말기 암환자, ‘품위있는 죽음’ 원하지만…

입력 2014.05.16 (21:18) 수정 2014.05.16 (22:0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많은 말기 암환자들이 의료 기기에 의지해 생명을 연장하다가 결국, 임종을 맞는 게 현실입니다.

품위 있는 죽음을 맞기 위해선 말기 암환자들을 위한 호스피스 시설과 통증 완화 의료가 확대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재원, 김세정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리포트>

뇌암 진단 후 항암 치료와 수술까지 받았지만 종양이 재발해 말기암 선고를 받은 환잡니다.

가족들은 환자를 힘들게 하는 무의미한 치료보다 품격있는 임종을 맞게 해주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인터뷰> 박희주(서울 강서구) : "어머님이 조금 편하셨으면 좋겠구요, 그리고 가족이 한번이라도 더 어머니 얼굴을 보고 싶은 게..."

말기 암환자들에게 통증 치료와 함께 의미있는 임종 준비를 도와주는 치료가 '호스피스 완화치료'입니다.

의사, 간호사, 성직자 등 전문가들이 팀을 이뤄 환자와 가족들을 돌봅니다.

<인터뷰> 김이연(고대구로병원 완화의료센터 교수) : "수용한 다음에 준비를 하게 되면 환자분 본인은 자기가 남은 시간을 어떤 식으로 보낼지 계획을 짤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말기 암 환자 대부분은 임종 1~2주 전까지도 CT 등 각종 검사와 항암 치료, 중환자실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말기 암환자가 임종 직전 석달간 지출하는 의료비가 1년치 의료비의 절반을 넘습니다.

국립암센터 조사 결과 우리나라 국민 85%는 치료가 더이상 불가능한 경우 품위있는 죽음을 맞기 위해 호스피스 완화의료를 이용하겠다고 답했습니다.

<기자 멘트>

우리 국민 4명 중 1명이 암으로 사망합니다.

그런데 이런 암 등으로 세상을 떠날 때 얼마나 품위있게 죽음을 맞을 수 있나를 보는 죽음의 질은 우리나라가 세계 32위라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이렇게 순위가 떨어지는 건 말기암 진단 이후에도 의료 행위가 계속돼 자연스러운 죽음을 맞을 수 없는 것이 한 원인입니다.

이 때문에 말기암 환자에게 불필요한 의료행위를 배제해 고통을 줄여주고 품위있는 죽음에 이를 수 있도록 하자는 논의가 계속 되고 있습니다.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도 이런 움직임에 힘을 보탭니다.

하지만, 품위있는 죽음을 위한 호스피스 병동은 전국에 860여 개밖에 안돼 필요 병상의 절반 수준입니다.

이용률은 12%도 안 되고, 이용기간은 21일에 그치고 있습니다.

호스피스 병동은 많은 의료진이 필요하기 때문에 적자로 운영될 수밖에 없어, 건강보험 외에 재정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한해 7만 명 넘게 암으로 숨지는 만큼 말기 암 환자가 '품위있는 죽음'에 이를 수 있도록 지원과 관심이 절실합니다.

KBS 뉴스 김세정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9 확대경] 말기 암환자, ‘품위있는 죽음’ 원하지만…
    • 입력 2014-05-16 21:19:21
    • 수정2014-05-16 22:01:13
    뉴스 9
<앵커 멘트>

많은 말기 암환자들이 의료 기기에 의지해 생명을 연장하다가 결국, 임종을 맞는 게 현실입니다.

품위 있는 죽음을 맞기 위해선 말기 암환자들을 위한 호스피스 시설과 통증 완화 의료가 확대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재원, 김세정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리포트>

뇌암 진단 후 항암 치료와 수술까지 받았지만 종양이 재발해 말기암 선고를 받은 환잡니다.

가족들은 환자를 힘들게 하는 무의미한 치료보다 품격있는 임종을 맞게 해주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인터뷰> 박희주(서울 강서구) : "어머님이 조금 편하셨으면 좋겠구요, 그리고 가족이 한번이라도 더 어머니 얼굴을 보고 싶은 게..."

말기 암환자들에게 통증 치료와 함께 의미있는 임종 준비를 도와주는 치료가 '호스피스 완화치료'입니다.

의사, 간호사, 성직자 등 전문가들이 팀을 이뤄 환자와 가족들을 돌봅니다.

<인터뷰> 김이연(고대구로병원 완화의료센터 교수) : "수용한 다음에 준비를 하게 되면 환자분 본인은 자기가 남은 시간을 어떤 식으로 보낼지 계획을 짤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말기 암 환자 대부분은 임종 1~2주 전까지도 CT 등 각종 검사와 항암 치료, 중환자실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말기 암환자가 임종 직전 석달간 지출하는 의료비가 1년치 의료비의 절반을 넘습니다.

국립암센터 조사 결과 우리나라 국민 85%는 치료가 더이상 불가능한 경우 품위있는 죽음을 맞기 위해 호스피스 완화의료를 이용하겠다고 답했습니다.

<기자 멘트>

우리 국민 4명 중 1명이 암으로 사망합니다.

그런데 이런 암 등으로 세상을 떠날 때 얼마나 품위있게 죽음을 맞을 수 있나를 보는 죽음의 질은 우리나라가 세계 32위라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이렇게 순위가 떨어지는 건 말기암 진단 이후에도 의료 행위가 계속돼 자연스러운 죽음을 맞을 수 없는 것이 한 원인입니다.

이 때문에 말기암 환자에게 불필요한 의료행위를 배제해 고통을 줄여주고 품위있는 죽음에 이를 수 있도록 하자는 논의가 계속 되고 있습니다.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도 이런 움직임에 힘을 보탭니다.

하지만, 품위있는 죽음을 위한 호스피스 병동은 전국에 860여 개밖에 안돼 필요 병상의 절반 수준입니다.

이용률은 12%도 안 되고, 이용기간은 21일에 그치고 있습니다.

호스피스 병동은 많은 의료진이 필요하기 때문에 적자로 운영될 수밖에 없어, 건강보험 외에 재정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한해 7만 명 넘게 암으로 숨지는 만큼 말기 암 환자가 '품위있는 죽음'에 이를 수 있도록 지원과 관심이 절실합니다.

KBS 뉴스 김세정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