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투표 시스템 보안 취약…투표 결과 조작 가능?

입력 2015.08.11 (21:18) 수정 2015.08.11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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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중앙 선거 관리위원회가 각종 협회장 선거와 아파트 동 대표 선거 등에 제공하는, 전자 투표 시스템이 투표 결과 조작이 가능할 만큼 보안이 취약했던 사실이 검찰 수사로 드러났습니다.

선관위가 뒤늦게 시스템 개선 작업에 나섰다고는 하지만, 이미 치러진 선거들의 신뢰성은 문제로 남게 됐습니다.

남승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년 전부터 도입한 전자투표 시스템, '케이 보팅'입니다.

선관위를 믿고 대한의사협회와 기자협회, 전국 각지의 아파트 동대표 선거 등에서, 이 시스템이 사용됐습니다.

<인터뷰> 오주성(서울시 영등포구) : "꼭 선거장에 안 가도 투표를 자유롭게 할 수 있으니까 그런 게 편리한 것 같아요."

지난 2년 동안 330건의 선거에서 유권자 38만여 명이 이 시스템으로 투표했습니다.

그런데 검찰 수사 결과, 중대한 보안 문제가 발견됐습니다.

프로그램 제작 업체가 투표 결과가 조작됐는지 여부를 검증할 수 있는 기능이 없는 시스템을 제공한 겁니다.

관리자가 마음만 먹으면 특정 후보 표의 일부를 다른 후보로 넘기는 등 조작까지 할 수 있을 만큼 취약한 상태로 시스템이 운영됐다는 의미입니다.

검찰은 시스템 공동 운영자인 선관위와 KT가 보안 체계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데도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사업을 진행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녹취> 중앙선관위 관계자(음성 변조) : "그 세 가지 특허 기술에 대해서, 저희는 다 그게 적용이 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어요."

문제는 이미 치러진 선거 관련 데이터는 보관 기간이 지나면서 모두 삭제돼 선거 결과가 조작됐는지 여부에 대한 검증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것입니다.

검찰은 핵심 보안 기능을 갖춘 전자투표 시스템을 상용화한 것처럼 속여 회사 지분을 비싼 값에 팔아넘긴 혐의로,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임원 박 모 씨를 재판에 넘겼습니다.

KBS 뉴스 남승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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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8-11 21:18:39
    • 수정2015-08-11 21: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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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중앙 선거 관리위원회가 각종 협회장 선거와 아파트 동 대표 선거 등에 제공하는, 전자 투표 시스템이 투표 결과 조작이 가능할 만큼 보안이 취약했던 사실이 검찰 수사로 드러났습니다.

선관위가 뒤늦게 시스템 개선 작업에 나섰다고는 하지만, 이미 치러진 선거들의 신뢰성은 문제로 남게 됐습니다.

남승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년 전부터 도입한 전자투표 시스템, '케이 보팅'입니다.

선관위를 믿고 대한의사협회와 기자협회, 전국 각지의 아파트 동대표 선거 등에서, 이 시스템이 사용됐습니다.

<인터뷰> 오주성(서울시 영등포구) : "꼭 선거장에 안 가도 투표를 자유롭게 할 수 있으니까 그런 게 편리한 것 같아요."

지난 2년 동안 330건의 선거에서 유권자 38만여 명이 이 시스템으로 투표했습니다.

그런데 검찰 수사 결과, 중대한 보안 문제가 발견됐습니다.

프로그램 제작 업체가 투표 결과가 조작됐는지 여부를 검증할 수 있는 기능이 없는 시스템을 제공한 겁니다.

관리자가 마음만 먹으면 특정 후보 표의 일부를 다른 후보로 넘기는 등 조작까지 할 수 있을 만큼 취약한 상태로 시스템이 운영됐다는 의미입니다.

검찰은 시스템 공동 운영자인 선관위와 KT가 보안 체계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데도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사업을 진행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녹취> 중앙선관위 관계자(음성 변조) : "그 세 가지 특허 기술에 대해서, 저희는 다 그게 적용이 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어요."

문제는 이미 치러진 선거 관련 데이터는 보관 기간이 지나면서 모두 삭제돼 선거 결과가 조작됐는지 여부에 대한 검증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것입니다.

검찰은 핵심 보안 기능을 갖춘 전자투표 시스템을 상용화한 것처럼 속여 회사 지분을 비싼 값에 팔아넘긴 혐의로,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임원 박 모 씨를 재판에 넘겼습니다.

KBS 뉴스 남승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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