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리포트] 초고령 사회 일본, 재앙을 막아라

입력 2015.07.11 (08:26) 수정 2015.07.11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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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노인 인구가 많은 초고령사회입니다.

65살 이상 노인들이 3,300만 명, 4명 중에 1명 꼴이고,

100살 이상 노인들도 6만 명 가까이나 됩니다.

출산율은 떨어지고, 노인 인구는 계속 늘면서 사회적 비용도 크게 늘고 있는 것이 현재 일본 사회의 고민입니다.

우리도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한데요,

일본의 사례를 통해서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될지를 알아보는 것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도쿄,이재호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00여 명의 노인들이 푸른 잔디밭에서 골프를 즐기고 있습니다.

노인을 위해 만든 '그라운드 골프'입니다.

몸을 움직이고, 머리도 쓰면서 건강을 유지하려고 노력합니다.

걷기 대회에도 노인들이 몰립니다.

12km나 되는 긴 코스에 언덕 길도 많지만 문제 되지 않습니다.

<녹취> 아베(83세/나가노 현) : "걸으니까 건강해지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매일 걷고 싶어요."

70세 이상 노인들의 축구대회, 평균 연령 76세의 팀도 있습니다.

젊은이 못지 않은 체력으로 드리볼과 슈팅을 힘차게 합니다.

<녹취> 고야마(84세/삿포로 시) : "내년이 축구를 하기 시작한지 50년째입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젊은이들 처럼 살려고 합니다."

세단 뛰기에서 연령대별 세계 신기록을 무려 5개나 세운 젊은이 못지 않은 할머니도 있습니다.

<녹취> 오히니타(65세/나가노 현) : "운동을 계속하는 것이 건강의 원동력이라고 봐야죠. 세단뛰기를 하는 것이 원동력이 아닌가?"

급속히 노령화 되고 있는 일본 사회의 모습입니다.

65살 이상 노인 인구는 3,300만 명 1억 2천 5백만 명 전체 인구의 26.4%로, 4명 중 1명이 노인들입니다.

평균 수명도 여성 86.6세, 남성 80.2세로 세계 1위 장수 국가입니다.

100살 이상 노인만도 5만 9천여 명이나 됩니다.

<녹취> 사쿠라이(110세/군마 현) "(올해 몇살이세요?) 100살하고도 10살 이에요. 생선회를 매우 좋아합니다. (이렇게 건강한 비결 좀 알려주세요.) 별다른 것 없어요. 저절로.."

초고령 사회가 되면서 일본은 각종 사회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우선 독거 노인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녹취> 우메키(82세/야마가타 현) : "물건 사는 것이 가장 힘듭니다. 나가서 걷는 게 쉽지가 않아서 다리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혼자 살다 쓸쓸하게 죽는 고독사가 늘고 있습니다.

지난해 도쿄 도에서만 노인 2,700 여명이 집에서 홀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녹취> 신문 배달원 : "몇 번이나 문을 두드려도 나오지 않아서 가족에게 연락했습니다. 숨졌다고 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치매가 늘어나는 것도 문제입니다.

65살 이상 노인 가운데 치매 환자는 무려 462만 명.

노인 7명 당 1명 꼴입니다.

가출해 행방 불명 되는 치매 노인도 1년에 만명이 넘습니다.

대부분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요양 시설에서 여생을 보내지만, 7년 만에 가족과 극적으로 재회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녹취> 야나기다(남편) : "(행방불명된지)7년이나 지나 포기했었습니다. 신은 있는 지.. 운명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노인이 운전을 하다 역주행 사고를 일으키는 경우도 크게 늘었습니다.

고속도로 역주행 사고의 70% 이상이 65살 이상 고령자, 12%는 치매 환자였습니다.

<녹취> 가미무라(고치대학 의대 교수) : "(치매 노인들은) 운전 능력이 떨어졌고, 사고를 일으키기 쉽다는 점을 자각하기가 어렵습니다."

초고령 사회에서는 노인들에 대한 복지 수요가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의료비가 늘고 돌봄 서비스도 확대되면서 일본 전체의 사회적 비용은 연간 130조 원이 넘습니다.

해마다 1조 원 이상 늘다 보니 일본 정부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당장 다음 달부터 소득 수준에 따라 돌봄 서비스의 본인 부담 비율을 늘리는 정책이 시행됩니다.

<녹취> 히로세(88세) : "몇 배나 오를지 알 수가 없지만 곤혹스럽네요. 본인 부담이 늘면 어떻게 해야 될지 생각해 봐야죠."

<녹취> 무라코시(84세/오카야마 현) : "간병 보험료가 계속 오르고 있어요. 연금 액수는 그대로인데... 생활이 가능할지 모르겠어요."

치료 약도 가급적 복제 약을 쓰도록 권장하고, 오리지널 약과의 차액은 본인이 부담하도록 하는 고육책까지 쓰고 있습니다.

<녹취> 우에다(70세/히로시마 현) : "복제약으로 약값이 싸져서 많이 도움이 됩니다. 전에는 7천 엔이나 냈는데, 지금은 5천엔 정도로.."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일본의 지자체들은 노인들의 운동을 적극 권장하고 있습니다.

이 지역 노인들은 이 곳 체육관에 매일 나와 운동을 하면서 활동량을 늘리고 있습니다. 함께 즐겁게 어울리면서 외로움도 달래고 건강도 좋아지는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녹취> 쇼우리(81세/야마가타 현) : "젋어지네요,다시 젊어졌어요. 머리 회전도 빨라져서 좋습니다."

<녹취> 시마야(운동 트레이너) : "즐겁게 운동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요. 노인분들이 특히 넘어지지 않도록 예방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인구 3만 2천 명의 이 지자체는 70%이상이 65살 이상 고령자지만, '건강하게 장수 하자'를 목표로 큰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녹취> 하라다(야마가타 현 쇼나이 촌장) : "건강하면서 장수할 수 있는 환경을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방문 치료를 전담하는 병원을 세우는 것도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들을 위한 대책 가운데 하납니다.

이 병원은 의사 3명이 관내 노인 환자들을 집으로 찾아가 맞춤형 진료를 해주고 있습니다.

<녹취> 이치하라(방문 진료 전문 의사) : "(걸으면 숨이 차지 않습니까?) 코에 관을 연결해 놓으면 괜찮아요. (코에 관이 있으면 괜찮다는 거네요.)"

<녹취> 다바타(간호사) "환자의 상태,얼굴 색깔을 보면서 목소리 등을 들으면서 환자 상태를 파악합니다."

개인 주치의처럼 환자 상태를 잘 파악할 수 있어 큰 치료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응급 상황이 발생해도 신속한 대응이 가능해 일본 정부는 방문 진료 전문 병원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녹취> 이치하라(방문진료 전문 의사) : "상태가 언제 악화가 돼도 우리 같은 전문 의사가 언제든지 방문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한국도 65살 이상 노인 인구가 65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3%를 넘어서며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오는 2026년이면 노인 인구가 20%를 넘어서 초고령 사회에 진입합니다.

일본의 노인 문제, 한국에도 발등의 불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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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 리포트] 초고령 사회 일본, 재앙을 막아라
    • 입력 2015-07-11 08:51:24
    • 수정2015-07-11 22:44:29
    특파원 현장보고
<앵커 멘트>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노인 인구가 많은 초고령사회입니다.

65살 이상 노인들이 3,300만 명, 4명 중에 1명 꼴이고,

100살 이상 노인들도 6만 명 가까이나 됩니다.

출산율은 떨어지고, 노인 인구는 계속 늘면서 사회적 비용도 크게 늘고 있는 것이 현재 일본 사회의 고민입니다.

우리도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한데요,

일본의 사례를 통해서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될지를 알아보는 것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도쿄,이재호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00여 명의 노인들이 푸른 잔디밭에서 골프를 즐기고 있습니다.

노인을 위해 만든 '그라운드 골프'입니다.

몸을 움직이고, 머리도 쓰면서 건강을 유지하려고 노력합니다.

걷기 대회에도 노인들이 몰립니다.

12km나 되는 긴 코스에 언덕 길도 많지만 문제 되지 않습니다.

<녹취> 아베(83세/나가노 현) : "걸으니까 건강해지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매일 걷고 싶어요."

70세 이상 노인들의 축구대회, 평균 연령 76세의 팀도 있습니다.

젊은이 못지 않은 체력으로 드리볼과 슈팅을 힘차게 합니다.

<녹취> 고야마(84세/삿포로 시) : "내년이 축구를 하기 시작한지 50년째입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젊은이들 처럼 살려고 합니다."

세단 뛰기에서 연령대별 세계 신기록을 무려 5개나 세운 젊은이 못지 않은 할머니도 있습니다.

<녹취> 오히니타(65세/나가노 현) : "운동을 계속하는 것이 건강의 원동력이라고 봐야죠. 세단뛰기를 하는 것이 원동력이 아닌가?"

급속히 노령화 되고 있는 일본 사회의 모습입니다.

65살 이상 노인 인구는 3,300만 명 1억 2천 5백만 명 전체 인구의 26.4%로, 4명 중 1명이 노인들입니다.

평균 수명도 여성 86.6세, 남성 80.2세로 세계 1위 장수 국가입니다.

100살 이상 노인만도 5만 9천여 명이나 됩니다.

<녹취> 사쿠라이(110세/군마 현) "(올해 몇살이세요?) 100살하고도 10살 이에요. 생선회를 매우 좋아합니다. (이렇게 건강한 비결 좀 알려주세요.) 별다른 것 없어요. 저절로.."

초고령 사회가 되면서 일본은 각종 사회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우선 독거 노인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녹취> 우메키(82세/야마가타 현) : "물건 사는 것이 가장 힘듭니다. 나가서 걷는 게 쉽지가 않아서 다리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혼자 살다 쓸쓸하게 죽는 고독사가 늘고 있습니다.

지난해 도쿄 도에서만 노인 2,700 여명이 집에서 홀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녹취> 신문 배달원 : "몇 번이나 문을 두드려도 나오지 않아서 가족에게 연락했습니다. 숨졌다고 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치매가 늘어나는 것도 문제입니다.

65살 이상 노인 가운데 치매 환자는 무려 462만 명.

노인 7명 당 1명 꼴입니다.

가출해 행방 불명 되는 치매 노인도 1년에 만명이 넘습니다.

대부분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요양 시설에서 여생을 보내지만, 7년 만에 가족과 극적으로 재회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녹취> 야나기다(남편) : "(행방불명된지)7년이나 지나 포기했었습니다. 신은 있는 지.. 운명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노인이 운전을 하다 역주행 사고를 일으키는 경우도 크게 늘었습니다.

고속도로 역주행 사고의 70% 이상이 65살 이상 고령자, 12%는 치매 환자였습니다.

<녹취> 가미무라(고치대학 의대 교수) : "(치매 노인들은) 운전 능력이 떨어졌고, 사고를 일으키기 쉽다는 점을 자각하기가 어렵습니다."

초고령 사회에서는 노인들에 대한 복지 수요가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의료비가 늘고 돌봄 서비스도 확대되면서 일본 전체의 사회적 비용은 연간 130조 원이 넘습니다.

해마다 1조 원 이상 늘다 보니 일본 정부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당장 다음 달부터 소득 수준에 따라 돌봄 서비스의 본인 부담 비율을 늘리는 정책이 시행됩니다.

<녹취> 히로세(88세) : "몇 배나 오를지 알 수가 없지만 곤혹스럽네요. 본인 부담이 늘면 어떻게 해야 될지 생각해 봐야죠."

<녹취> 무라코시(84세/오카야마 현) : "간병 보험료가 계속 오르고 있어요. 연금 액수는 그대로인데... 생활이 가능할지 모르겠어요."

치료 약도 가급적 복제 약을 쓰도록 권장하고, 오리지널 약과의 차액은 본인이 부담하도록 하는 고육책까지 쓰고 있습니다.

<녹취> 우에다(70세/히로시마 현) : "복제약으로 약값이 싸져서 많이 도움이 됩니다. 전에는 7천 엔이나 냈는데, 지금은 5천엔 정도로.."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 일본의 지자체들은 노인들의 운동을 적극 권장하고 있습니다.

이 지역 노인들은 이 곳 체육관에 매일 나와 운동을 하면서 활동량을 늘리고 있습니다. 함께 즐겁게 어울리면서 외로움도 달래고 건강도 좋아지는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녹취> 쇼우리(81세/야마가타 현) : "젋어지네요,다시 젊어졌어요. 머리 회전도 빨라져서 좋습니다."

<녹취> 시마야(운동 트레이너) : "즐겁게 운동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요. 노인분들이 특히 넘어지지 않도록 예방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인구 3만 2천 명의 이 지자체는 70%이상이 65살 이상 고령자지만, '건강하게 장수 하자'를 목표로 큰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녹취> 하라다(야마가타 현 쇼나이 촌장) : "건강하면서 장수할 수 있는 환경을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방문 치료를 전담하는 병원을 세우는 것도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들을 위한 대책 가운데 하납니다.

이 병원은 의사 3명이 관내 노인 환자들을 집으로 찾아가 맞춤형 진료를 해주고 있습니다.

<녹취> 이치하라(방문 진료 전문 의사) : "(걸으면 숨이 차지 않습니까?) 코에 관을 연결해 놓으면 괜찮아요. (코에 관이 있으면 괜찮다는 거네요.)"

<녹취> 다바타(간호사) "환자의 상태,얼굴 색깔을 보면서 목소리 등을 들으면서 환자 상태를 파악합니다."

개인 주치의처럼 환자 상태를 잘 파악할 수 있어 큰 치료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응급 상황이 발생해도 신속한 대응이 가능해 일본 정부는 방문 진료 전문 병원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녹취> 이치하라(방문진료 전문 의사) : "상태가 언제 악화가 돼도 우리 같은 전문 의사가 언제든지 방문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한국도 65살 이상 노인 인구가 65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3%를 넘어서며 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오는 2026년이면 노인 인구가 20%를 넘어서 초고령 사회에 진입합니다.

일본의 노인 문제, 한국에도 발등의 불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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