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린 롯데 후계 갈등…3부자 남은 카드는?

입력 2015.08.17 (19:45) 수정 2015.08.17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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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신동빈


◆ ‘승리한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형과 왕위를 놓고 8개월간 다툰 그는 마침내 승리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창업자이자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 회장을 대신해 사실상 롯데그룹 통합 리더 자리에 올랐다.

17일 일본 도쿄(東京) 지요다(千代田)구의 데이코쿠(帝國)호텔에서 열린 롯데홀딩스 임시 주총에서 신동빈 회장이 상정한 사외이사 선임 건과 '법과 원칙에 따르는 경영에 관한 방침의 확인' 건이 원안대로 통과됐다. 겉보기에는 단순한 안건 통과지만, 주주 총회가 신동빈 회장을 지지했다는 점에서 의미하는 바는 크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 회사 격인 호텔롯데의 지분 19%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다. 특히 일본 롯데홀딩스의 100% 자회사인 L투자회사들이 가지고 있는 호텔롯데 지분까지 고려하면 롯데홀딩스의 보유 지분율은 90%를 넘어선다. 일본 롯데홀딩스를 장악하면 한일 롯데를 모두 경영할 수 있게 된다. 이번 주총으로 신동빈 회장이 한일 롯데그룹의 사실상 수장이 됐다는 뜻이다.

"경영과 가족의 문제를 혼동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회사 경영은 법과 원칙에 따라 운영해야 한다."

신동빈 회장은 주총 직후 발표문을 통해 법과 원칙에 따른 준법 경영을 강조했다. 롯데홀딩스 측도 주총 이후 “신동빈 중심의 안정 경영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신동빈 회장이 통합 리더로 올라서며 시장에선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선이 어떻게 이뤄질지 주목하고 있다. 앞서 신동빈 회장은 지난 11일 대국민 사과 때 "롯데그룹의 지배구조와 경영 투명성을 개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구체적으로 신동빈 회장이 공언한 대로 호텔 롯데의 상장과 순환출자 고리 연내 80% 해소 작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신동주신동주


◆ ‘고배 들이킨 장남’ 신동주 롯데그룹 전 부회장

“앞으로도 동료인 사원 여러분과 거래처 여러분과 함께 걸어갈 것이다.”

30분 만에 끝난 주총 직후 동생에게 완패한 그는 고개를 떨궜다. 신동주 롯데그룹 전 부회장은 주총장에서 나온 후 "가족 간 분쟁으로 소비자와 사원 가족 여러분께 불편을 끼치고 불안을 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번 주총으로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과 지난해 말부터 이어온 롯데그룹 후계갈등에서 일 패를 기록하게 됐다. 주총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은 우호지분으로 알려진 광윤사 지분만을 확보하는 데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동안 신동주 전 부회장 편에 섰던 가족들의 영향력이 미약했던 것으로 드러난 점이 신동주 전 부회장의 기운을 더욱 빼게 하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 편에 섰던 신선호 일본 산사스 사장의 행보는 오리무중이다. 신선호 사장은 경영권 분쟁 초기 신동빈 회장을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지만, 현재는 조용한 상태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쓸 수 있는 반격 카드는 많지 않다. 이날 주총에서 신동빈 회장의 우위가 확인된 만큼 주총을 통해 현 이사진 해임 등을 건의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일각에선 신동빈 회장이 신격호 총괄 회장을 배제한 채 L투자회사 대표로 취임·등기한 것 등에 대해 신동주 전 부회장이 법적 소송을 낼 것이란 전망도 하고 있다.

신격호신격호


◆‘힘 빠진 아버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 회장

한때 한일 롯데그룹을 '호령'했던 호랑이는 힘이 없었다. 이번 주총으로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 회장의 그룹 내 영향력은 많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한국롯데 사장단은 물론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들도 신동빈 회장을 지지한 상황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지난달 말 자신을 다시 롯데홀딩스 사장에 임명하며 신동빈 회장 등 현 롯데홀딩스 이사진을 해임한다는 내용의 신격호 총괄 회장 명의 해임 지시서까지 공개했지만 소용없었다.

다만 신격호 총괄 회장은 "차남을 용서할 수 없다"고 방송에서 공언했던 만큼, 언제든 반격에 나설 수도 있다. 본인이 보유하고 있는 광윤사 지분을 활용해 장남인 신동주 전 부회장의 소송에 힘을 보태는 식이다.

일각에선 신동빈 회장의 경영권 찬탈에 신격호 총괄 회장이 가장 격노해야 하는데도 침묵을 지키고 있어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그동안 제기된 신격호 총괄 회장 건강이상설이 맞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다.

[연관기사]

☞ [뉴스7] 신동빈,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 완승…한일 롯데 장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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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막내린 롯데 후계 갈등…3부자 남은 카드는?
    • 입력 2015-08-17 19:45:59
    • 수정2015-08-17 20:4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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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 ‘승리한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형과 왕위를 놓고 8개월간 다툰 그는 마침내 승리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창업자이자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 회장을 대신해 사실상 롯데그룹 통합 리더 자리에 올랐다.

17일 일본 도쿄(東京) 지요다(千代田)구의 데이코쿠(帝國)호텔에서 열린 롯데홀딩스 임시 주총에서 신동빈 회장이 상정한 사외이사 선임 건과 '법과 원칙에 따르는 경영에 관한 방침의 확인' 건이 원안대로 통과됐다. 겉보기에는 단순한 안건 통과지만, 주주 총회가 신동빈 회장을 지지했다는 점에서 의미하는 바는 크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 회사 격인 호텔롯데의 지분 19%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다. 특히 일본 롯데홀딩스의 100% 자회사인 L투자회사들이 가지고 있는 호텔롯데 지분까지 고려하면 롯데홀딩스의 보유 지분율은 90%를 넘어선다. 일본 롯데홀딩스를 장악하면 한일 롯데를 모두 경영할 수 있게 된다. 이번 주총으로 신동빈 회장이 한일 롯데그룹의 사실상 수장이 됐다는 뜻이다.

"경영과 가족의 문제를 혼동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회사 경영은 법과 원칙에 따라 운영해야 한다."

신동빈 회장은 주총 직후 발표문을 통해 법과 원칙에 따른 준법 경영을 강조했다. 롯데홀딩스 측도 주총 이후 “신동빈 중심의 안정 경영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신동빈 회장이 통합 리더로 올라서며 시장에선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선이 어떻게 이뤄질지 주목하고 있다. 앞서 신동빈 회장은 지난 11일 대국민 사과 때 "롯데그룹의 지배구조와 경영 투명성을 개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구체적으로 신동빈 회장이 공언한 대로 호텔 롯데의 상장과 순환출자 고리 연내 80% 해소 작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신동주


◆ ‘고배 들이킨 장남’ 신동주 롯데그룹 전 부회장

“앞으로도 동료인 사원 여러분과 거래처 여러분과 함께 걸어갈 것이다.”

30분 만에 끝난 주총 직후 동생에게 완패한 그는 고개를 떨궜다. 신동주 롯데그룹 전 부회장은 주총장에서 나온 후 "가족 간 분쟁으로 소비자와 사원 가족 여러분께 불편을 끼치고 불안을 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번 주총으로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과 지난해 말부터 이어온 롯데그룹 후계갈등에서 일 패를 기록하게 됐다. 주총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은 우호지분으로 알려진 광윤사 지분만을 확보하는 데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동안 신동주 전 부회장 편에 섰던 가족들의 영향력이 미약했던 것으로 드러난 점이 신동주 전 부회장의 기운을 더욱 빼게 하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 편에 섰던 신선호 일본 산사스 사장의 행보는 오리무중이다. 신선호 사장은 경영권 분쟁 초기 신동빈 회장을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지만, 현재는 조용한 상태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쓸 수 있는 반격 카드는 많지 않다. 이날 주총에서 신동빈 회장의 우위가 확인된 만큼 주총을 통해 현 이사진 해임 등을 건의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일각에선 신동빈 회장이 신격호 총괄 회장을 배제한 채 L투자회사 대표로 취임·등기한 것 등에 대해 신동주 전 부회장이 법적 소송을 낼 것이란 전망도 하고 있다.

신격호


◆‘힘 빠진 아버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 회장

한때 한일 롯데그룹을 '호령'했던 호랑이는 힘이 없었다. 이번 주총으로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 회장의 그룹 내 영향력은 많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한국롯데 사장단은 물론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들도 신동빈 회장을 지지한 상황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지난달 말 자신을 다시 롯데홀딩스 사장에 임명하며 신동빈 회장 등 현 롯데홀딩스 이사진을 해임한다는 내용의 신격호 총괄 회장 명의 해임 지시서까지 공개했지만 소용없었다.

다만 신격호 총괄 회장은 "차남을 용서할 수 없다"고 방송에서 공언했던 만큼, 언제든 반격에 나설 수도 있다. 본인이 보유하고 있는 광윤사 지분을 활용해 장남인 신동주 전 부회장의 소송에 힘을 보태는 식이다.

일각에선 신동빈 회장의 경영권 찬탈에 신격호 총괄 회장이 가장 격노해야 하는데도 침묵을 지키고 있어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그동안 제기된 신격호 총괄 회장 건강이상설이 맞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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