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하는 날 검찰 수사…해군 ‘스타’의 우울한 이임식

입력 2015.10.07 (10:51) 수정 2015.10.07 (22:0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북한의 끊임없는 도발 위협 속에 (합참의장으로 재직한) 지난 2년간 단 한 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침과대적(枕戈待敵, 창을 베고 적을 기다린다)의 심정으로 보냈습니다."

'대한민국 해군 중에 가장 성공한 인물'로 꼽히는 최윤희 합참의장은 7일 국방부 연병장에서 열린 전역식에서 비장한 어조로 말했다. 이번 전역식으로 최 의장은 1973년 해군사관학교 입교 이후 42년 8개월에 걸친 군 복무에 마침표를 찍었다.

최 의장은 우리 군 최초의 해군 출신 합참의장이다. 2013년 그의 합참의장 임명은 육군3사관학교 출신인 이순진 신임 의장 임명에 못지않은 파격이었다.

최 의장의 현역 복무 기간인 38년은 창군 이후 최장 기록을 세운 조영길 전 국방부 장관(40년)에 이어 두 번째다. 참모총장과 합참의장 임기 2년을 모두 채운 것도 1975∼1977년 제14대 합참의장을 지낸 노재현 예비역 육군 대장 이후 처음이다.

이렇게 화려했던 군 생활이었지만, 최 의장의 이날 이임식은 무거운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해상작전헬기 '와일드캣' 도입 비리와 관련해 검찰이 최 합참의장의 연루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헬기 와일드캣헬기 와일드캣

▲ 해상작전 헬기 와일드캣


7일 검찰 등에 따르면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최 의장 주변인물에 대한 계좌추적을 벌이며 수상한 자금 내역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최 의장은 와일드캣이 우리 해군의 차세대 해상작전헬기로 낙점된 2012년 당시 해군참모총장 신분이었다.

합수단은 최 의장이 와일드캣 도입을 최종 승인하는 과정에서 비리 혐의가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합수단은 최근 최 합참의장의 부인 김 모 씨의 계좌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계좌 추적에 나섰다. 합수단은 김 씨를 포함해 최 의장 주변 인물 10여 명의 계좌도 함께 살펴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합수단은 최 의장이 사업 과정에서 와일드캣 제작사 아구스타웨스트랜드(AW)의 '로비스트'로 지목된 백범 김구선생의 손자 김양(62) 전 국가보훈처장과 접촉한 사실이 있는지도 확인하고 있다.

김 전 처장은 와일드캣이 선정되도록 힘써주는 대가로 AW에서 고문료 명목으로 14억여원을 챙긴 혐의로 지난 7월 구속 기소됐다. 앞서 와일드캣이 해군의 작전요구성능을 모두 충족하는 것처럼 시험평가결과서를 조작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박모(57) 소장은 조사 과정에서 "최 의장의 지시가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수단 관계자는 "최 의장의 범죄 혐의에 대해 아직 확인된 게 없다. 구체적인 수사 내용은 얘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방산 비리에 대한 검찰 수사는 최근 법원의 무죄판결로 주춤한 상태다.

통영함 납품 비리’에 연루된 혐의로 구속 기소된 황기철(58·사진) 전 해군참모총장이 최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석방됐다.

검찰은 황 전 총장이 진급할 욕심으로 당시 총장이었던 정옥근(63) 전 해군참모총장의 사관학교 동기인 김모(63) 전 대령이 소개한 업체를 통영함 음파탐지기 등의 납품업체로 선정되도록 개입한 혐의로 기소했다.

하지만 검찰 기소에 대해 재판부는 "황 전 총장이 김씨로부터 통상의 장비 소개를 넘어 부정한 청탁을 받았음을 인정할 근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또 황 전 총장과 함께 음파탐지기 평가 결과를 위조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오모(57) 전 대령에게도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은 입장을 내고 “방위사업관리규정 등 제반 법령의 기본 취지와 절차를 지키지 않아 국방력에 중대한 손실을 초래한 방위사업 비리 주책임자들에게 면죄부를 준 결과”라며 7일 항소했다.

[연관 기사]

☞ [뉴스9] 최윤희 前 합참의장 비리 의혹 수사…軍 ‘뒤숭숭’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전역하는 날 검찰 수사…해군 ‘스타’의 우울한 이임식
    • 입력 2015-10-07 10:51:34
    • 수정2015-10-07 22:05:54
    정치
"북한의 끊임없는 도발 위협 속에 (합참의장으로 재직한) 지난 2년간 단 한 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침과대적(枕戈待敵, 창을 베고 적을 기다린다)의 심정으로 보냈습니다."

'대한민국 해군 중에 가장 성공한 인물'로 꼽히는 최윤희 합참의장은 7일 국방부 연병장에서 열린 전역식에서 비장한 어조로 말했다. 이번 전역식으로 최 의장은 1973년 해군사관학교 입교 이후 42년 8개월에 걸친 군 복무에 마침표를 찍었다.

최 의장은 우리 군 최초의 해군 출신 합참의장이다. 2013년 그의 합참의장 임명은 육군3사관학교 출신인 이순진 신임 의장 임명에 못지않은 파격이었다.

최 의장의 현역 복무 기간인 38년은 창군 이후 최장 기록을 세운 조영길 전 국방부 장관(40년)에 이어 두 번째다. 참모총장과 합참의장 임기 2년을 모두 채운 것도 1975∼1977년 제14대 합참의장을 지낸 노재현 예비역 육군 대장 이후 처음이다.

이렇게 화려했던 군 생활이었지만, 최 의장의 이날 이임식은 무거운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해상작전헬기 '와일드캣' 도입 비리와 관련해 검찰이 최 합참의장의 연루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헬기 와일드캣
▲ 해상작전 헬기 와일드캣


7일 검찰 등에 따르면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최 의장 주변인물에 대한 계좌추적을 벌이며 수상한 자금 내역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최 의장은 와일드캣이 우리 해군의 차세대 해상작전헬기로 낙점된 2012년 당시 해군참모총장 신분이었다.

합수단은 최 의장이 와일드캣 도입을 최종 승인하는 과정에서 비리 혐의가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합수단은 최근 최 합참의장의 부인 김 모 씨의 계좌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계좌 추적에 나섰다. 합수단은 김 씨를 포함해 최 의장 주변 인물 10여 명의 계좌도 함께 살펴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합수단은 최 의장이 사업 과정에서 와일드캣 제작사 아구스타웨스트랜드(AW)의 '로비스트'로 지목된 백범 김구선생의 손자 김양(62) 전 국가보훈처장과 접촉한 사실이 있는지도 확인하고 있다.

김 전 처장은 와일드캣이 선정되도록 힘써주는 대가로 AW에서 고문료 명목으로 14억여원을 챙긴 혐의로 지난 7월 구속 기소됐다. 앞서 와일드캣이 해군의 작전요구성능을 모두 충족하는 것처럼 시험평가결과서를 조작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박모(57) 소장은 조사 과정에서 "최 의장의 지시가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수단 관계자는 "최 의장의 범죄 혐의에 대해 아직 확인된 게 없다. 구체적인 수사 내용은 얘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방산 비리에 대한 검찰 수사는 최근 법원의 무죄판결로 주춤한 상태다.

통영함 납품 비리’에 연루된 혐의로 구속 기소된 황기철(58·사진) 전 해군참모총장이 최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석방됐다.

검찰은 황 전 총장이 진급할 욕심으로 당시 총장이었던 정옥근(63) 전 해군참모총장의 사관학교 동기인 김모(63) 전 대령이 소개한 업체를 통영함 음파탐지기 등의 납품업체로 선정되도록 개입한 혐의로 기소했다.

하지만 검찰 기소에 대해 재판부는 "황 전 총장이 김씨로부터 통상의 장비 소개를 넘어 부정한 청탁을 받았음을 인정할 근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또 황 전 총장과 함께 음파탐지기 평가 결과를 위조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오모(57) 전 대령에게도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은 입장을 내고 “방위사업관리규정 등 제반 법령의 기본 취지와 절차를 지키지 않아 국방력에 중대한 손실을 초래한 방위사업 비리 주책임자들에게 면죄부를 준 결과”라며 7일 항소했다.

[연관 기사]

☞ [뉴스9] 최윤희 前 합참의장 비리 의혹 수사…軍 ‘뒤숭숭’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