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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eye] 패션의 나라, ‘마른 모델’ 퇴출 논란
입력 2015.05.09 (08:42) 수정 2015.05.09 (10:13) 특파원 현장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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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eye] 패션의 나라, ‘마른 모델’ 퇴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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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패션쇼 모습인데요.

여성 패션 모델들은 이렇게 하나같이 심하게 말랐죠.

심지어 패션 모델들이 지나친 다이어트로 거식증에 걸려 숨지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이런 부작용 때문에 패션의 나라 프랑스에서는 지나치게 마른 모델은 활동을 금지하는 법까지 만들고 있습니다.

올 하반기에는 법이 시행될 예정인데요.

찬반 논란이 뜨겁습니다.

특히 모델업계는 현실을 무시한 규정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마른 모델의 문제가 프랑스만의 문제는 아닌데요.

패션의 나라에서 시작된 새로운 실험, 세계로 확산될 수 있을까요?

박상용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세계 패션 산업의 흐름을 한눈에 알 수 있다는 파리 패션위크.

뉴욕,밀라노,런던과 함께 세계 4대 패션위크로 꼽힙니다.

유명 브랜드 디자이너들의 작품이 처음 소개되는 자립니다.

모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서고 싶어하는 꿈의 무대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화려한 무대의 뒤편, 모델들의 일상은 고통의 연속입니다.

모델 레베카씨도 패션쇼를 앞두고는 항상 강도 높은 다이어트에 시달렸던 기억을 지울 수 없습니다.

<인터뷰> 레베카(모델) : "저는 아예 먹지 않습니다. 제로예요. 아예 안 먹는 게 식욕을 억제해요. 조금씩 먹으면 더 먹고 싶어지거든요."

패션쇼 무대에 서려면 얼마나 말라야 할까?

키와 몸무게로 본 체질량지수 푭니다.

연두색은 정상, 체질량 지수 25 이상 노란색은 과체중, 30 이상 하늘색은 비만으로 분류됩니다.

왼쪽 보라색 부분이 마른 체형, 체질량 지수 18 이합니다.

모델들은 대부분 보라색의 가장 왼쪽 부분에 위치합니다.

<인터뷰> 독세르(전직 모델) : "저는 키가 180센티미터에 몸무게 45~47킬로그램이었습니다. 체질량지수가 14였습니다. 마른 정도가 아니라 기아 수준이었습니다."

모델들이 입어야 하는 옷은 시중에서 판매되는 가장 작은 치수보다 한두 치수 더 아랩니다.

유럽 기준 32, 34입니다.

결국 독세르씨는 다이어트 고통을 이기지 못해 모델 일을 그만뒀습니다.

<인터뷰> 독세르 : "대부분 모델들은 먹고 토합니다. 폭식하고 토하기를 반복하는 거식증의 형태입니다. 우리는 1, 2주 동안 먹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루에 사과 하나를 먹으면서요…."

다이이트 단계를 넘어 음식 자체를 거부하게 되는 거식증.

지난 2010년 거식증을 앓던 모델 이사벨 카로의 죽음으로 거식증의 위험성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됩니다.

당시 이 모델의 체중은 31킬로그램이었습니다.

결국 프랑스 정치권이 지나치게 마른 모델을 채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만들었습니다.

거식증을 예방한다는 차원입니다.

체질량지수 18 미만, 즉 정상보다 과도하게 마른 사람은 모델로 채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입니다.

키가 175센티미터일 경우, 몸무게가 55킬로그램 이상이어야 한다는 얘깁니다.

이보다 마른 모델을 고용하는 패션 업체에 대해서는 최대 징역 6개월에 벌금 7만 5천 유로, 9천만 원까지 부과하겠다는 겁니다.

마른 몸매를 미화하는 거식증 추천 사이트를 운영할 경우에는 징역 1년에 만 유로, 천 2백만 원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이 보건법 개정안이 하원을 통과했고, 곧 상원을 거쳐 올 하반기 시행 예정입니다.

<인터뷰> 쿠텔(법안 발의 의원) : "거식증 환자들은 신체 방어체제의 붕괴로 돌이킬 수 없는 병에 걸릴 위험이 있습니다."

그러나 패션업계는 반발하고 있습니다.

현실을 무시한 강제 규정이라는 겁니다.

모델 전체를 거식증 환자로 몰고 가는 정치적인 법안이라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이사벨(모델협회 사무총장) : "거식증 때문에 모델들이 마른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 같은 마른 모델 퇴출 법안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디자이너들이 원하고 소비자들이 원하는 모델, 옷을 가장 맵시 있게 입을 수 있는 모델은 마른 모델일 수밖에 없다고 항변합니다.

<인터뷰> 파시(모델 대형업체 관계자) : "특히 큰 키와 매우 마른 몸매가 모델의 필수 조건입니다. 이는 여자와 남자 모델 모두에게 요구됩니다."

패션잡지 화보촬영이 한창입니다.

그런데 이 모델이 입고 있는 옷의 크기는 보통 패션쇼에서는 볼 수 없는 큰 치숩니다.

모델도 빅사이즈 모델, 플러스 사이즈 모델로 불립니다.

패션업계 소수에 해당하는 이들 빅사이즈 모델들에게 마른 모델 퇴출법안은 새로운 변화의 시작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클레망틴(큰 치수 모델) : "패션업계에 불균형이 존재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무언가 바꿔야 한다는 인식이 생겼고, 이는 변화를 위한 첫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뷰> 망그(패션잡지 관계자) : "이번 법안으로 자연스럽게 대중의 인식이 변화할 것입니다. 사람들이 차이와 여성성에 대한 다양성을 인정하기를 바랍니다."

무엇보다 마른 모델 퇴출 법안을 통해 모델들과 모델 지망생들이 거식증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인터뷰> 무힘(큰 치수 모델) : "어린 소녀들은 패션에 큰 영향을 받습니다. 이들은 주로 체중 미달을 조장하는 거식증 사이트를 만들고 따라 하게 됩니다."

프랑스에서 거식증을 앓고 있는 환자가 4만 명에 이릅니다.

특히 거식증 환자의 90%가 젊은 여성입니다.

건강한 모델 운동을 펼치고 있는 아스트리드씨.

패션쇼에 서는 모델들이 입어야 하는 32나 34 치수의 작은 옷을 거부합니다.

대신 정상적인 보통 체형이 입는 38 치수 옷만을 고집합니다.

<인터뷰> 아스트리드(38치수 운동 모델) : "모델이라는 직업에 대해서 왜 내가 이런 체형을 가졌는지, 왜 38 치수를 계속 유지하고 싶은지, 모델 일을 하면서도 잘 먹고 건강할 수 있고, 예쁜 몸을 가질 수 있다는 저의 생각들을 블로그에 올렸습니다."

다이어트를 해 몸무게를 줄이면 모델 일을 더 많이 할 수 있지만 건강한 모델로 일하기 위해 선택한 길입니다.

<인터뷰> 발레(모델 대형업체 관계자) : "오늘날 모델들은 중심에서 밀려나 있죠. 모델들은 옷 뒤에서 자신의 존재가 보이지 않도록 해야 해요. 패션계에서는 옷을 입되 개인이 옷 뒤에 가려져 있기를 바랍니다. 모델의 개성은 중요하지 않죠."

여전히 무대의 중심은 마른 모델들 차집니다.

이들이 어린 모델 지망생들의 이상형이 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지 마른 모델 퇴출 법안이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 [특파원 eye] 패션의 나라, ‘마른 모델’ 퇴출 논란
    • 입력 2015.05.09 (08:42)
    • 수정 2015.05.09 (10:13)
    특파원 현장보고
[특파원 eye] 패션의 나라, ‘마른 모델’ 퇴출 논란
<앵커 멘트>

패션쇼 모습인데요.

여성 패션 모델들은 이렇게 하나같이 심하게 말랐죠.

심지어 패션 모델들이 지나친 다이어트로 거식증에 걸려 숨지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이런 부작용 때문에 패션의 나라 프랑스에서는 지나치게 마른 모델은 활동을 금지하는 법까지 만들고 있습니다.

올 하반기에는 법이 시행될 예정인데요.

찬반 논란이 뜨겁습니다.

특히 모델업계는 현실을 무시한 규정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마른 모델의 문제가 프랑스만의 문제는 아닌데요.

패션의 나라에서 시작된 새로운 실험, 세계로 확산될 수 있을까요?

박상용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세계 패션 산업의 흐름을 한눈에 알 수 있다는 파리 패션위크.

뉴욕,밀라노,런던과 함께 세계 4대 패션위크로 꼽힙니다.

유명 브랜드 디자이너들의 작품이 처음 소개되는 자립니다.

모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서고 싶어하는 꿈의 무대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화려한 무대의 뒤편, 모델들의 일상은 고통의 연속입니다.

모델 레베카씨도 패션쇼를 앞두고는 항상 강도 높은 다이어트에 시달렸던 기억을 지울 수 없습니다.

<인터뷰> 레베카(모델) : "저는 아예 먹지 않습니다. 제로예요. 아예 안 먹는 게 식욕을 억제해요. 조금씩 먹으면 더 먹고 싶어지거든요."

패션쇼 무대에 서려면 얼마나 말라야 할까?

키와 몸무게로 본 체질량지수 푭니다.

연두색은 정상, 체질량 지수 25 이상 노란색은 과체중, 30 이상 하늘색은 비만으로 분류됩니다.

왼쪽 보라색 부분이 마른 체형, 체질량 지수 18 이합니다.

모델들은 대부분 보라색의 가장 왼쪽 부분에 위치합니다.

<인터뷰> 독세르(전직 모델) : "저는 키가 180센티미터에 몸무게 45~47킬로그램이었습니다. 체질량지수가 14였습니다. 마른 정도가 아니라 기아 수준이었습니다."

모델들이 입어야 하는 옷은 시중에서 판매되는 가장 작은 치수보다 한두 치수 더 아랩니다.

유럽 기준 32, 34입니다.

결국 독세르씨는 다이어트 고통을 이기지 못해 모델 일을 그만뒀습니다.

<인터뷰> 독세르 : "대부분 모델들은 먹고 토합니다. 폭식하고 토하기를 반복하는 거식증의 형태입니다. 우리는 1, 2주 동안 먹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루에 사과 하나를 먹으면서요…."

다이이트 단계를 넘어 음식 자체를 거부하게 되는 거식증.

지난 2010년 거식증을 앓던 모델 이사벨 카로의 죽음으로 거식증의 위험성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됩니다.

당시 이 모델의 체중은 31킬로그램이었습니다.

결국 프랑스 정치권이 지나치게 마른 모델을 채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만들었습니다.

거식증을 예방한다는 차원입니다.

체질량지수 18 미만, 즉 정상보다 과도하게 마른 사람은 모델로 채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입니다.

키가 175센티미터일 경우, 몸무게가 55킬로그램 이상이어야 한다는 얘깁니다.

이보다 마른 모델을 고용하는 패션 업체에 대해서는 최대 징역 6개월에 벌금 7만 5천 유로, 9천만 원까지 부과하겠다는 겁니다.

마른 몸매를 미화하는 거식증 추천 사이트를 운영할 경우에는 징역 1년에 만 유로, 천 2백만 원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이 보건법 개정안이 하원을 통과했고, 곧 상원을 거쳐 올 하반기 시행 예정입니다.

<인터뷰> 쿠텔(법안 발의 의원) : "거식증 환자들은 신체 방어체제의 붕괴로 돌이킬 수 없는 병에 걸릴 위험이 있습니다."

그러나 패션업계는 반발하고 있습니다.

현실을 무시한 강제 규정이라는 겁니다.

모델 전체를 거식증 환자로 몰고 가는 정치적인 법안이라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이사벨(모델협회 사무총장) : "거식증 때문에 모델들이 마른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 같은 마른 모델 퇴출 법안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디자이너들이 원하고 소비자들이 원하는 모델, 옷을 가장 맵시 있게 입을 수 있는 모델은 마른 모델일 수밖에 없다고 항변합니다.

<인터뷰> 파시(모델 대형업체 관계자) : "특히 큰 키와 매우 마른 몸매가 모델의 필수 조건입니다. 이는 여자와 남자 모델 모두에게 요구됩니다."

패션잡지 화보촬영이 한창입니다.

그런데 이 모델이 입고 있는 옷의 크기는 보통 패션쇼에서는 볼 수 없는 큰 치숩니다.

모델도 빅사이즈 모델, 플러스 사이즈 모델로 불립니다.

패션업계 소수에 해당하는 이들 빅사이즈 모델들에게 마른 모델 퇴출법안은 새로운 변화의 시작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클레망틴(큰 치수 모델) : "패션업계에 불균형이 존재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무언가 바꿔야 한다는 인식이 생겼고, 이는 변화를 위한 첫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뷰> 망그(패션잡지 관계자) : "이번 법안으로 자연스럽게 대중의 인식이 변화할 것입니다. 사람들이 차이와 여성성에 대한 다양성을 인정하기를 바랍니다."

무엇보다 마른 모델 퇴출 법안을 통해 모델들과 모델 지망생들이 거식증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인터뷰> 무힘(큰 치수 모델) : "어린 소녀들은 패션에 큰 영향을 받습니다. 이들은 주로 체중 미달을 조장하는 거식증 사이트를 만들고 따라 하게 됩니다."

프랑스에서 거식증을 앓고 있는 환자가 4만 명에 이릅니다.

특히 거식증 환자의 90%가 젊은 여성입니다.

건강한 모델 운동을 펼치고 있는 아스트리드씨.

패션쇼에 서는 모델들이 입어야 하는 32나 34 치수의 작은 옷을 거부합니다.

대신 정상적인 보통 체형이 입는 38 치수 옷만을 고집합니다.

<인터뷰> 아스트리드(38치수 운동 모델) : "모델이라는 직업에 대해서 왜 내가 이런 체형을 가졌는지, 왜 38 치수를 계속 유지하고 싶은지, 모델 일을 하면서도 잘 먹고 건강할 수 있고, 예쁜 몸을 가질 수 있다는 저의 생각들을 블로그에 올렸습니다."

다이어트를 해 몸무게를 줄이면 모델 일을 더 많이 할 수 있지만 건강한 모델로 일하기 위해 선택한 길입니다.

<인터뷰> 발레(모델 대형업체 관계자) : "오늘날 모델들은 중심에서 밀려나 있죠. 모델들은 옷 뒤에서 자신의 존재가 보이지 않도록 해야 해요. 패션계에서는 옷을 입되 개인이 옷 뒤에 가려져 있기를 바랍니다. 모델의 개성은 중요하지 않죠."

여전히 무대의 중심은 마른 모델들 차집니다.

이들이 어린 모델 지망생들의 이상형이 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지 마른 모델 퇴출 법안이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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