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교사가 5살 여아 사정없이 내동댕이…‘멍투성이’

<기자 멘트>

교사가 어린이에게 또 가혹행위를 했습니다.

이번엔 유아스포츠단입니다.

20대 체육교사가 5살 여자아이에게 한 행동, CCTV에 고스란히 찍혔는데요.

아이를 질질 끌고 가다 매트 위로 냅다 던지고 앉았다 일어서를 30번이나 시킵니다.

교육현장에서 일어난 일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행동들, 다른 교사들은 이 장면을 보고도 문제 삼지 않았습니다.

아이는 멍투성이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뉴스 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13일 낮, 서울의 한 유아스포츠단 교실입니다.

점심을 먹고 있는 아이들.

갑자기 교사 권모 씨가 벌떡 일어나 한 여자아이를 끌어 내려다, 아예 한쪽 팔로 들쳐 안고 교실 밖으로 나갑니다.

두 사람의 모습은 통로에서 다시 잡힙니다.

권 씨의 팔에서 떨어진 아이.

교사는 아이를 번쩍 들어 신발장 위에 쾅 내려 놓습니다.

다른 직원들은 멀뚱하니 쳐다보기만 합니다.

다시, 교사와 아이의 모습은 체육관에서 포착됩니다.

여전히 아이를 한쪽 팔로 들고 있는 교사.

매트 쪽으로 향하더니 아이를 사정없이 내동댕이칩니다.

그러더니 이번엔 체육 수업을 기다리고 있는 다른 아이들 앞에서 여자아이에게 앉았다 일어서를 반복해서 시킵니다.

<녹취> 피해 아동 아버지(음성변조) : “2백 번을 하라고 시켰더라고요. 2백 번 안하고 30번 했나 봐요. 2백 번 하라고 했는데 자기가 못하니까 선생님이 혼을 냈대요.”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이번엔 CCTV가 없는 체육관 비품창고로 아이를 데리고 들어갑니다.

<녹취> 피해 아동 아버지(음성변조) : “엄청난 시간의 공포인 거죠. 지금 1시 7분에 들어와서요. 37분에 나오더라고요.”

<녹취> 피해 아동 어머니(음성변조) : “체육 선생님이 바구니에 넣고 흔들었다고 하시더라고요. 제가 너무 흥분해서 바구니를 가지고 오라했죠. 제가 진짜 바구니라서 플라스틱 작은 바구니인 줄 알았어요. 부숴버리려고 갖고 오는데 너무 충격받은 거예요. 그 큰 걸 끌고 오시는 거예요 카트를.”

농구공을 담아 두는 철제 보관함 안에 아이를 넣고 흔들었다는 겁니다.

아이가 갇혀 있던 시간은 30분.

중간에 아이를 찾으러 온 담임 교사가 창고 안을 보고는 아무 일 없다는 듯 그냥 돌아섭니다.

<녹취> 피해 아동 아버지(음성변조) : “담당 선생이 중간에 여기 3층으로 애를 찾으러 올라왔겠죠.”

<녹취> 피해 아동 어머니(음성변조) : “아이들이 저기라고 손짓을 했대요. 담임선생님이 오셨다가 문 열고 그냥 가시더라고요.”

그 날 오후, 아이를 데리러 온 엄마는 아이가 평소와 다르다는 걸 단박에 알 수 있었습니다.

<녹취> 피해 아동 어머니(음성변조) : “수업이 끝나서 나왔는데 웃지도 않고 저한테 파묻히기만 하더라고요. 제 옷이 찢어질 정도로 집에 가자 계속 그러는 거야. 오늘 속상한 일이 있었니? 했더니 없었대요. 그럼 선생님께 섭섭한 거 있으면 말하라고 했더니 ‘엄마 나 등이 빨개’ 이러는 거예요.”

아이의 옷을 들춰본 순간, 엄마는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이었습니다.

몸 곳곳에 상처와 멍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던 겁니다.

<녹취> 피해 아동 어머니(음성변조) : “아이가 뒤로 누울 수도 없어 했어요. 만져보니까 울퉁불퉁하더라고요. 손을 댔는지 안 댔는지 사실 모르는 거죠. 그것까지 아니라고 믿고 싶은 거죠. 애를 얼마나 꽉 잡았으면 손자국 있죠. 어른 손자국. 여기 모두 긁혔어요.”

부모를 더욱 화나게 했던 건, 다른 교사들이 권 씨의 행동을 보고도 대수롭지 않아 했다는 점입니다.

<녹취> 피해 아동 아버지(음성변조) : “평소에도 이런 일이 있지 않고서는 이렇게 할 수가 없어요. 애를 갖다가 이렇게 물건 다루듯이 들고 하는데 뭐 전혀 제지도 없고 이야기도 없고 관심도 없고…….”

권 씨는 왜 고작 5살 난 여자아이에게 이같은 가혹 행위를 했던 걸까?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밥 안 먹고 투정부리니까 혼내주려고 그랬다. 이유는 단순해요. 그런 거예요.”

점심 시간, 밥을 잘 먹지 않는다는 이유로, 훈육 차원에서 그랬다는 겁니다.

아이는 현재 서울의 한 병원에 입원해 몸과 마음의 상처를 치료받고 있습니다.

<녹취> 피해 아동 어머니(음성변조) : “아침에 일어나서 하는 소리가 엄마, 그 선생님 와가지고 나 혼나면 어떡하지? 제가 억장이 무너지더라고요.”

학부모 신고를 받은 경찰은 교사 권 씨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녹취>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 “스포츠 가르치는 강사가 잘못했다, 너무 죄송하다 부모님과 아이한테 모두. 그렇게 이야기했어요. 혐의를 다 시인한 거죠.”

<녹취> 피해 아동 어머니(음성변조) : “저는 웬만한 건 훈육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사람이기 때문에 ‘16명 돌보시기 진짜 힘드실텐데 진짜 고생하세요.’ 항상 선생님께 그런 말을 하면서 그리고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있었는데 이렇게 믿음을 깨버린 것은 너무 상상할 수가 없어요.”

사건이 알려진 뒤, 취재진은 해당 유아스포츠단의 공식 입장을 듣기 위해 찾아갔습니다.

조사가 진행 중이라 아무 말도 할 수 없다는 답변만 들을 수 있었습니다.

<녹취> 유아스포츠단 관계자(음성변조) : “저희는 뭐 지금 말씀드릴 그게 없는데. (정직 처분은 되신 건가요?) 아뇨 저희가 아직 확실히 된 게 아니니까 얘기할 필요는 없죠. (혐의 시인은 하셨잖아요.) 그거는 저희가 지금 얘기할 게 아니니까 가셨으면 좋겠는데.”

아동 학대가 있었다는 소식을 들은 다른 학부모들의 반응은 엇갈렸습니다.

<녹취> 학부모(음성변조) : "(훈육으로 보시나요?) 네. 원래 몸으로 장난 쳐주고 하세요. 그런 시각으로 보니까 그런 거지, 그런 분 아니에요.”

<녹취> 학부모(음성변조) : “사건 자체는 당연히 너무나 잘못된 일이고 이건 있을 수가 없고...”

경찰은 아동보호전문기관과 함께 이 유아스포츠단에서 또 다른 학대 정황은 없었는지 추가 조사를 벌이기로 했습니다.

<녹취> 최윤용(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대리) : “아이가 나이도 어리고 진술을 많이 힘들어하기 때문에 추가로 아이가 편안한 환경에서 진술할 수 있도록 조사하고 있고 다른 아이들이나 선생님 이런 주변인들을 추가로 조사할 예정입니다.”

지난달부터 영유아보육법 시행 지침이 개정돼 중대한 아동 학대 행위가 한 번이라도 발생하면 해당 어린이집은 폐쇄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청소년 수련관에서 운영하는 유아스포츠단의 경우 어린이집 시설로 분류되지 않아 처벌 규정마저 모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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