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때 한국이 유독 길 막히는 이유는?

입력 2015.09.26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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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때마다 막히는 도로는 스트레스다. 도로 정체를 피해 보겠다며 이리저리 출발 시각을 바꿔봐도 막히는 도로를 피할 수는 없다. 수 시간 동안 도로에서 보내다 보면 '내가 왜 이 고생인가?'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도로는 왜 막히는 걸까. 단순히 차가 많아서 그런 걸까?

☞ [관련 기사] 추석 귀성 전쟁, 언제 가장 막히나?

우선 우리나라의 자동차 수는 매년 급증하고 있다. 지난 7월말 기준 우리나라에 등록된 자동차 수는 2062만대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10월 전 세계에서 15번째로 자동차 등록대수가 2000만대를 넘었다. 1945년 최초로 등록을 시작한 이후 70여년 동안 무려 2700배나 급증했다.

차가 많다고 무조건 도로 혼잡이 발생하는 건 아니다. 차가 많아도 기존에 설치된 도로가 많으면 상대적으로 혼잡이 덜하다. 반면 차도 많고, 도로도 별로 없으면 집 밖을 나설 때마다 막히는 도로에 짜증을 내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도로보급은 얼마나 잘 돼 있는 걸까. 이럴 때 쓰는 지표가 '국토계수당 도로보급률'이다. 이는 우리나라에 설치된 도로를, 국토면적과 인구수를 곱한 값으로 나눈 결과다. 한 마디로 우리나라의 땅 크기와 인구수를 고려한 도로보급률이라고 볼 수 있다.

도로보급률도로보급률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우리나라의 국토계수당 도로보급률은 1.49km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국가 중 30위를 기록했다. 미국의 40% 수준이며, 일본의 27%, 영국의 44%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도로보급이 다른 선진국에 비교했을 때 부족하다는 얘기다.

자동차 수는 매년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데, 도로보급은 부족하니 많은 인구가 이동하는 명절 때마다 도로 정체가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병목현상병목현상


특히 도로 정체는 수도권이 시발점이 되곤 한다. 수도권에 모여 사는 인구들이 명절을 맞아 지방으로 이동하며 일시에 교통량이 폭증해 수도권에서부터 도로 정체가 시작된다.

우리나라 수도권(서울시, 인천시, 경기도)의 크기는 전국 대비 12% 수준이지만, 자동차는 916만대로 44%가량이 모여 있다.

성홍모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원은 "과거 이촌향도(移村向都)의 영향으로 지방에 부모님을 둔 인구들이 많아 명절 때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교통 혼잡이 생겨나는 것"이라고 분석하며 "다만 앞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명절 교통 정체는 완화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그는 "10년쯤 지나 현재 수도권에 거주는 자식 세대들이 부모 세대로 바뀌는 세대 교체가 이뤄지면, 지금같은 귀성·귀경길 정체는 점점 없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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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절 때 한국이 유독 길 막히는 이유는?
    • 입력 2015-09-26 00:15:36
    경제
명절 때마다 막히는 도로는 스트레스다. 도로 정체를 피해 보겠다며 이리저리 출발 시각을 바꿔봐도 막히는 도로를 피할 수는 없다. 수 시간 동안 도로에서 보내다 보면 '내가 왜 이 고생인가?'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도로는 왜 막히는 걸까. 단순히 차가 많아서 그런 걸까? ☞ [관련 기사] 추석 귀성 전쟁, 언제 가장 막히나? 우선 우리나라의 자동차 수는 매년 급증하고 있다. 지난 7월말 기준 우리나라에 등록된 자동차 수는 2062만대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10월 전 세계에서 15번째로 자동차 등록대수가 2000만대를 넘었다. 1945년 최초로 등록을 시작한 이후 70여년 동안 무려 2700배나 급증했다. 차가 많다고 무조건 도로 혼잡이 발생하는 건 아니다. 차가 많아도 기존에 설치된 도로가 많으면 상대적으로 혼잡이 덜하다. 반면 차도 많고, 도로도 별로 없으면 집 밖을 나설 때마다 막히는 도로에 짜증을 내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도로보급은 얼마나 잘 돼 있는 걸까. 이럴 때 쓰는 지표가 '국토계수당 도로보급률'이다. 이는 우리나라에 설치된 도로를, 국토면적과 인구수를 곱한 값으로 나눈 결과다. 한 마디로 우리나라의 땅 크기와 인구수를 고려한 도로보급률이라고 볼 수 있다.
도로보급률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우리나라의 국토계수당 도로보급률은 1.49km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국가 중 30위를 기록했다. 미국의 40% 수준이며, 일본의 27%, 영국의 44%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도로보급이 다른 선진국에 비교했을 때 부족하다는 얘기다. 자동차 수는 매년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데, 도로보급은 부족하니 많은 인구가 이동하는 명절 때마다 도로 정체가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
병목현상
특히 도로 정체는 수도권이 시발점이 되곤 한다. 수도권에 모여 사는 인구들이 명절을 맞아 지방으로 이동하며 일시에 교통량이 폭증해 수도권에서부터 도로 정체가 시작된다. 우리나라 수도권(서울시, 인천시, 경기도)의 크기는 전국 대비 12% 수준이지만, 자동차는 916만대로 44%가량이 모여 있다. 성홍모 한국교통연구원 연구원은 "과거 이촌향도(移村向都)의 영향으로 지방에 부모님을 둔 인구들이 많아 명절 때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교통 혼잡이 생겨나는 것"이라고 분석하며 "다만 앞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명절 교통 정체는 완화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그는 "10년쯤 지나 현재 수도권에 거주는 자식 세대들이 부모 세대로 바뀌는 세대 교체가 이뤄지면, 지금같은 귀성·귀경길 정체는 점점 없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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