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토크] 긴장 속 임금 인상 타결…의미와 전망은?

입력 2015.08.18 (23:30) 수정 2015.08.20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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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 앵커 : 앞서 개성공단에 근무하는 북한 근로자들의 최저임금에 대해 남북이 합의했다는 소식 전해드렸죠. 북한 지뢰 도발에 따른 긴장 속에 이뤄진 일이라 묘한 느낌을 줍니다. 남북 관계의 미묘한 흐름,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와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 안녕하세요.

▷ 앵커 : 반년이나 끌던 개성공단 문제. 남북이 전격 합의한 이유가 뭘까요?

▶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 양측이 윈윈하는 접점을 찾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북측은 6개월간 끌어온 임금 협상을 이제는 타결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그 필요성은 현금을 확보하는 개성공단의 임금 문제를 가지고 갈등을 지속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봤고요. 남측은 5% 인상이라는 원칙을 지키는 선에서 절충안을 모색했습니다.

사실 이번에 합의를 통해서 북한은 최대 10%의 임금 인상 효과를 누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북한 입장에서는 절대 손해나지 않은 타협안이었고요. 우리 남측 입장에서는 절대 남북 간의 임금 인상은 5%를 넘을 수 없다는 개성공단 임금 원칙 규정을 준수했다는 측면에서 남북이 모두가 윈윈한 합의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앵커 : 어느 정도 타협점을 찾았는데, 그렇다면 이번 합의로 개성공단과 관련한 각종 갈등은 봉합됐다고 볼 수 있나요? 아니면 뭔가 다른 게 불거질 수도 있습니까?

▶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 일단 이번 합의는 내년 3월까지 유효합니다. 물론 내년 3월 이후에는 추가 임금을 가지고 남북이 기 싸움을 벌이겠죠. 사실 개성공단은 남북이 최초로 서로 기술과 자본, 토지, 인력을 섞는 복합공단이기 때문에 운영과정에서 계속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북측은 기본적으로 개성공단의 임금이 저임금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고, 우리는 임금 협상은 항상 양측이 합의해야 한다는 원칙을 준수하고자 합니다. 이 과정에서 약간의 갈등이 있지만, 그런대로 절반의 성공을 거두고 오늘 타협점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앵커 : 그런데 이번 합의를 보면서 이런 말씀 하는 분도 있습니다. 전방에서는 남북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데, 개성공단에서는 합의가 이뤄지고 있고요. 또 평양에서는 유소년 축구대회가 열리는데 우리 대표팀이 가 있고요. 그래서 이렇게 긴장과 교류가 교차하는 현재 상황을 보면서 혹시 우리 정부가 마음속에서는 교류하고 싶은데 돌발 상황 때문에 좀처럼 뜻대로 되지 않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 남북관계가 외국이 아닌 특수한 관계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죠. KBS도 지금 취재하고 있는데, 유소년 축구단이 평양에 가서 오늘 묘향산을 구경하고 있다는 소식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쪽에서는 임금 협상이 타결되고요. 그렇지만 지뢰 도발이나 안보적 현안에 대해서는 우리 군이 강경 대응을 하고 있습니다.

북측도 강원도 지역에서 11년 만에 확성기 방송을 재개함으로써 남북이 확성기 경쟁 대립을 하는 아주 특수한 상황이죠. 우리 입장에서는 안보적인 측면에서는 철저히 대응하지만, 교류 협력을 지속해서 전개해 나간다는 원칙에 따라서 분리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 앵커 : 그렇다면 북한의 지금 입장은 어떻습니까? 강경 대응 이야기도 했는데 실제로 도발 가능성도 있는 건가요?

▶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 UFG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이 이번 주에 지속하고 있습니다. 북측은 과거에 한미합동군사훈련 때에는 말로, 즉 수사적 차원에서 강경 대응을 하겠다고 하지만 실제 군사 훈련에 대해서 대응하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북측은 경계적인 측면에서만 말로만 비난하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 앵커 : 그런데 요즘 정치권을 보면 천안함 폭침에 따른 5.24 제재를 풀어야 한다, 말아야 한다, 이걸 놓고 상당히 공방이 오가고 있습니다. 5.24 제재를 해제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랄까요? 어떤 게 있다고 보십니까?

▶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 여야 대표가 첨예하게 의견 대립을 보였던 사안입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북한의 사과 유감 표명 없이는 5.24 제재의 해제 조치가 있을 수 없다고 말했고요. 최근 8.15를 맞이해서 경제통일론을 주장했던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조건 없는 해제를 주장함으로써 여야의 입장이 확연하게 다르게 나왔습니다. 사실 보수정당인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북한의 사과 유감 표명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일방적인 해결은 어렵다고 보겠죠.

이런 대립적인 태도가 언제까지 갈 것이냐, 제 개인적인 의견을 제시하자면 단계별 분리 대응이 필요하다. 사실 5.24 조치는 천안함 공격 이후에 인적, 물적 교류를 차단하는 정부의 행정 조치죠. 그래서 일단 예산이, 즉 돈이 들어가지 않는 물적 거래보다는 인적 거래를 우선 해결하는, 그러니까 사람은 먼저 왕래하고 북한의 진지한 태도와 사과 표명이 있을 때 물적 제한을 해제하는, 이른바 단계적 해제를 통해서 이 문제의 돌파구를 찾아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 앵커 :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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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8-19 00:22:08
    • 수정2015-08-20 00: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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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 앵커 : 앞서 개성공단에 근무하는 북한 근로자들의 최저임금에 대해 남북이 합의했다는 소식 전해드렸죠. 북한 지뢰 도발에 따른 긴장 속에 이뤄진 일이라 묘한 느낌을 줍니다. 남북 관계의 미묘한 흐름,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와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 안녕하세요.

▷ 앵커 : 반년이나 끌던 개성공단 문제. 남북이 전격 합의한 이유가 뭘까요?

▶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 양측이 윈윈하는 접점을 찾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북측은 6개월간 끌어온 임금 협상을 이제는 타결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그 필요성은 현금을 확보하는 개성공단의 임금 문제를 가지고 갈등을 지속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봤고요. 남측은 5% 인상이라는 원칙을 지키는 선에서 절충안을 모색했습니다.

사실 이번에 합의를 통해서 북한은 최대 10%의 임금 인상 효과를 누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북한 입장에서는 절대 손해나지 않은 타협안이었고요. 우리 남측 입장에서는 절대 남북 간의 임금 인상은 5%를 넘을 수 없다는 개성공단 임금 원칙 규정을 준수했다는 측면에서 남북이 모두가 윈윈한 합의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앵커 : 어느 정도 타협점을 찾았는데, 그렇다면 이번 합의로 개성공단과 관련한 각종 갈등은 봉합됐다고 볼 수 있나요? 아니면 뭔가 다른 게 불거질 수도 있습니까?

▶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 일단 이번 합의는 내년 3월까지 유효합니다. 물론 내년 3월 이후에는 추가 임금을 가지고 남북이 기 싸움을 벌이겠죠. 사실 개성공단은 남북이 최초로 서로 기술과 자본, 토지, 인력을 섞는 복합공단이기 때문에 운영과정에서 계속 이해관계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북측은 기본적으로 개성공단의 임금이 저임금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고, 우리는 임금 협상은 항상 양측이 합의해야 한다는 원칙을 준수하고자 합니다. 이 과정에서 약간의 갈등이 있지만, 그런대로 절반의 성공을 거두고 오늘 타협점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앵커 : 그런데 이번 합의를 보면서 이런 말씀 하는 분도 있습니다. 전방에서는 남북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데, 개성공단에서는 합의가 이뤄지고 있고요. 또 평양에서는 유소년 축구대회가 열리는데 우리 대표팀이 가 있고요. 그래서 이렇게 긴장과 교류가 교차하는 현재 상황을 보면서 혹시 우리 정부가 마음속에서는 교류하고 싶은데 돌발 상황 때문에 좀처럼 뜻대로 되지 않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 남북관계가 외국이 아닌 특수한 관계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죠. KBS도 지금 취재하고 있는데, 유소년 축구단이 평양에 가서 오늘 묘향산을 구경하고 있다는 소식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쪽에서는 임금 협상이 타결되고요. 그렇지만 지뢰 도발이나 안보적 현안에 대해서는 우리 군이 강경 대응을 하고 있습니다.

북측도 강원도 지역에서 11년 만에 확성기 방송을 재개함으로써 남북이 확성기 경쟁 대립을 하는 아주 특수한 상황이죠. 우리 입장에서는 안보적인 측면에서는 철저히 대응하지만, 교류 협력을 지속해서 전개해 나간다는 원칙에 따라서 분리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 앵커 : 그렇다면 북한의 지금 입장은 어떻습니까? 강경 대응 이야기도 했는데 실제로 도발 가능성도 있는 건가요?

▶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 UFG 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이 이번 주에 지속하고 있습니다. 북측은 과거에 한미합동군사훈련 때에는 말로, 즉 수사적 차원에서 강경 대응을 하겠다고 하지만 실제 군사 훈련에 대해서 대응하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북측은 경계적인 측면에서만 말로만 비난하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 앵커 : 그런데 요즘 정치권을 보면 천안함 폭침에 따른 5.24 제재를 풀어야 한다, 말아야 한다, 이걸 놓고 상당히 공방이 오가고 있습니다. 5.24 제재를 해제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랄까요? 어떤 게 있다고 보십니까?

▶ 남성욱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 여야 대표가 첨예하게 의견 대립을 보였던 사안입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북한의 사과 유감 표명 없이는 5.24 제재의 해제 조치가 있을 수 없다고 말했고요. 최근 8.15를 맞이해서 경제통일론을 주장했던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조건 없는 해제를 주장함으로써 여야의 입장이 확연하게 다르게 나왔습니다. 사실 보수정당인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북한의 사과 유감 표명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일방적인 해결은 어렵다고 보겠죠.

이런 대립적인 태도가 언제까지 갈 것이냐, 제 개인적인 의견을 제시하자면 단계별 분리 대응이 필요하다. 사실 5.24 조치는 천안함 공격 이후에 인적, 물적 교류를 차단하는 정부의 행정 조치죠. 그래서 일단 예산이, 즉 돈이 들어가지 않는 물적 거래보다는 인적 거래를 우선 해결하는, 그러니까 사람은 먼저 왕래하고 북한의 진지한 태도와 사과 표명이 있을 때 물적 제한을 해제하는, 이른바 단계적 해제를 통해서 이 문제의 돌파구를 찾아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 앵커 :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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